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홍준표 경남도지사
[인물탐구] 홍준표 경남도지사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4-12-08 09:57
  • 승인 2014.12.08 09:57
  • 호수 1075
  • 6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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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리그로 강등되면 구단 운영하기 어렵다”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지자체장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갈등을 빚고 있다. 두 번째 축구 시즌에 돌입한 모양새다. 프로축구연맹과 갈등을 빚는 지자체장은 이재명 성남시장과 홍준표 경남도지사다. 이 시장과 홍지사는 각각 성남FC와 경남FC의 구단주를 맡고 있다. 둘 다 SNS를 통해 포문을 열었다. 특히 이 시장의 경우는 오심 의혹을 거론해 연맹의 징계까지 받게 됐다. 홍 지사는 다행히 징계는 비껴갔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에 대한 불만은 이 시장 못지않다.

홍 지사, 강도 높은 개혁 통해 많은 변화 이뤄내
“하소연 징계하겠다고 나선 연맹 어처구니 없다”

홍준표 도지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남 FC의 2부 리그 강등 시 팀 운영이 어렵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홍 지사는 "지난 2년간 경남 구단주를 하면서 주말마다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시민구단의 한계를 절감했고, 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경남 FC가 만약 2부 리그로 강등되면 메인 스폰서도 없어져 더는 구단을 운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남FC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자력 잔류에 실패했다.

승강제·상벌위 등
작심한 듯 쓴 소리

홍 지사는 각종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직설을 잘하는 스타일이다. 축구문제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는 국내 프로축구 현실에 대해서도 작심한 듯 쓴소리를 내뱉었다.
홍 지사는 "아직 2부 리그가 불안정한 K리그가 승강 제도를 도입한 이유도 알 수 없고, 군인 팀인 상주 상무가 프로리그에 들어오는 것도 의아하게 생각한다"며 "야구보다 경기 일수가 턱없이 적은 데다 관중도 빈약한 축구가 어떻게 인기가 있겠느냐"고 했다.

홍 지사는 최근 불거진 프로축구연맹의 이재명 성남시장 상벌위원회 회부와 관련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이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남이 올해 유독 오심의 피해를 자주 봤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며 8월 17일 부산전(2-4 패), 9월 20일 제주전(1-1), 10월 26일 울산전(3-4 패) 등을 피해 사례로 거론한 바 있다. 프로연맹 이사회는 이에 1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이 시장의 발언이 프로연맹 경기·심판 규정 제3장 제36조 5항을 위배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상벌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

홍 지사는 “성남 FC 구단주의 하소연을 징계하겠다고 나선 연맹의 처사는 어처구니없다"며“이미 국민은 수준 높은 해외 리그를 보고 있는데 (국내 축구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연맹 간부들이 시민구단의 구단주를 징계하겠다고 나서는 행태는 본말이 전도된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홍 지사는 연맹에 대해 “홈팀 이점이라는 것은 응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심판 판정에 있음을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 이를 개선할 조치는 취하지 않고 야구에서 시행하는 비디오 판정을 축구에 도입해야 함에도 그것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이밖에 홍 지사는 “일주일 사이에 3게임을 하면서 전승을 거둔 성남FC의 정신력과 투지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대들이 진정한 프로다”며 응원의 메세지를 보냈다.
그는 끝으로 “넥센타이어가 프로야구 히어로즈에 약 40억 원을 내고 상당한 홍보 효과를 얻는 반면, 연간 130억 원의 예산을 쓴 경남 FC는 넥센의 10분의 1 효과도 거두지 못한다. 이러고도 프로축구단이라 할 수 있느냐"며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프로축구 현실을 꼬집었다.

애정 쏟았는데
여전히 하위권

홍 지사는 2012년 12월 제35대 경상남도 도지사로 취임한 직후 경남FC에 막대한 애정을 쏟았다. 당시 그는 “현재 동네 축구 수준인 경남을 축구 전문가로 구성해 프런트를 맡기겠다”고 말하며 강도 높은 개혁을 선언해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경남 FC 사장으로 남북체육교류 사업에 능력을 인정받은 안종복 대표이사를 선임했고, 마케팅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스포츠 기자 출신 박재영 씨를 단장직에 앉혔다.
덕분에 마케팅 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2013년 관중 최다 증가로 ‘플러스 스타디움 상’과 ‘팬 프렌들리 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2년 동안 경남은 감독이 3번이나 바뀌고 하위권에서 맴도는 순위는 변함이 없었다.

2부리그 가면
운영비 조달 어렵다

경남FC가 2부리그로 강등되면 최악의 경우 구단 해체가 진행될 수도 있다. 지난 2일 경남도의회 특별위원실에서 열린 경남도의회 2015 예결산특별위원회에서 최진덕(진주)의원의 경남도민프로축구단의 2부리그 강등과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위원회에 찹석한 윤한홍 부지사는 “2부리그 강등에 관해 도지사와 의견을 나눴다”며 메인스폰서가 없다는 점이 구단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로 들었다. 최 의원이 ‘구단해체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자 윤 부지사는 “해체까지는 모르겠지만 운영 비용 조달이 어렵다”며 “2부리그로 내려가면 기업들이 협찬이나 스폰서 비용을 주겠느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윤 부지사는 “프로축구단 해체까지는 검토 해보지 않았고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며 “아직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freeore@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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