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 사람 목숨까지 빼앗아간 주차시비
[사·건·파·일] 사람 목숨까지 빼앗아간 주차시비
  • 이지혜 기자
  • 입력 2014-11-17 10:26
  • 승인 2014.11.17 10:26
  • 호수 1072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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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이지혜 기자] 주차 시비 끝에 이웃 자매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이웃자매 A(39)씨 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김모(42)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1일 오후 4시께 경기도 부천 원미구의 어느 주택가에 있는 자신의 집 앞에 승용차를 주차한 뒤 옆집 빌라 건물에서 나오는 A(39·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또 옆에서 말리는 동생 B(38·여)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를 마중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A씨 자매와 3개월 전부터 주차 시비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은 김 씨가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가족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병원 진료 기록을 조사해 지난 2010년과 2011년 김 씨가 종합병원에 입원했던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집 앞 같은 주택 골목은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인해 이웃 간에 다툼이 자주 발생한다.

집 앞에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하면 계속해서 주위를 돌거나 아니면 거리가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씨도 이웃에 사는 A씨 자매와 평소 주차문제로 잦은 다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주차시비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다툼의 씨앗이 된다.

지난 8월 서울에서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자신의 자동차 주차공간에 오토바이를 세운 학생에게 “지정된 곳에 주차하라”며 훈계를 하다가 시비가 붙은 사건이 있었다.

해당 교수는 학생에게 욕설을 하고 멱살을 잡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이보다 앞선 6월에는 부산에서 30대 남성이 주차문제로 다툰 뒤 상대방 승용차 타이어 4개를 흉기로 손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10월 광주에서는 주차문제로 시비가 붙은 뒤 상대방을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윤모(51)씨가 구속된 사건도 발생했다.

윤 씨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택시기사 이모(61)씨와 주차문제로 시비가 붙어 파출소를 간 데다 이 씨가 자신의 형과도 다툼을 벌이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다.

한 시간 뒤 윤 씨는 이 씨의 택시에 손님인 것처럼 탑승한 뒤 전남 담양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이 씨를 수차례 찔렀다. 결국 윤 씨는 재판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주차시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다.

이로 인한 폭행, 손괴 사건 발생이 잦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살인 사건까지 발생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같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시 안타까운 생명이 사라지기 전에 지자체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jhooks@ilyoseoul.co.kr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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