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고위층 성추행’왜 많이 일어나나
2014년 ‘고위층 성추행’왜 많이 일어나나
  • 이지혜 기자
  • 입력 2014-12-08 10:16
  • 승인 2014.12.08 10:16
  • 호수 1075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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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이지혜 기자] 올해 사회면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들을 보면 단연 고위층들의 나쁜손이 떠오를 것이다. 고위층 사람들의 성추행이 그 전에 없던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유독 심했다. 대학 교수부터 전·현직 검찰총장, 전 국회의장 등 교육, 법조, 정치, 군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많은 고위층들이 여성을 상대로 성추행을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지난 3일에는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서울대 수리과학부 A교수가 구속됐다. A교수는 지난 7월28일 오후 서울 한강공원의 벤치에서 다른 대학 출신의 인턴 여학생에게 자신의 무릎에 앉으라고 시킨 뒤 신체 일부를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대 개교 이래 처음으로 현직 교수가 성추행으로 구속된 부끄러운 사건이었다.

서울대는 지난 2월에도 교수가 학생을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준 바 있다. 당시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가 제자들에게 상습적으로 “가슴 열고 찍어줘” “엉덩이에 뽀뽀하고 싶어” 등의 성추행 문자를 보낸 것이 공개된 것이다. 국내 최고의 수재들이 모였다는 서울대에서 1년에 2차례나 교수의 성추행이 들통나자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지난 11월25일에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 전 의장은 지난 9월 골프를 치던 중 캐디의 신체 일부를 수차례 만진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 당시 박 전 의장은 “캐디가 딸 같아서 손가락으로 가슴을 한 번 툭 찔렀을 뿐이다”라고 해명해 논란을 일으켰다.

10월에는 군에서 사단장이 여부사관을 강제로 껴안고 볼에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으며, 11월에는 골프장에서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전 검찰총장이 피소를 당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올 한 해 사회 고위층이 만든 性스캔들은 수없이 많다. 이들은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성추행을 저질렀다. 이른바 ‘권력형 성범죄’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 관계자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악용해 욕망을 채우는 소위 고위층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처벌받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지위를 막론하고 성범죄를 가한 사람에게는 그에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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