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괴물 같은 기록에 계약도 대박…LPGA 적응이 관건
2015시즌부터 미국프로여자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는 김효주는 2014시즌 한국프로여자골프(KLPGA) 투어에서 괴물급 맹활약을 펼치며 ‘김효주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는 시즌 기록에 멈추지 않고 후원계약으로 이어지면서 김효주 시대의 문을 열었다.
김효주는 지난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롯데그룹과 대형 후원 재계약을 맺으면서 골프계의 맹주로 떠올랐다.
김효주가 올 시즌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자 계약기간 종료에 맞춰 소속사 롯데는 엄청난 선물을 안겼다. 부대비용을 포함한 연봉 13억 원을 5년 동안 주고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우승 시 상금의 70%, 5위 이내 30%)도 주기로 했다. 또 김효주가 LPGA 상금랭킹 1위, 세계랭킹 1위, 그랜드슬램 달성 시 10억 원의 추가 인센티브도 준비했다.
김효주의 이번 계약은 과거 박세리가 CJ그룹과 맺은 연봉 20억 원에는 못 미치지만 신지애가 2009년 미래에셋과 맺은 연봉 10억 원은 가뿐히 뛰어 넘었다. 더욱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프로야구의 고액 FA금액과 비교해 봐도 SK와이번스의 최정이 4년간 86억 원을 받지만 인센티브까지 계산할 경우 김효주 역시 이에 뒤지지 않는 몸값을 자랑한다.
2년차 징크스 무색
메이저 3승 싹쓸이
이 같은 대박행진에는 올 시즌 파란을 일으킨 실력에서 찾을 수 있다.
프로 데뷔 2년차인 김효주는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무색하게 ‘기아자동자 제28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한화금융 클래식 2014’, ‘제15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시즌 5승을 달성했다.
더욱이 김효주는 4개 메이저 대회 중 3개 대회를 휩쓸며 신지애(2008년), 서희경(2009년)에 이어 한 시즌 메이저 대회 3승을 거둔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이와 함께 그는 올 시즌 상금만 약 12억 원을 벌어들여 KLPGA 투어 사상 단일 시즌 최초 상금 10억 원을 돌파해 상금왕 자리에 올랐다. 또 대상포인트, 평균타수, 다승왕 등 4관왕을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김효주의 활약은 KLPGA 투어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초청 선수로 출전한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남녀 메이저대회를 통틀어 한 라운드 최소타(61타) 기록을 세우며 골프팬들을 놀라게 했다.
더욱이 명예의 전당 회원인 캐리 웹(호주)을 제치고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LPGA 투어에서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김효주는 에비앙 챔피언십을 통해 LPGA 투어 풀시드를 받으며 차세대 신데렐라로 급부상했다.
이에 2015시즌을 LPGA투어에서 시작하는 김효주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그는 이날 조인식에서 “4관왕으로 시즌을 마치면서 내년에 기분좋게 LPGA 투어로 갈수 있게 됐다”며 “시즌 초반에는 LPGA 투어에 적응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시즌이 끝날 때쯤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타이틀 제조기
최연소 메이저 도전
그는 또 LPGA 투어 사상 최연소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다음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로 등극했다. 리디아 고는 다양한 최연소 타이틀을 갖고 있다. 그는 5세에 골프클럽을 잡았고 6세에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서 골프와 학업을 병행했다.
8세 때 뉴질랜드 아마추어대회에 최연소로 출전했고 11세 때는 뉴질랜드 아마추어 메이저대회 최연소 우승을 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13세 때는 세계아마추어골프챔피언십에 최연소 선수로 출전했고 14세 때는 아마추어골프 세계랭킹 1위를 달성했다.
이뿐만 아니라 2012년 2월에는 14세의 나이에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뉴사우스웨일즈오픈에서 우승해 남녀 프로골프투어 통틀어 최연소 우승을 기록했다. 같은 해 8월 LPGA투어 캐나다오픈에서 우승해 미국 LPGA투어 역대 최연소 챔피언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에는 또 한 번 LPGA투어 캐나다오픈을 제패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LPGA투어 대회를 2연패를 달성한 첫 선수가 됐고 프로 전향 후 만 18세가 안 되는 선수가 LPGA투어 통산 5승을 올린 최초의 선수, 여기에 최연소 통산 상금 200만 달러 돌파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리디아 고의 다음 목표는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모건 프레셀(미국)이 2007년 18세 10개월의 나이로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이 역대 최연소 기록이다. 이에 리디아 고는 2015시즌 5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어느 대회를 우승해도 이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어 골프팬들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스윙의 정석 vs
일관된 스윙 맞불

김효주와 리디아 고는 지난 10월 ‘LPGA 하나 외환 챔피언십’ 공식 인터뷰에서 서로에 대한 장점을 말하며 친밀감을 나타냈다.
당시 김효주는 리디아고에 대해 “중학교 때 처음 봐서 같이 치면 정말 편안하다. 같이 시내에 나가서 노는 느낌”이라며 “볼 때마다 퍼팅을 굉장히, 엄청 잘한다. 경기할 땐 편안하지만 그린에선 제가 많이 배우는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리디아 고도 “매우 편하다, 굉장히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에비앙 챔피언십으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다”면서 “김효주도 퍼팅을 상당히 잘한다.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도 퍼팅 성공률이 좋았고 홀 가까이 볼을 잘 붙였다. 저 역시 김효주에게 많이 배운다. 그는 항상 절제력 있고 강한 정신력으로 침착하게 경기한다”고 본받을 점을 설명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이미 올 시즌 여러 차례 맞붙었다. 지난해 12월 ‘스윙잉 스커츠 2013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리디아 고가 우승을 했고 김효주는 4위를 차지했다.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김효주가 4위로 공동 32위에 머문 리디아 고를 앞섰고 바로 다음 대회인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에서는 리디아 고가 프로 첫 LPGA 우승을 차지한 반면 김효주는 공동 7위에 머물렀다.
한동안 만나지 못했다가 지난 9월 김효주와 리디아 고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재회 했다. 이 대회에서 김효주는 우승을, 리디아 고는 공동 8위에 올랐다. 이후 ‘하나 외환 챔피언 십’에서도 김효주는 단독 7위를, 리디아고는 29위에 오르며 엎치락뒤치락하는 선의의 경쟁구도를 그렸다.
두 사람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 리디아 고가 2015년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고려대 심리학과에 합격하면서 선후배 사이로 연을 맺게 됐다.
특별한 인연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맞대결은 흥미진진하다. 스윙의 정석으로 불리는 김효주와 일관된 스윙을 선보이는 리디아 고는 2015시즌 경쟁을 통한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의 10대답지 않은 강한 멘탈은 승부사 기질을 여지없이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올 시즌 스스로 무너짐 없이 단 한 차례도 컷 탈락을 하지 않는 기염을 토해내 골프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지난달 24일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끝으로 2014 시즌을 마감한 LPGA 투어는 2015년 1월 28일부터 2015시즌에 돌입한다. 첫 대회는 신설 대회인 ‘코츠 챔피언십’이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