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되는 올해 실적…매출 40% 수직 상승
기부금까지 잡음…2조 매출에 2억 내놔 ‘눈살’
[일요서울 | 강휘호 기자] 아우디코리아(요하네스 타머)의 올해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40% 수준이 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갈수록 수입차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수많은 브랜드들 사이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성장세다. 그런데 이와 같은 고속 성장의 이면에 도덕성 논란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경제적 대가 지급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추천·보증글로 소비자를 현혹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은 것이다. 앞서도 “신고 연비와 실제 연비가 5% 이상 차이가 난다”거나 “꼼수 할인 정책으로 가격 경쟁을 해왔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어 아우디코리아를 향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더욱 차가워질 것으로 보인다.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2013 아우디코리아 송년의 밤’을 통해 아우디 코리아의 2014년 계획으로 “판매 증가보다는 서비스 품질과 고객 만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판매 증가보다 고객 만족에 중점을 두겠다던 타머 사장의 올해 계획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모습이다. 판매 증가는 두드러지는데 소비자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우선 아우디코리아는 광고 대행사와 계약을 맺은 뒤 대행사들이 섭외한 블로거들에게 1건당 2000원에서 최대 10만 원까지 대가를 지급하고 추천이나 보증글을 올리도록 해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실제 2012년 3월12일부터 28일까지 약 보름간 계약이 된 블로그들은 순차적으로 ‘아우디 A6, 올해의 차 선정'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여기서 최초 게재 시 아우디코리아로부터 경제적인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점이 문제였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의 구매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가 지급사실을 은폐해 사실상 광고임에도 전문가 또는 소비자의 추천·보증글인 것처럼 일반소비자를 기만한 것은 명백한 표시광고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일련의 광고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안전정보과는 기만광고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또 이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 3조 2항에 근거한 것으로, 동시에 아우디에게는 9400만 원의 과징금도 부과됐다.
해당 포스팅을 제공한 블로거들은 대가가 소액인 점, 광고법에 의거한 사업자로 볼 수 없다는 점, 또한 아우디에 먼저 접근한 사실이 없음을 들어 책임이 면제됐다.
물론 일각에서는 아우디코리아가 법을 잘 몰랐을 것이라는 해명이 나오기도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안전정보과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은 범법 사실의 유무만 판단한다”면서 “아우디코리아가 사실을 인지하고 안하고는 아무 상관 없다”고 강하게 선을 그었다.
또 “블로거들이 사업을 목적으로 글을 게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광고주인 아우디코리아가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어떤 회사가 신문을 통해 허위광고를 냈다고 해도 신문사가 처벌을 받지 않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아우디코리아는 대기환경보전법을 위반해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고, 연비 과장 문제도 남은 상태라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우디코리아는 앞서 환경부로부터 과징금 10억 원을 부과 받았다.
인증 받지 않은 배출가스 촉매변환기를 사용해 대기환경보전법을 위반한 혐의였다. 환경부는 고의성이 다분하다는 이유를 들어 검찰 고발까지 하는 강경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문제가 된 모델은 2.0 TFSI 콰트로, A5 2.0 TFSI 콰트로, A5 카브리올레 TFSI 콰트로 등으로 약 9813대가 해당돼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아야 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가 제기한 연비 과장 업체로 지목된 것도 비판에 한몫한다. 산업부는 지난 6월 아우디 A4 2.0 TDI와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등 수입차 4개 차종연비가 허용범위를 넘어섰다며 과태료 부과 방침을 전했다. 여러모로 악재와 논란이 겹치는 분위기다.
돈은 잘 번 한 해
한편 이와 대조되는 것이 아우디코리아의 실적이다. 실적 면에서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4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성공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2만3440대를 판매해 지난해 동기대비 41.9%까지 실적이 뛰었다. 수입차 판매 상위 10개 브랜드 중 아우디와 함께 40%대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 재규어 랜드로버뿐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월간 판매 실적 순위에서도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에 밀려 늘 4위에 그쳤지만 올해 3위로 올라섰다. 내년에는 연간 판매 3만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때문에 이들의 도덕성 논란이 부각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게 몰리자 아우디코리아를 둘러싸고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성장세와는 어울리지 않게 사회공헌과 관련된 투자가 너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폭스바겐과 함께 설립한 법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작년 약 2억 원의 기부금을 냈는데 약 2조1500억 원의 매출액 대비 0.0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도덕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이는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고 있고, 사회공헌은 안중에도 없다는 인식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아우디코리아 측은 다소 오해가 있다는 입장이다. 아우디코리아 홍보 담당 대행사 관계자는 블로그 과징금와 관련해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나오기 전 실시됐던 사항인데, 조사가 실시된 이후 조치를 취했다”면서 “기존법상에선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환경문제와 과장연비가 지적됐을 당시 아우디코리아는 “생산 공장에서 실수로 미국 기준이 아닌 유럽 기준의 촉매변환기를 썼다. 저가의 중국산 부품을 썼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며 우리로서는 억울하다”거나 “과장 연비는 기관마다 검증 결과가 달라 일관성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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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