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 총장 아들 허위 졸업증명서 발급 논란
수원대 총장 아들 허위 졸업증명서 발급 논란
  • 이지혜 기자
  • 입력 2014-12-08 11:25
  • 승인 2014.12.08 11:25
  • 호수 1075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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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사문서 위조” vs “아직 밝혀진 것 없다”

 

 [일요서울|이지혜 기자] 지난 7월 수원대 교수협의회와 시민단체가 수원대 이인수 총장을 사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이 총장에 대해 “온갖 불법과 비리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총장이 자신의 장남에게 허위로 수원대 졸업증명서를 발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수원대가 교육비 환원율이 전국 최하위권이며 적립금이 무려 4300억 원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혹에 대해 수원대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수원대 교수협의회(이하 교협)는 이인수 총장의 비리의혹을 폭로했다. 횡령과 배임, 사문서 위조 등과 관련된 의혹이었다. 이로 인해 교협은 지난 1월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불구속 입건되는 등 학교 측과 마찰을 빚어왔다.(본보 1027호 보도) 그리고 교협은 지난 7월 참여연대,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와 함께 이 총장을 횡령·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고등학교 졸업 못한 子
미국 대학 입학 위해?

교협이 제기한 의혹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총장의 장남에게 수원대 졸업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했다는 주장이다. 교협이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이 총장의 아들 A(36)씨는 고등학교 졸업 기록이 없는 상태에서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에 재학했으며 아직 졸업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교협은 A씨가 당시 수원대 국제협력처장이었던 이모 교수의 도움으로 모 대학 토목공학과에 입학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퇴교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2002년 1월 위조된 수원대 졸업장으로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에 입학 허가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국제협력처장이었던 최모 교수가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A씨의 졸업증명서를 위조한 것은 당시 교무과에 근무했던 장모 차장이 이 총장에 대한 영향력을 자랑하기 위해 본인이 주도했음을 다수의 직원들에게 밝혔다”며 “따라서 이 의혹에 대한 증인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소문이 파다했었는데 이번 교육부 종합감사(2014.2월)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에 교육부도 곧 고발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명백한 사문서 위조일 뿐만 아니라 범법행위로 사회적으로 용납 받을 수 없는 비리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교협은 고소장에서 수원대가 등록금을 학생 교육에 사용하지 않아 학생들이 열악한 학습 환경에 시달린다고 주장했다.

등록금 쓰지 않아
학생들 열악한 학습 환경

앞서 지난 6월 모 방송에서는 수원대가 적립금을 4300억 원 가지고 있으면서도 교육비 환원율(등록금 대비 교육투자 비율)이 78.3%밖에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학생들 실험기구 및 교육 자재 투자를 소홀히 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비슷한 시기 모 언론매체에서는 ‘대학 운영을 위해 사용돼야 할 교비회계가 총장 일가에 좌지우지되면서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수원대 적립금은 약 4300억 원으로 학교알리미 자료에 따르면 예산 대비 적립액이 전국 1위, 총액 기준 4위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교협은 고발장에 해당 보도를 증거로 첨부하고 이 총장이 적립금을 예치한 은행에서 개인의 골프장 사업용으로 500여억 원을 편법 대출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이 총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등록금의 30~40%를 교육비로 사용하지 않고 적립금으로 쌓아놓고 적립금을 이용해 저리로 거액을 차입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 중인 사안
학교 측 “전면 부인”

이러한 교협의 주장에 대해 학교 측은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대답했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4일 [일요서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A씨에 대한 허위 졸업증명서 발급했다는 주장은)사실 무근이지만 현재 교육부가 수사를 의뢰해서 검찰에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안이 교육부 감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졌다는 교협의 주장에 대해서는 “교협이 교육부에 의혹을 제기했고, 교육부는 결정을 내릴 만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며 “사실이라고 판단 난 것이 아니다. 학교 측은 이 사안에 대해 전면 부인한다”고 대답했다.

또 ‘적립금 4500억, 교육비 환원률 전국 최하위권’이라는 교협에 주장에 대해서도 학교 측은 “지금 적립금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건축 시공 중인 건물들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면서 “건축 허가가 2~3년 늦어져서 적립금이 쌓여있던 것일 뿐 (등록금을) 쌓아놓고 아무것도 안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이어 “적립금 액수가 많은 학교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우리 학교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1일 수원대 학교법인 고운학원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재판부는 “교협 측이 문제제기한 사안(학교가 학생들로부터 받은 등록금을 쓰지 않고 과다한 적립금으로 쌓아놓고 있어 학생들이 열악한 학습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 등)은 모두 진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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