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버티던 사외이사진 전원사퇴…다음은 인사태풍
KB금융, 버티던 사외이사진 전원사퇴…다음은 인사태풍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4-12-15 09:27
  • 승인 2014.12.15 09:27
  • 호수 1076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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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금융당국으로부터 미운 털이 박혔던 KB금융지주 사외이사진이 결국 전원사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을 지연할 만한 명분이 사라져 KB금융의 LIG손보 품기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사진)이 채널 인사를 지양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KB금융의 인사태풍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KB 사태로 피 본 금융당국의 오기 작용
지배구조 개선에 올인윤 회장 첫 인사도

7명의 KB금융 사외이사들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KB금융은 사외이사 전원이 일괄사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10일 밝혔다. KB금융 측은 다만 경영연속성을 감안해 내년 3월 정기주총에 퇴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KB 사태가 불거지면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은 옷을 벗게 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둘의 사퇴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사외이사진 등 추가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KB금융 신임 회장의 선임 과정에서도 정치권 윗선의 뜻이 담긴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은 낙선하고 말았다. 비록 하 전 행장이 곧 은행연합회장으로 둥지를 옮기긴 했지만 하늘 같은 낙하산을 거부한 KB금융에 대한 금융당국의 분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하늘 같은 낙하산,
거부 그 이후

이에 새로 취임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LIG손보 인수승인을 받지 못하고 골머리를 싸맨 상태였다. 증권가에서는 본격적인 내부 출신 회장의 탄생으로 그간 파탄났던 KB금융이 복구될 것이라는 기대도 슬슬 무너지던 차였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KB금융 사외이사진이 전원 일괄사퇴를 결정한 것은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중 4명의 임기는 내년 3월이 만료였다. 올해 임명된 3명의 임기는 20163월까지였지만 함께 사퇴하기로 했다.

들여다보면 과반수 이상은 사실상 즉각사퇴보다는 연임불가 정도로 끝난 셈이다. 조직의 정상화가 지연되는 가운데 자신들에게 쏠린 눈길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 주된 이유였다. 같은 이유로 이미 이경재 전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20일 사임한 상태였다.

이처럼 KB금융 이사회가 여론의 집중적인 포화를 맞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조직을 감시해야 할 이사회가 오히려 조직에 구속되다시피 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탓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그렇듯 KB금융 사외이사들도 착실한 거수기 노릇을 해왔다. 게다가 임 전 회장 시절에는 아예 회장의 측근처럼 행동하며 이 전 행장과 반목하기도 했다.

사실상 KB금융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장악하다시피 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 KB금융 사외이사는 특히 KB금융의 경우 주주들이 추천해서 된 이사들이 아니라 KB금융 내부 인사들이 추천한 이사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사 수 줄이고
임원진 교체 예상

이제 KB금융은 지배구조개선 작업에 한창 열을 올리는 중이다. 금융위가 금융회사 지배구조개선을 예고한 가운데 미리 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타행들은 KB 사태로 호되게 홍역을 치른 KB금융의 개선안이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개선안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전문적인 역할에 대해 명시했다. 또 현 이사회 구성에서 사외이사 수를 줄이고 상임이사를 늘리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외이사의 경우 외부압력이 들어간 추천을 줄이고 독립적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이 덧붙여졌다. 더불어 대부분 교수진인 현 이사회의 상황판단 능력이 미흡해 조직의 갈등을 중재하지 못한 것을 함께 지적해 향후 교수 출신 이사의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사회의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해 지주임원으로 구성된 지주경영위원회의 의결권을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이외에도 지주뿐 아니라 계열사를 포함한 핵심경영진으로 구성된 그룹경영협의회를 조직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KB금융의 조직 추스르기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KB금융이 이번에도 외풍에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게다가 금융권 인사시즌이 도래하면서 사외이사는 물론 내부 인사까지도 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현재 국민은행 부행장 6명 중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은 단 1명뿐이다. 하지만 윤 회장이 새로 부임한 후 첫 인사인 만큼 나머지 부행장들의 거취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임원진들 역시 임기가 곧 끝나는 인사의 수는 적지만 비슷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징계를 받았던 임원들은 가슴을 졸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윤 회장은 지주와 은행의 임원 겸임까지 검토하고 있어 KB금융의 인사태풍은 상당히 거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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