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기술력으로 음식쓰레기 자원화에 앞장설 것”
“최고의 기술력으로 음식쓰레기 자원화에 앞장설 것”
  • 조아라 기자
  • 입력 2014-11-17 14:58
  • 승인 2014.11.17 14:58
  • 호수 1072
  • 6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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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주)가이아 최신묵 회장

음식쓰레기 분리수거 실행으로 음식물 관련 다각적 연구
英·佛·日에 전량 수출, 국내서도 실용화 방안 모색

[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전 세계가 런던협약, 리우선언 등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 친환경이 새로운 신 사업동력으로 각광받는 시대적 조류에 앞서 음식쓰레기 재활용 실용화의 길을 걸어온 회사가 있다. 영국의 생태학자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가설’에서 영감을 얻어 설립된 (주) 가이아가 바로 그곳이다. 대전 광역시에 위치한 (주)가이아는 꾸준한 기술 개발로 현재 보유 중인 특허 등록 및 출원도 50여 건이 넘었다. [일요서울]은 (주)가이아 대표 최신묵 회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주) 가이아는 어떤 회사인가
- 가이아는 음식물 폐기물 건조기 생산과 폐 플라스틱을 이용한 RPF 전기발전 기술 등을 다루는 환경산업체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한필순 박사가 1992년 설립했다. 원자력 연구소는 방사능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임기 2년을 못 채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한 박사는 8년간 소장을 역임하면서 원자력 연구에 매달렸다. 그는 북한에서 혈혈단신으로 내려와 물리학 연구에 삶을 바쳤다.
그런 한 박사가 은퇴 이후 사회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때 영국 생태학자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가설’을 담은 책에 심취했다. 가이아 가설은 지구 그 자체로 생로병사를 겪을 수 있다는 이론이다. 가설에서 이론으로 발전했다. 주로 환경에 관한 이야기다. 거기에 감명을 받은 한 박사가 세운 회사가 가이아다.

▲최신묵 회장은 그동안 환경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가이아와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됐나.
- 시골에서 태어나 대학 때 서울에 올라왔고 졸업 후 대우에 입사해 많은 것을 배웠다. 능력도 인정도 받아 대우인상(償)도 받고 이사로도 승진했다. 해외도 많이 돌아다녀 거의 100개국을 다녔다. 독일에서만 8년을 살았다. 대우를 나온 뒤로는 한신 코포레이션이라는 애니매이션 회사를 상장할 만큼 회사를 키웠는데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를 매각했다. CEO가 바뀐 뒤 회사가 어려워졌는지 옛 직원들이 찾아와 다시 회사를 경영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때 느낀 것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고용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시기에 한 박사로부터 가이아의 인수 요청을 받았고 긍정적으로 사업을 검토하게 됐다.
한필순 박사는 회사를 설립한 이후 13년간 약 150억 원을 들여 기초기술을 개발했다. 그는 물리, 화학, 생물 등을 기반으로 가이아의 기초기술을 만들었다. 나는 그 기술을 상품화시켰고, 세계를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도했다. 우리나라처럼 음식쓰레기를 재활용하기 좋은 환경도 없다. 이미 1999년부터 분리수거가 시행됐는데 이런 나라는 전 세계를 찾아봐도 손에 꼽을 만큼 드물다. 분리수거가 되니 음식물에 대해서 다각적인 연구가 가능했다. 가이아는 음식쓰레기를 건조한 후 건조물을 건조열원으로 하는 ‘열원 일체형 건조기’를 개발해 여러 선진국에 공급하고 있다.

▲‘런던협약’과 ‘기후협약’의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
- 음식쓰레기 뿐만 아니라 유기성 폐기물을 재활용 하자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이런 추세를 반영한 런던협약(폐기물에 의한 해양 오염 방지협약)과 기후협약(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프레온가스를 제외한 모든 온실가스의 인위적 방출을 규제하는 협약)은 친환경적 사업을 운영하는 우리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환경에 대한 인식이 남다른 선진국의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 가이아 건조기 제품을 소개해 달라.
- 우리는 가정용 건조 감량기, 디스포저를 제외한 공동주택용, 산업용 감량기와 미생물에 의한 소멸 방식의 감량기를 개발했다. 건조 감량은 음식쓰레기 처리에 있어 최적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수분증발 후 건조물의 자원화율은 95% 이상이다.

▲ 건조된 음식쓰레기를 어떻게 자원화 할 수 있는가.
- 가이아 건조 감량기에서 건조돼 나온 음식쓰레기는 영양소 파괴가 거의 없다. 고온 살균처리 과정을 거쳐 위생적이고 함수율이 낮아 장기보관이 가능하다. 단백질 함량이 약 20% 내외로 영양분이 높아 분쇄할 경우 배합사료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염분은 국내규정(기준 1.8%)보다 약간 높게 나오지만 톱밥이나 다른 물질을 혼합하면 염분 농도가 1.0% 이하로 낮아져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높은 유기물 함량으로 작물과 토양에 유익한 고급 비료 원료가 된다. 뿐만 아니라 연료화로서의 자원화도 가능하다.

