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1992년 국내 개봉 당시 뜨거운 흥행을 기록하며 프랑스 영화의 붐을 불러일으켰던 <퐁네프의 연인들>이 다시 돌아온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순수하고 아름다운 줄리엣 비노쉬와 폭발적인 연기력의 드니 라방, 그리고 절대 잊혀지지 않을 세기의 러브스토리를 만들어낸 천재 감독 레오스 카락스의 만남은 1990년대 한국 젊은이들에게 열광적 지지를 받으며 이례적인 흥행을 거두며 화제를 불러모았다.
오는 12월 4일 HD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전 세계 최초 개봉하는 <퐁네프의 연인들>은 누벨 이마주 시대를 연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강렬하고 아름다운 미장센은 물론 낭만적인 파리를 더욱 선명한 화질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992년 국내 개봉 당시 삭제되었던 5분이 추가된 무삭제 오리지널 버전으로 개봉한다. 영화 초반부 길거리를 떠도는 예술가 ‘알렉스’가 보호소에서 지내는 장면들은 국내 개봉 당시 관객 배려 차원에서 삭제된 채 개봉된 바 있다.
관객들은 22년이 지난 후 HD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개봉되는 <퐁네프의 연인들>을 통해 퐁네프 위에서 생활하는 ‘알렉스’의 상황과 외로움의 감정을 보다 사실적으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영화 속에서 ‘퐁네프’에서 만나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게 된 ‘알렉스’와 ‘미셸’은 술에 잔뜩 취한 채 다리 위에서 춤을 춘다. 이때 파리의 밤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 장면은 한번 보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아름답고 강렬한 미장센으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프랑스혁명 200주년 기념으로 터지는 화려한 불꽃놀이와 온 도시를 가득 채운 음악 속에 함께 춤을 추는 연인. 이처럼 관객들의 기억 속에 깊이 새겨진 장면을 완성시키기 위해 <퐁네프의 연인들> 제작진은 약 2만여 개의 폭죽을 동원, 총 20억 원어치의 불꽃을 터뜨렸다
시력을 잃은 채 거리를 떠도는 화가 ‘미셸’은 퐁네프에서 만난 ‘한스’에게 눈이 완전히 안 보이기 전에 마지막으로 루브르 박물관의 램브란트 그림을 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마찬가지로 거리를 떠돌기 전 여러 곳에서 경비원 일을 했던 ‘한스’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 열쇠를 들고 늦은 밤 함께 박물관에 몰래 들어간다.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제작진은 루브르 박물관에 촬영 허가를 요청했으나 박물관 측의 허가를 받기란 쉽지 않았다.
시력을 잃어가는 미셸은 형광등 아래에서 그림을 볼 수 없어 조명으로 촛불을 사용해야 했고, 램브란트의 명화 앞에 촛불을 가까이 하는 것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
결국 박물관 관리인의 감시 아래 촛불과 그림 사이의 간격을 조율해가며 촬영을 진행하게 되었고, 미셸이 한스의 어깨에 올라 촛불로 램브란트 그림을 보는 명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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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