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인터파크
바람 잘 날 없는 인터파크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4-11-17 11:28
  • 승인 2014.11.17 11:28
  • 호수 1072
  • 3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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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안 되는 신사업 부진 못 이기고 해산 결의

미숙한 경품행사 진행 등 논란 잦아
주력사업 넘봤는데…디초콜릿커피 매각

[일요서울 | 박시은 기자] 인터파크(대표 이기형)가 계속되는 구설수로 곤혹스러운 모양새다. 최근 인터파크는 이벤트 행사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일정금액 이상 도서를 구입했을 때 한정판 선물박스 증정을 약속했지만 실제 증정된 상품은 빈 종이박스였던 것이다. 또한 선착순 럭키백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 중 일부가 일방적인 구매 취소를 당했다. 잇따른 논란에 이어 인터파크는 디초콜릿커피, 가사대행 등 신사업에서도 난항을 겪다 해산을 결의했다. 이에 인터파크 측은 “전자상거래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기존 사업과의 유사성 시비가 일고 있다.

최근 인터파크는 바람 잘 날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우선 미숙한 경품행사 진행이 발단이 됐다.

지난달 22일 인터파크는 ‘행운의 럭키백’ 선착순 이벤트에서 당첨 고객 중 일부에게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해 논란이 됐다. 럭키백 구매 금액보다 높은 가격대의 뮤지컬, 콘서트 티켓 등이 무작위로 나오는 방식의 이벤트다.

인터파크는 1000명을 선착순 대상으로 지정했지만, 시스템 입력 과정에서 1500명으로 입력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에 인터파크는 당첨자의 30%에 달하는 500명에게 취소 통보를 했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은 고객들에게 원성을 샀다.

또 지난달 27일 일정금액 이상 도서를 구입했을 때 사은품을 증정하는 이벤트에서도 구설수에 올랐다. 논란이 된 사은품은 5만 원 이상일 때 증정되는 한정판 선물박스다. 어떤 내용물도 들어있지 않은 빈 박스였던 것이다.

이에 인터파크 측은 “증정된 선물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선물을 포장할 수 있는 빈 박스가 맞다”고 말해 더욱 논란이 됐다. 계획된 이벤트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파장이 더욱 커지자 인터파크 측은 사은품을 노트 및 DVD로 바꾸고, 상자를 선물로 받은 소비자들에게도 도서를 따로 보내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인터파크는 지난 7월 직원이 인기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콘서트 티켓을 빼돌리다 적발되기도 했다. 자회사 인터파크INT가 팬클럽의 선예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원이 표를 빼돌렸고, SNS를 통해 티켓을 재판매 하려다 적발됐다.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인터파크에 대한 경영 신뢰는 타격을 입은 상태다. 그동안 인터파크는 도서와 티켓 예매 시장에서 강자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들이 연이어 일어난 만큼 신뢰도에 상당한 금이 갔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터파크는 관련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왔다”면서 “그동안은 업계 내에서 입지를 단단히 다져왔지만 이 같은 구설이 계속 반복될 때에도 현재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파크는 신사업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터파크 자회사 인터파크에이치엠은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해산을 결의했다.

인터파크에이치엠는 커피 프랜차이즈 ‘디초콜릿커피’와 가사대행 및 청소용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올 상반기 인터파크에이치엠의 전체 매출액은 73억4500만 원, 당기순손실 25억5700만 원을 기록해 전년 분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의도적 흠집내기 의심”

‘디초콜릿커피’는 주력 사업인 온라인 쇼핑몰 부진을 만회하고자 시작된 사업이다. 인터파크는 인수 당시 13곳이었던 매장 수를 75곳으로 늘렸다. 또 중국시장 진출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매장 매출은 손익분기점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했고, 결국 4년여 만에 철수 결정을 내렸다. 디초콜릿커피는 할리스커피가 인수한다.

가사대행 및 청소용역 사업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인터파크에이치엠의 자회사 인터파크홈스토리에서 운영됐으며 ‘홈매니저’라는 명칭의 가사 도우미 용역을 제공했다. 인터파크는 자체 면접과 1, 2차 교육을 이수한 가사도우미를 채용했으며, 자격증을 부여하는 민간 자격 제도도 도입했다. 하지만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에게 만족보다 불만의 목소리가 더 높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인터파크는 오픈마켓, 소셜커머스에 밀리며 사업 부진을 겪어왔다. 이후 여행, 공연 등 사업을 확장해왔지만 올 상반기 기준 인터파크 종속회사 27곳 중 절반 이상인 15곳이 적자를 내 위기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더욱이 “인터파크INT와 아이마켓코리아를 주축으로 전자상거래 핵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아이마켓코리아(IMK)’의 성적도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다. IMK는 2011년 12월 삼성그룹의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인해 인터파크로 매각됐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 당시 오는 2016년까지 연 2조5000억 원의 MRO 물량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삼성그룹 관련 매출 감소 우려에 휩싸였다. IMK의 3분기 삼성그룹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8% 줄어든 4811억 원이다.

또 B2B 쇼핑몰 ‘아이마켓’에 대한 유사성 시비논란도 일어났다. 국내 최초라고 말한 것과 달리 지난해 선보인 ‘IMK Shop’과 콘셉트가 겹친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IMK Shop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이름만 바꿔서 다시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아이마켓은 기존에도 존재한 사업 형태는 맞다”면서도 “규모에서 차별성을 가지고 있어 국내최초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또 “신사업을 철수했지만 인터파크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한 사업들이어서 위기론이 불거질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벤트와 관련된 논란들은 대부분 오해에서 비롯됐고, 고객들이 이해하고 넘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하루에도 수백 개의 이벤트를 열다보니 실수가 일어나는 부분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실수는 타 업체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일부 언론 매체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며 고의적으로 기사를 내는 것으로 파악해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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