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을 연애하듯 사는 노부부 이야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76년을 연애하듯 사는 노부부 이야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4-12-04 09:42
  • 승인 2014.12.04 09:42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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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독립영화 사상 최단 기간 10만 돌파 기록을 갱신했다.

3일 배급사 대명문화공장에 따르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3일 오후 중 1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7일 만인 3일까지 누적관객수 10만 27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27일 개봉 이후 단 7일 만의 기록으로, 독립 영화사상 최단 기간 10만 돌파 신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역대 독립 다큐멘터리 최고 흥행작인 '워낭소리'는 10만 돌파까지 13일, 올해 화제를 모은 '한공주'는 9일이 걸렸다. 또한 44만 관객을 기록한 '울지마,톤즈' (2010)보다 빠르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76년을 연애하듯 사는 백발의 노부부의 일상을 담은 영화다. 76년을 함께 살았지만 웬만한 20대 신혼부부 버금가는 달콤한 인생을 사는 부부.

마당에 굴러다니는 가시오가피 낙엽들을 쓸다 말고, 낙엽더미로 서로 장난을 치는 것은 물론 샛노란 국화꽃을 서로의 머리 위에 꽂아준다. 남편은 소년처럼 장난기가 많아 수시로 부인에게 장난을 걸고 부인은 짐짓 삐치고 화난 척을 하지만, 어느 사이 돌발적으로 귀여운 복수를 감행하기도 한다.

게다가 한밤중 화장실 가는 것이 무섭다며 같이 가달라는 부인을 위해 남편은 동행은 물론, 화장실 앞에 지켜 서서 ‘정선아라리’를 목청껏 불러주는 로맨틱함을 발휘한다.

이들 노부부의 귀엽기 그지 없는 애정행각(?)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부부는 앉아 있든, 서 있든, 걸어가든 늘 손을 잡고 있다. 잡고 있는 손은 로맨틱하고 자세히 살펴보면 뜨겁게 맞잡은 손이 움직거린다. 심지어 이들 두 사람은 100세가 다 되어가는 나이에도 서로 존댓말을 쓰기도 한다.

아직도 서로의 살이 닿아야 잠이 오고, 잠결에 뺨이며 귀를 만져야 잠이 드는 게 오랜 습관이란다. 한 마디로 닭살이 따로 없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문득 이들 백발의 노부부를 평생 해로하게 만든 그 사랑의 동력이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freore@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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