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1960년대 도시로 향하는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함께 급증했던 무허가 주택. 이로 인한 화재, 안전, 위생 등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자 무단점유 판자촌을 철거하고 불량주택 개량사업을 한 것이 서울 도시재생 역사의 시작이다.
이러한 지난 반세기 서울의 도시재생 역사와 그 과정에서 배려되지 못한 채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의 삶과 그 속에 남아있는 애환을 특별 조명한 전시전이 열린다.
서울시는 오는 17일(월)부터 28일(금)까지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반세기 서울의 도시재생 역사, 그 안에서 사라져간 거주민의 삶과 애환’展을 개막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가 3부작으로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가 만드는 도시재생 작은 전시’의 두 번째다.
시는 서울의 도시재생 과거와 현재를 되짚고 ‘상생의 도시재생’을 위한 미래를 준비하고자 지난 7월 1부작 ‘서울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도시서민의 마을 이야기展’을 연 바 있다. 3부작은 서울 도시재생의 미래 방향 및 주요정책을 주제로 내년 초 열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 이후 10년 단위로 도시재생 정책 변화과정▴시대별 정비사업 특징 ▴이슈화된 사건 ▴시행상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적 노력 등을 사진과 인터뷰,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물 전시를 통해 풀어냈다.
이슈화된 사건으로는 1960년대 대표적인 사건인 ‘양동 무허가 철거’와 1980년대 공공주도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으로 진행된 ‘목동공영개발사업’, 1990년대 성동구의 재개발 추진과정에서의 민원발생 특성 등을 사진과 글로 다루고 있다.
인터뷰는 세입자 주거권 확보를 위해 4년간 투쟁한 주민, 전 서울시 주택국장 등 반세기 도시재생의 역사에 대해 균형을 맞춘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으로 구성했다.
재개발을 겪으며 평범한 시민에서 지역사회 운동가로 개인의 삶까지 변화했다는 성동구 하왕2-1구역 세입자대책위원장이었던 유영우씨로부터는 재개발 과정에서 세입자 주거권의 확보를 위해 4년간 투쟁했던 애환과 주민자치를 통한 자생력을 갖는 미래도시 재생의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전 배경동 서울시 주택국장은 1990년대 후반 도원동 재개발지역 철거와 관련해 아시아주거권엽합의 강제철거 감시단 책임자였던 케네스 페르난데스씨의 항의 편지에 대해 서울시의 입장 및 행정의 중재노력에 대해 설명하는 답신을 보낸 공무원. 인터뷰를 통해 도시정비사업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앞으로 서울시 도시재생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다.
1990년대 후반 서울의 대규모 달동네로 유명했던 난곡에 거주했던 지역주민들이 난곡지구 재개발사업을 통해 난곡 주변에서 더 큰 공동체로 발전한 이야기도 생생한 인터뷰를 영상과 함께 기록했다.
전시장에는 실제 재개발 현장의 철거예정인 가옥과 대문, 간판, 버려진 의자 등을 전시 소품으로 활용해 전시공간 한 켠에 재현해 놓음으로써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전시 개막식은 17일(월) 오전 11시 이건기 행정2부시장, 전시를 자문 해준 관계 전문가, 전시에 도움을 준 지역 주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그동안의 도시재생은 1960년 총 60만호에 지나지 않던 서울의 주택수를 252만호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곳에 거주하던 거주민의 주거권이 간과되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서울의 도시재생 역사를 성찰적 자세로 시민들과 함께 돌아보고, 다음 세대를 위한 도시재생은 어떠해야 하는 지를 고민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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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