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최진실 자살, 충격의 12시간
밀착취재-최진실 자살, 충격의 12시간
  • 이수영 기자
  • 입력 2008-10-13 14:02
  • 승인 2008.10.13 14:02
  • 호수 754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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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환 자살 후 또… 연예계 ‘패닉상태’
사진설명: 글 하단

‘만인의 연인’으로 사랑받던 최진실이 지난 2일 아침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1989년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맛깔스런 한마디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최진실은 90년대 최고의 유행 아이콘으로 군림한 드라마계의 ‘국모’였다. 최진실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2일 아침부터 그의 빈소가 마련되기까지 경악과 슬픔으로 얼룩진 12시간을 밀착 취재했다.

최진실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최씨의 자택에는 1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씨의 사망 신고가 처음 접수된 것은 아침 7시 40분경이다.


“현장서 특별한 것 발견 못해”

날이 밝자 최씨의 전 남편 조성민을 비롯해 홍진경, 이영자 등이 속속 고인의 자택을 찾았다. ‘최진실 패밀리’의 핵심 멤버로 오전 11시 10분 경 고인의 집을 찾은 이영자는 검은색 수트로 얼굴을 감싼 채 충격으로 심하게 몸을 떠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었다.

고인의 유해를 옮기기 위해 대기 중이던 구급차에 짙은 색 ‘장막’이 쳐진 것은 오전 11시 26분. 수습된 시신의 형체조차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는 유족들의 요청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출동한 서초경찰서 소속 의경들과 구급차를 촬영하려는 취재진이 몸싸움을 벌이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고인의 시신이 병원으로 출발한 것은 오전 11시 반 경. 시신이 발견된 지 5시간여 만이었다. 최씨의 시신을 검안한 것으로 보이는 과학수사팀 역시 구급차가 빠져나간 뒤 고인의 자택을 나섰다.

과학수사팀 관계자는 “현장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고 짤막하게 말한 뒤 서둘러 현장을 떠났다.

한 경찰관은 “고인의 두 아이들이 출동한 경찰 동료를 붙잡고 ‘우리 엄마 좀 살려 달라’고 절규하더라는 말을 들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고인의 시신이 병원으로 옮겨진 뒤 초로의 남성이 최씨의 빌라로 들어서려다 경비원의 제지를 받는 일이 있었다. 굳게 닫힌 보안창 탓에 경비실에 조차 발을 딛지 못한 남성은 자신을 “진실이 외삼촌”이라고 밝혔다.

이미 시신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집에는 아무도 없다는 설명을 듣고 돌아서는 그를 기자들이 둘러쌌다.

이 남성은 최씨 어머니의 사촌오빠인 강모(61)씨였다. 강씨는 “전화연락조차 받지 못해 아침에 TV뉴스를 보고 상주에서 달려왔다”며 곧장 차에 올라 병원으로 향했다.

오후 1시,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원에도 취재차량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고인의 지인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것은 모델 이소라. 회색 정장에 선글라스를 낀 그는 한참을 운 듯 핼쓱한 모습이었다.

곧이어 고인의 친동생인 최진영씨가 비통한 눈물을 터트리며 빈소로 들어왔다.


동생 최진영 비통한 눈물

검은 모자에 안경을 낀 그는 매니저로 보이는 남성에게 의지해 간신히 몸을 추스를 만큼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잠시 뒤인 오후 1시 30분 경 고인의 어머니 정씨가 품에 영정사진으로 보이는 것을 안고 등장했다. “내 새끼 불쌍해서 어쩌나”를 반복하며 오열하는 정씨의 모습은 자식을 앞세운 어머니의 참혹한 심정을 대변하는 듯했다.

정씨가 입장한 뒤 경호원에 둘러싸인 개그우먼 정선희가 절절한 오열을 토해내며 분향소로 들어갔다. 최근 남편 안재환의 죽음과 관련된 각종 루머에 시달리던 그였지만 가장 힘들 때 곁을 지켜준 지인이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것이다.

한편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15호 분향소에는 취재진의 접근을 봉쇄하기 위해 사설 경호원까지 투입돼 철통같은 경비가 이뤄졌다.

최진실은 지난 2일 아침 자택 안방 샤워부스에서 압박붕대로 목을 매 숨진 상태로 어머니에 의해 발견됐다. 고인의 사인을 놓고 경찰이 자살로 잠정 결론을 지은 가운데 검찰이 시신을 부검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날 밤 늦게 부검이 실시됐다.



사진설명:
·자살로 생을 마감한 탤런트 故 최진실의 빈소가 마련된 일원동 삼성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지나 2일 오후 고인의 어머니와 동생 최진영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

·자살로 생을 마감한 챌런트 故 최진실의 빈소가 마련된 일원동 삼성의료원 장례식장에 지난 2일 오후 개그우먼 정선희가 오열하며 들어오고 있다. <연합>

·최진실의 시신을 실을 구급차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자택을 빠져나가고 있다. 구급차의 진로를 확보하려는 경찰과 취재진 간의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故 최진실의 유해를 옮길 구급차를 경찰들이 지은 색 '장막'으로 가리고 있다. '시신의 형체조차 외부에 공개할 수없다'는 유가족의 요청 때문이었다. <이수영 기자>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일원동 삼성일원동 장례식장. 전광판에 고인과 남동생 최진영씨의 이름이 스여 있다. <이수영 기자>

·전 남편 조성민 氏

·지난달 2일 오후 서초경찰서에서 양재호 형사과장이 취재진들앞에서 배우 최진실 자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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