▲ 연료화로써의 자원화 과정을 설명해 달라.
- 음식쓰레기 1t을 건조하면 약 170kg의 건조물이 발생하는데 이 건조물의 발열량은 4400kcal/kg이상이다. 음식쓰레기 1톤당 748000kcal의 열량이 발생한다. 이것을 바이오가스로 생산하면 약 90°C의 온수 7t가량을 생성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 이를 이용하면 약 260kWh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특수 제작된 Bio-mass Boiler에서 건조물 자체를 연소하면 건조 열량 전체를 대신해 전기소비를 90%까지 절감시킬 수 있다. 연소 후 재로 남는 총량은 음식쓰레기 총량의 1%미만이기 때문에 거의 전량 재활용이 가능하다. 연탄보다 대기 오염이 적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전량 육상처리가 가능해서 해양 투기 금지에 따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 음식물을 2~3일 단위로 수거하는 것이 아니라 건조감량기로 즉시 처리가 가능하므로 악취를 없애고 깨끗한 생활환경도 조성할 수 있다. 또 물류비와 인건비 절감 등의 효과도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음식쓰레기를 연료화 해 태울 경우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발생한다고 반대한다. 하지만 국립환경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음식쓰레기 건조물을 연료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EU에서는 음식쓰레기 건조물을 연료화 하는 것을 장려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 가이아의 기술을 찾는 수요가 많은 편인가.
- 현재 가이아 매출의 99%는 수출이다. 전 세계 박람회나 세미나 등에 초청 받아 참가하고, 발표도 하고 있다. 박람회에 참가하면 자타가 우리 회사 기술이 최고라고 인정한다. 가이아는 음식쓰레기 처리 및 재활용에 관해서는 기술적으로 세계 최고(最高)이자 최고(最古)다. 뿐만 아니라 이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最大)의 생산량을 자랑한다.
이미 전 세계에서 우리 기술을 인정해 사용하고 있다. 영국 히드로 공항 영국항공(British Air)의 기내식 처리를 맡은 지 만 5년이 됐다. 그것이 바탕이 돼 영국 히드로 공항 전체 음식물 쓰레기를 하루 최대 50t까지 처리하고 있다. 조만간에 영국 게트윅 공항, 더블린 공항, 맨체스터 공항의 음식쓰레기 처리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정유회사 쉐브론(Chevron)에도 1.2t짜리 7대를 동시 납품했다. 기름과 가스를 채취하는 곳의 환경을 위해 깔끔한 음식쓰레기 뒤처리가 가능하고 비용도 매립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대형마트인 LECLERC에도 제품을 납품했다. 하이퍼 마켓 뒤편에서 식료품을 직접 가공하다보니 그 육류, 채소, 생선 등의 뒤처리가 문제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본 외식그룹 와타미의 전국 450개 체인에도 전부 우리 제품이 설치됐다. 가이아는 100t이라도 전부 재활용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우리 기술을 잘 인정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국내에서는 대중화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2012년 환경백서를 보면 음식쓰레기 자원화율이 94.8%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실제 자원화 된 비율은 32%에 불과하다. 기존 음식쓰레기는 수거 후 전국 257개소의 중간 처리업체에 집하된다. 수거된 음식물 쓰레기는  분쇄 압축한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약 70%의 음폐수는 바다에 버려졌다. 지난해부터는 런던협약으로 인해 음식쓰레기를 바다에 버릴 수 없게 되니까 1주일 정도 하수처리를 해서 강으로 보낸다.
이는 자원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자꾸 자원화를 다했다고 주장한다. 나는 현재 (사)한국음식쓰레기감량기협회 회장을 맡고 있어 환경 담당 공무원들을 많이 만나는 편이다. 실무자들을 만날 때마다 실제 재활용률이 약 30%에 불과하다고 말해도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이미 우리는 음식쓰레기를 수거해 비료, 퇴비화하는 초보 단계의 값싼 자원화 단계를 넘어 말 그대로 가장 높은 가치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한국은 1999년부터 음식쓰레기 분리수거를 했고, 이로 인해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당연히 우리나라가 이 분야가 발달할 수밖에 없지만 아직까지 이 기술이 활발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실용화를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제품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건조기가 하마처럼 전기를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아니다. 전기는 1kw당 0.8kWh만 든다. 다시 말해 1kg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구동부를 제외한 순수 건조에는 640Kcal(0.7kWh)만 필요하다. 효율이 조금 떨어지면 이것보다 더 들 수는 있지만 이마저도 90~94%까지는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음식물을 건조해서 건조물을 연소하면 거기서 나온 열량이 또 자기를 데우는 열량이 된다. 그게 바로 WTE(Waste To Energy), 즉 열원 일체형 건조기다. 그렇게 되면 구동부 전기 외엔 전기가 거의 필요 없이 음식쓰레기를 건조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음식건조물을 연료로 사용 불가능하게 법이 바뀌었다. 기술적으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우리가 설명해도 관계 부처 담당자들은 듣지 않고 의사를 결정하고 정책을 수립한다. 정책결정자들이 비과학적, 비논리적, 비수리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의 폐기물 관리법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등을 개정해 관련 사업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 기술이 실용화가 된다면 환경도 더 깨끗해지고 재활용률도 당연히 높아진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이 분야의 기술은 우리나라가 최고다. 이미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정책적으로 키운다면 분명 세계적인 사업이 될 수 있다.

▲ 가이아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 음식쓰레기 건조물을 잘 연소시켜서 대기오염이 없도록 하는 시제품 생산은 금년 말에 개발이 끝난다. 우리나라에서 법적인 제재로 기술 활용화가 어려워 지난 22년간 전 생산품의 95%를 수출해왔다. 외국에서 인정하고 실용화 가능성이 이미 다 알려져 있는데도 국내에서 받아들지 않는다면 해외에서 승부를 보려 한다.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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