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전북대 무용학과 포스터 “성인잡지 같다” 비판
짧은 치마 속바지 착용 시스루 금지 의상 규제 생기기도

대학생들의 잡지 대학내일 11월 첫째 주 표지 모델의 인기가 뜨겁다.
대학내일 713호 표지에는 몸에 딱 붙는 니트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대생이 등장했다.
이 모델은 글래머러스한 매력과 동시에 날씬한 몸매와 완벽한 각선미를 뽐내 사진 공개와 동시에 여러 웹 사이트에서 주목을 받았다. 오프라인 지면도 발행 일에 많은 학생들이 가져가 신문을 챙기지 못했다고 한탄하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였다.
“성인 잡지 같다” 잘못된 사진 떠돌기도
많은 웹 커뮤니티에 ‘흔한 대학생 잡지 표지 모델’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진이 업로드 됐다. 이에 “우리 학교에는 왜 이런 후배가 없지” “OO대학교로 편입해야겠다”, “너무 예쁘다. 곧 연예인으로 데뷔할 것 같다”는 댓글이 달리면서 뜨거운 인기를 과시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해당 모델의 특정 신체부위를 강조하는 사진이라며 ‘선정적이다’는 지적이 일었다. 딱 달라붙은 니트 티로 인해 드러나는 신체부위가 대학 잡지가 아닌 성인 잡지를 연상케 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들은 “예전에 보던 대학내일이 아니다. 여성 모델을 성 상품화 했다”고 주장했다. SNS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대학내일 측에 항의했다는 소문도 떠돌았다.
그러나 [일요서울]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학내일 측은 “항의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실 이번 대학내일 표지 모델은 몸매를 드러냈다는 것 말고는 그 어떠한 노출도 없었다는 점에서 선정성 논란보다는 해프닝에 가깝다.
이와 비슷한 논란이 전북대 무용학과 졸업포스터 사진에서도 일어났다. 지난 11일 웹 사이트에는 ‘전북대학교 무용학과 졸업포스터’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여학생 17명과 남학생 1명이 모두 상반신을 벗은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있었으며 일부 여학생들은 고개를 돌려 옆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 아래쪽에는 공연 날짜와 장소 그리고 ‘티켓문의_그냥와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같은 포스터가 공개되자 각종 웹사이트에서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원래 예술은 이런가요?”라는 의문부터 “어떤 콘셉트의 공연인지 모르겠다. 전혀 아름답지 않다”, “성인주점 포스터인 줄 알았다”, “저 사진은 너무 심하다. 대학생이 아닌 것 같다” 등의 비판까지 쏟아졌다.
이처럼 포스터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자 학교 측은 진상파악에 나섰다.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학교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했더니 그 사진은 학생들끼리 모여서 촬영한 사진 중 하나였다.
그 사진을 학생들 자체적으로 포스터 형식으로 만들고 개인 SNS에 올린 것인데 여기저기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던 것”이라며 “해당 포스터는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포스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해당 포스터는 화제가 된 당일 학과 교수들의 요청으로 학생이 직접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북대 무용학과 김원 교수도 “학생들이 졸업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했고, 그 중에서 해당 사진이 담긴 포스터를 친구들에게 알리기 위해 개인 SNS를 통해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라의 졸업포스터’ 또한 ‘선정성 논란의 대상’이 아닌 단순한 해프닝이었다. 그렇다면 이 같은 해프닝에도 계속적으로 선정성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핫팬츠·망사저고리 야한복장으로 호객행위
지난 10월 대학 축제는 많은 선정성 논란을 일으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주점에서 여학생들은 야한 복장으로 호객행위를 하거나 주점에 빨간 등을 달고 ‘홍등가’ 분위기를 낸 것이다.
건국대의 경우 여학생들이 짧은 핫팬츠에 가슴이 보이는 상의를 입고 돌아다녀 문제가 되기도했다. 또 ‘황진이’를 콘셉트로 해 여학생들이 속옷 끈이 그대로 보이는 망사 저고리를 입고 술과 안주를 나르기도 했다.
승무원을 콘셉트로 한 주점에서는 몸에 딱 달라붙는 미니스커트에 가슴골이 보이는 흰색 셔츠를 입은 여학생들이 하이힐을 신은 채 서빙을 하고 있었다.
숙대는 축제 시작 전에 하녀 복장을 입은 여성이 허리를 구부려 엉덩이가 보이는 그림의 포스터를 공개했다가 ‘성인영상물 포스터냐’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결국 숙대 총학생회는 가슴골 보이는 상의, 망사·시스루, 짧은 치마 착용을 금지하고 속바지 반드시 착용 등의 규제안을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한양대 작곡과는 주점 광고 포스터에 작곡과 글자를 세로로 배열해 ‘오빠 여기서 자고갈래?’라는 문구를 만들었고, 다른 학과에서는 ‘오빠 우리 집 비어(beer)’라고 적힌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고대에서는 ‘어제 모텔에서 들어가던 게 걔랑 Mary...? 계란말이’ ‘그 남자의 소세지’ ‘벗겨줘 나의 튀김 옷 모듬 튀김’ 등과 같이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단어로 메뉴판을 만들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대학이 선정적으로 변한 이유에 대해서는 ‘경쟁·성과주의’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축제에서 여학생들이 야한 옷을 입고 호객행위를 하는 것도 매상을 올리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조한혜정 명예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세대는 음악과 포르노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걸 그룹의 춤과 노래를 보고 자라면서 매력적으로만 생각할 뿐 문제의식은 없다”며 “선정적인 캠퍼스 주점도 어떤 식으로든 돈을 벌고 성공하는 게 쿨하고 멋지다는 경쟁·성과주의 세태의 한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jhooks@ilyoseoul.co.kr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