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민영화 시도 멈추지 않은 환피아
골프장 민영화 시도 멈추지 않은 환피아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4-11-17 10:19
  • 승인 2014.11.17 10:19
  • 호수 1072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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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좋은 떡’ 드림파크골프장

前 공사 사장 출신 A씨, 호시탐탐 골프장 노려
공사는 특정 집단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골퍼들에게 ‘꿈의 골프장’이라고 불리는 골프장이 있다. 바로 인천 서구에 자리 잡은 드림파크골프장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지난해 10월 쓰레기 매립이 종료된 제1매립장 153만㎡에 560억원을 들여 36홀의 대중골프장인 드림파크골프장를 개장했다. 평일 요금이 9만원, 주말 요금이 12만원으로 수도권 골프장에서 가장 싸다. 서울에서도 가까워 인기가 많다. 덕분에 인터넷 예약율이 높아 골프를 치는 게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그러다보니 ‘꿈의 골프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13일 취재를 위해 방문한 골프장 주차장에는 평일임에도 외제차 등 고급차량이 즐비했다. 하지만 이 골프장을 둘러싸고 각종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9월 초 국내 한 언론을 통해 ‘매립지 연간 단체팀 현황’이 공개된 적이 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345개 특정단체에 예약을 하지 않아도 매달 골프를 칠 수 있도록 특혜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힘 없으면 골프 못 친다?

특정단체에는 인천지역 기관장 모임을 비롯해 변호사·경찰·세무사·기업인 등 소위 힘 있는 기관과 모임 등이 망라돼 있다. 이들 단체는 평균 4개팀씩 단체팀으로 등록해 모두 1461개팀5844명이 예약 없이 골프를 치는 셈이다.

자료에는 인천시장·인천교육감·인천지방검찰청장·인천지방법원장·인천지방경찰청장·국정원 인천지부장·기업인 등이 회원으로 있는 기관장·기업인 모임인 ‘인화회’도 10팀이 포함돼 있었다. 환경부 퇴직자 모임인 환경동우회는 5팀, 인천변호사회 3팀, 인천지방청경찰발전위원회 6팀, 김포세무사회 4팀, 인천소방본부의용소방대 8팀 등도 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45개 단체 중 골프장 측이 공개 추첨을 통해 선정된 곳은 126개이다. 나머지 219개는 공사 간부 등이 비정상적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 보면 매립지 인근 지역주민이 43개, 매립지가 있는 인천 서구·경기 김포 55개, 인천시 182개 등이다. 인천이 아닌 다른 지역단체도 65개나 된다.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아닌 특정단체에 특혜를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사 측은 골프장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체팀과 이용 계약을 맺은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결국은 시민이 우선이 아닌 일부 단체를 우선순위에 두고 운영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자 공사 측은 내년부터 단체팀을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드림파크골프장 민간위탁설 ‘솔솔’

드림파크골프장은 현재 주민지원협의체와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공사가 총괄하는 운영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민간위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밝혀진 내부고발자 사건을 통해서도 골프장 운영권을 둘러싼 정치권과 환경부 퇴직관료 등의 로비 의혹도 제기됐다.

당초 골프장은 2012년 2월 공사 측이 환경부에 ‘공영운영 방식’ 의견으로 건의해 환경부가 자회사를 통해 운영하려고 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같은해 9월 ‘공영운영 방식’을 ‘민간위탁 방식’으로 바꾸라고 지시했는데 이 과정에 정치권과 환피아의 로비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주민단체와 노조에서 민간위탁 반대시위 및 폐기물 준법감시에 돌입하자 환경부는 민간위탁 방식을 철회했다.

이같은 내용은 사정기관도 이미 파악하고 있다. 이후 꾸준히 공사와 골프장 등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환피아들의 골프장의 민영화 시도는 멈추지 않은 상태다.

사정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골프장이 민영화 될 경우 이를 접수하려는 사람은 공사 사장 출신인 A씨라고 했다. 전형적인 환피아로 환경부 공무원과 공사 사장을 거친 인물로 공사 내에 직원들도 대부분 후배들이라고 전했다. 소문에 따르면 골프장 직원들 중에도 A씨의 인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개장 초기부터 환피아들은 골프장의 민간위탁 방식을 고수했다. 하지만 결국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환피아들은 공사를 접수했다. 환경부 출신의 공무원들이 꾸준히 공사로 재취업하면서 그들의 연결고리는 더욱 끈끈해 졌다.

환피아 집합소 누구를 위한 기업인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공사가 설립한 회사 등에는 환경부 출신 공무원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공사 처·실장(1급) 이상 간부 24명 중 62.5%에 해당하는 15명이 환경부 출신으로 알려졌다.

‘낙하산’ 논란을 일으킨 송재용 공사 사장은 전 환경부 환경정책실장을 거쳤다. 김낙빈 사업이사는 국립환경인력개발원장을 지냈고, 3명의 본부장 중 정진수 환경에너지사업본부장과 구본화 드림파크본부장도 환경부 출신이다. 각 처·실장(1급) 16명 중 11명도 환경부 사무관, 주사급 실무관들이다. 이들은 환경부에서 명예퇴직한 뒤 산하단체인 매립지관리공사의 주요 간부로 채용되고 있다.

공사가 직접 설립하거나 출자한 회사에도 환경부 출신들이 득세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공사가 직접 설립한 드림파크문화재단 황홍석 이사장은 환경부 수질보전국장과 기확관리실장을 지냈다.

공사가 26% 출자한 자원순환기업 그린에너지개발㈜ 전태봉 사장도 환경부 대기보전국장을 거쳤으며, 본부장과 부장, 차장 직급에도 환경부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또 매립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민간기업 에코에너지㈜ 부회장도, 공사 협력업체 C&G에너지 본부장 1명도 환경부 출신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2000년 7월 환경부 산하 공사 체재로 설립됐다. 수도권매립지는 당초 1991년부터 서울과 인천, 경기도가 조합 형태로 운영해왔다. 1990년대 말 3개 시·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시작하자 환경부가 의원입법을 통해 공사 설립 법안이 제정된 틈을 타 공사를 접수했다.

당시 3개 시·도에서 파견 나왔던 지방공무원 33명은 공사 직원으로 편입됐지만, 현재까지 남은 인력은 6명 뿐이다. 결국 빈자리들은 환경부 출신이거나 이들의 친인척들 그리고 새로운 공채 직원 등이 채우고 있다.
문제는 이런 환피아들로 인해 공사가 특정 집단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사는 엄연히 시민들의 권익을 위해 존재해야 하지만 이러한 구조에서 과연 시민을 위한 서비스와 정책이 나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freeore@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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