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믿던 구석 있더니 역시나…” 반발 확산
[일요서울|김나영 기자]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은행연합회 이사회에 속한 일부 시중 은행장들조차 이 같은 내정에 대해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20일 전국금융노조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의 차기 회장으로 하 전 행장이 내정돼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이사회 의결 등 일련의 절차 없이 외부 압력으로 결정된 사항으로 전해졌다.
금융노조 측은 “금융당국이 KB금융지주 회장 선출에서 낙마한 하영구씨에게 사실상 보은성 인사를 하려고 한다”면서 “이는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한 인선으로 차기 회장 임기 시작 전부터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은행연합회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시중 은행장들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회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가 열리기도 전에 특정 인사를 두고 내정설이 떠도는 데 대한 부담감도 커졌다. 은행연합회 노조 역시 정부의 꼭두각시를 내려 보내려는 관치금융의 결정판임을 지적하고 나섰다.
또한 금융권에서도 이 같은 보은인사에 대한 지적이 쇄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 전 행장과 박근혜 정부의 끈끈한 인연으로 볼 때 하 행장이 한 자리 차지할 줄은 짐작했지만 그것이 은행연합회장이 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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