사건 발생 보름간 쉬쉬하다 피해자들 기자회견 뒤 태도 바꿔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D고시원의 건물주이자 실제 고시원 운영자 조모씨(62)를 재난대피를 방해한 혐의(소방시설설치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위반)로 불구속 입건했다. 문제의 고시원은 지난달 20일 입주자 정상진(31)에 의해 6명이 살해되고 7명이 중상을 입은 참사가 발생한 곳이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사건 당시 4층 건물의 3, 4층 출입을 통제하고 2, 3층 사이 계단에 잠금장치가 달린 대문을 설치해 이용자들의 원활한 재난 대피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또 중국 여성동포 등이 고시원을 사실상 숙박시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혐의(공중위생관리법 위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나도록 사건 해결에 소극적이었던 경찰이 한국인 피해자 가족 대책모임이 기자회견을 가진 지 불과 이틀 만에 관련자 입건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는 점이 석연찮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 가족모임 대표 서성철(24)씨는 “어차피 우리들이 기자회견 때 모두 지적했던 사항을 경찰이 고스란히 옮겨 적은 것에 불과하다”며 “뒷북 처방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