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베르테르 신드롬’
연예계 ‘베르테르 신드롬’
  • 이수영 기자
  • 입력 2008-10-15 09:52
  • 승인 2008.10.15 09:52
  • 호수 755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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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지후(위) 故장채연

안재환, 최진실로 이어진 스타들의 죽음으로 충격에 휩싸인 연예계에 끔찍한 ‘자살신드롬’이 번지고 있다.

모델 겸 배우로 활동했던 김지후(23)가 지난 7일 자신의 집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에 앞서 고 최진실이 숨진 지 하루만인 지난 3일에는 트랜스젠더 방송인 장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10월 들어서만 세 명의 연예인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당당히 밝힌 김지후는 홍석천에 이어 두 번째 ‘커밍아웃’ 연예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예약했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김지후는 지난 7일 오전 9시 반경 서울 잠실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방안에는 공책을 찢어서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엔 ‘나는 외톨이다. 힘들다. 하늘로 훨훨 날아가고 싶다’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지난해 송지효, 장광효 등 유명디자이너 패션쇼에 모델로 발탁돼 인지도를 높였던 그는 최근 한 케이블 채널 커밍아웃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혀 화제가 됐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김지효는 커밍아웃을 감행한 뒤 전속계약을 앞뒀던 소속사들과 줄줄이 계약이 무산됐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외로움을 많이 탔던 고인이 경제적인 어려움과 인터넷을 통한 인격적인 모독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숨진 장채원(25)은 2004년 SBS ‘진실게임’에 여장남자로 출연한 뒤 성전환수술을 받고 같은 프로그램에 다시 출연해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11시쯤 장씨가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장씨의 동료와 남자친구 한모(20)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장씨가 남자친구와 결별한 뒤 충격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는 트랜스젠더 동료에게 동거중인 한씨와의 이별 문제로 고민상담을 했으며 사건 발생일인 지난 3일 한씨는 고인과 싸운 뒤 짐을 챙겨 집을 나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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