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격동기 담은 영화로 돌아온 그녀

[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김윤진이 영화 ‘국제시장’으로 컴백한다. 김윤진의 스크린 복귀는 영화 ‘이웃사람(2012)’ 이후 2년 만이다. 한국전쟁부터 현재에 이르는 60여 년의 시간을 담은 ‘국제시장’에서 그는 파독간호사 영자를 연기했다. 영자는 파독간호사로 일하다 광부로 파견 온 덕수(황정민 분)를 만나 운명적 사랑을 나누는 역할이다.
‘국제시장’은 한국 격동기를 겪은 한 남자의 일생을 통해 가족애와 부성애를 녹여낸 하반기 기대작이다. 그는 이 영화에 대해 “지금까지 나왔던 작품들과는 차원이 다른 가족영화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완벽한 시나리오를 읽고 출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최근 김윤진은 ‘국제시장’이 1200만 관객을 동원할 경우 아동복지재단인 초록우산에 1200만 원을 기부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2012년부터 재단과 인연을 이어온 김윤진은 지난 10월 공식 홍보대사로도 위촉됐다.

김윤진은 왜 2% 부족한 흥행력을 가졌나
김윤진은 지난 1996년 드라마 ‘화려한 휴가’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하지만 그를 대중에 각인시킨 것은 영화 ‘쉬리(1999)’에 출연하면서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초인 ‘쉬리’를 통해 그는 제22회 황금촬영상 신인연기상, 제36회 대종상 신인여우상, 제19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자신인상을 수상했다. 충무로에 얼굴을 알린 그는 애절하면서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2002년 영화 ‘밀애’로 제23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제5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올해의 연기상을 받았다.
연기력과 영어라는 언어능력까지 갖춘 그는 곧 미국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2003년 미국의 에이전시와 계약한 김윤진은 미국드라마 ‘로스트’에서 선화 역을 맡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무인도에 불시착한 항공기의 생존자 중 한명으로 출연한 그는 시즌1회부터 시즌6회가 끝날 때까지 6년간 주연급으로 출연하며 미국 활동의 입지를 다졌다. 드라마 방송일과 오바마 미 대통령의 연설 날짜가 겹치자 대통령이 연설 일정을 바꿀 만큼 ‘로스트’는 인기를 끌었다.
미국 활동 중에도 김윤진은 영화 ‘6월의 일기(2005)’, ‘세븐데이즈(2007)’, ‘하모니(2010)’, ‘심장이 뛴다(2011)’, ‘이웃사람(2012)’ 등에 출연하면서 국내활동을 이어갔다. 한국형 스릴러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세븐데이즈’로 그는 제45회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며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준 김윤진이지만, 유독 흥행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배우 데뷔 10여 년이 넘도록 그는 ‘쉬리의 여전사’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했다. ‘세븐데이즈’의 경우 200만을, ‘심장이 뛴다’는 106만의 관객을 동원했다. 일각에서는 한미 양국을 오가며 활동한 김윤진이 블록버스터 영화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김윤진도 비슷한 생각을 가져서인지 ‘국제시장’의 흥행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돌파할 시 기부를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180억 원이라는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신파’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아직 개봉 전이지만 이 작품은 산업화를 미화한 영화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과연 김윤진이 ‘국제시장’을 자신의 대표작으로 교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hocho621@ilyoseoul.co.kr
사진=뉴시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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