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오랜 역사와 탁월한 효능, 품질로 대한민국 건강의 한 축을 도맡아 왔던 국내 한방관련사업이 최근 값싼 중국산 약재 등에 밀려 크게 위축돼 있다. 더욱이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도 판로 개척과 홍보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으며 경쟁력 확보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에 한방관련사업 기업 및 기관들이 협동조합을 세우면서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 이들은 공동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위기 속에서도 도약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동보감은 지난 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4 대한민국 판로지원 종합대전’에 참가해 다양한 공동브랜드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주관해 우수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행사장에는 백화점, 할인점 등의 대형유통업체 MD 50여명과 중소기업 200여개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주원료인 복령은 산속에서 자생하는 것을 채취해 이용한 한약재로 소나무를 벌목한지 3~4년이 지난 소나무 뿌리에 혹처럼 자란 균핵(균사덩어리)을 말한다. 이는 피부 진정효과, 항 염증효과, 항암작용 뿐만 아니라 해독, 자양강장, 비만 조절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조합은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의 도움을 받아 세계 최초로 인공재배에 성공해 대량생산의 길을 열기도 했다.
복령 대량생산에 이어
제품력으로 승부
이와 함께 산양삼을 비롯해 흑마늘 진액 등을 전시해 관람객과 바이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동섭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우수한 중소기업 업체들이 다양한 판로채널을 확보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과 바이어에게 중소기업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자리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합은 동보감을 알리고 대표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매장 개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복령관련 제품이외에도 다양한 티백, 병·음료, 파우치, 분말제품에 이르기까지 여러 제품 출시를 앞당기고 있다.
이미 조합은 지난 7월 대구 동구 신암동에 첫 매장을 열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도 매장 문을 열어 한방사업의 선진화와 공동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조합 관계자는 “한방관련 사업체를 지속적으로 모집하고 이들의 역량을 토대로 중국 한방에 밀린 한국 한방의 권위를 되찾아 한방을 한국의 대표 산업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합의 노력은 단순 매장개설과 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 청정 임산물들을 선진화하는 역할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임업진흥원과 조합은 지난 9월 청정 임산물의 산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천연 한방약재로 활용되는 임산물의 생산방식, 판매방식 등을 개발해 2차·3차 산업의 비율을 높이는 산업화 촉진의 발판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서 이 이사장은 “한국의 대표 자산인 청정 임산물의 산업화는 국내 청정 임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는 한국 임업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임업진흥원을 비롯한 관련기관, 사업체와 적극 협력해 발전적인 업무 추진에 힘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협동조합 공동브랜드 ‘동보감’은 한방산업의 상징인 ‘동의보감’을 모태로 ‘동방의 고귀한 약재’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방브랜드가 되겠다는 염원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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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