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결혼을 앞둔 한 예비신부가 웨딩검사를 받기 위해 내원했다. 혈액검사와 자궁암검사 후 초음파 검사에서 1cm, 3.7cm의 자궁근종 2개가 발견됐다.
문진에서 “평소 생리주기도 정상이었고 첫날 생리통이 심한 것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오지 않았다”며 “자궁근종이라는 질환도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1cm 크기의 자궁근종은 6개월~1년 기간으로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추적관찰이 필요하며 3cm가 넘는 자궁근종은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한다. 자궁근종을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커질 수 있다. 이때 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고 유산의 위험이 따르게 된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결혼과 동시에 임신을 계획하는 부부가 늘었다. 웨딩검진은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통해 건강한 2세를 계획하기 위한 것으로 예비신부들은 산부인과에서 혈액, 초음파, 빈혈, 성병, 암 검사 등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검진은 결과까지 5~10일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며 초음파 검사의 경우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의 종양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여성들이 생리양의 증가, 생리통, 빈혈 등의 갑작스러운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찾는다. 자궁에 생기는 양성종양은 증상 없이 크기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자궁근종은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결혼 전 2~6개월 전부터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부부들은 반드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자궁근종은 자궁 내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대부분 발육 속도가 완만해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고 주위 조직과의 경계가 명확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다른 조직이나 장기로 전이 되지 않으며 생명을 위협할 일도 거의 없다. 하지만 자궁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임신에 영향을 미치면서 가임기 여성들의 적극적인 검진과 치료가 중요해졌다. 자궁근종의 증상은 통계적으로 20~50%에서 월경과다, 골반통, 초기유산 등의 증상이 발현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 외에는 특별한 증상 없이 자궁암 검진 때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자궁근종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임신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자궁근종이 있어도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자궁근종으로 인해 자궁의 형태가 변하거나 난관의 구조가 변하는 경우 착상률이 떨어지고 임신에 성공했더라도 유산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자궁근종은 흔히 자궁근층 내 깊숙이 생기며 자궁을 덮고 있는 복막 바로 아래 또는 자궁내막 하층에도 생길 수 있다. 여러 개가 다발성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크기는 1cm미만부터 거대종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대부분의 자궁근종은 크기가 작을 경우에는 임신과 착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자궁근종이 3cm이상 커질 경우에는 자연유산, 조기진통, 자궁기능 부전, 태아의 위치이상, 태반 잔류 및 산후출혈 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평소 생리통, 생리 과다 등의 특별한 증상이 없고 초음파 검사상 1cm미만의 크기가 작은 근종이 발견됐다면 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상태를 파악하면 된다. 하지만 3cm이상이거나 다발성으로 생겼을 경우 또는 급작스럽게 성장하거나 통증 등의 증상이 동반됐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치료법은 연령, 산과력, 가족환경, 증상의 정도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자궁근종이 크거나 증상이 심한 환자들도 절개 없이 치료가 가능하고 후유증도 남지 않기 때문에 자궁 손상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자궁근종의 치료법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가임기 여성의 상황을 고려해 자궁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근종만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의 최신 치료법인 하이푸 시술(HIFU)은 기존 수술적인 치료와 달리 절개나 출혈 없이 종양 조직만을 제거하는 시술법이다. 부작용이 적고 시술 직후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해 결혼을 앞두었거나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이 시술 받을 수 있다.
절개로 인한 흉터가 없고 자궁 손상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최신 수술법으로 지난 해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자궁근종, 자궁 선근증의 비침습적 시술로 안전하고 유효한 시술이라는 검증을 거쳤다.
자궁근종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으므로 폐경이 되면 근종의 크기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임신 중에는 근종이 커질 수도 있으며, 치료의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결혼을 준비함에 있어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고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여성의 건강이다. 결혼 후 건강한 아이의 임신과 출산을 위해 자궁 검진을 미리미리 체크하고 준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결혼 준비라 할 수 있겠다.
<청담산부인과·외과 김민우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김민우 원장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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