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 장사 잘하면 월 800만원 우스워”
“파트너 장사 잘하면 월 800만원 우스워”
  • 이수영 기자
  • 입력 2008-05-20 09:28
  • 승인 2008.05.20 09:28
  • 호수 734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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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킹+2차-호텔나이트클럽 쇼킹마케팅 백태
부킹과 팁으로 대표되던 나이트클럽 웨이터(일명 ‘구좌’)들이 색다른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 서울 강남과 강북 호텔 나이트클럽 구좌들을 중심으로 ‘파트너 장사’가 성행하고 있는 것. 이들의 장사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단골 여성 손님들 중 미모를 갖춘 여성을 따로 관리해 남자 손님들과 연결해주고 소개비를 챙기는 식이다. 일반인 여성을 관리한다는 점만 빼면 보도방과 다름없다. 하지만 보도방에 비해 단속 우려가 적고 손님들로부터 받는 팁보다 더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구좌들로서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이와 함께 나이트클럽이 속한 호텔 역시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호텔 관리인들이 객실 여러 개를 빼돌려 이를 구좌들이 소개한 여성들과 함께 끼워 팔고 있는 것. 이런 식의 불법 거래를 통해 구좌와 객실 관리인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월 800만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에 눈먼 호텔나이트클럽의 장삿속과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밤놀이 실체를 추적했다.

‘구좌’란 일반 웨이터와 달리 단골 고객이 올린 매상의 일정 액을 수입으로 가져가는 계약직 사원이다.

이들은 업소와 매출 계약을 맺고 이 중 5~6%를 계약금조로 받아 생활한다. 매출 1000만원을 약속했다면 약 60만원을 계약금으로 받는 식이다.

단골손님을 끌어올수록 막대한 수입을 챙길 수 있는 까닭에 신입보다는 경력과 인맥을 쌓은 베테랑 웨이터가 구좌로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단골손님을 관리하고 매상을 올리는 과정이 쉽지 않아 구좌들 대부분은 팁과 ‘부업’으로 모자란 수입을 메우는 형편이다.

구좌들이 열광하는 가장 짭짤한 부업이 바로 파트너 장사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구좌들이 벌어들이는 건당 소개비는 20~30만원 정도.


‘연예인급’ 단골손님 잡아라

룸살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할 뿐 아니라 손쉽게 미모의 파트너와 잠자리를 할 수 있어 손님들의 반응도 뜨겁다는 전언이다.

뭣보다 파트너 장사의 핵심은 연예인·텐프로급 외모와 매너다. 즉석에서 이뤄지는 부킹과 달리 소개는 구좌들의 재량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이다.

‘질 좋은’ 만남을 주선한 구좌에게는 손님이 끊이지 않고 이는 고스란히 두툼한 팁과 소개비로 돌아온다.

남자손님들이 여성을 소개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여성 손님들도 구좌들의 인맥을 이용해 쾌락을 맛보는 경우가 심심찮다.

여성 손님들이 나이트클럽 룸 안에서 구좌에게 좋아하는 남성 스타일을 이야기하면 이에 맞는 남자를 공급해 주고 소개비를 챙기는 것이다.


‘아가씨+객실' 끼워 팔기

이 경우 화류계 여성들이 주 고객이지만 여대생과 직장 여성의 ‘콜’도 상당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구좌들이 바빠질수록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곳은 또 있다. 바로 나이트클럽을 끼고 있는 호텔의 객실 관리인이다.

이들은 나이트클럽을 상대로 은밀히 객실 장사에 나서 적지 않은 부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제공한 방에서 손님 간 성매매가 이뤄지는 만큼 이 역시 명백한 불법행위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객실 관리인은 층마다 1~2개의 방 열쇠를 빼내 이를 나이트클럽 손님들에게 ‘대실’ 형태로 제공한다. 가격은 2시간에 10만원 정도로 만만치 않지만 이나마도 구하지 못하는 손님들이 넘쳐난다.

이들이 제공하는 객실은 구좌들의 ‘놀이 공간’이 되기도 한다.

객실 관리인에게 정기적으로 단골손님을 대주는 구좌들은 하루 일과를 마친 뒤 자신이 관리하는 여성 손님이나 파트너를 객실로 불러 잠자리를 갖는 일이 잦다. 물론 공생관계인 구좌들에게 방값은 공짜다.

이들이 합작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어마어마하다. 손님들로부터 나오는 팁이 유일한 부수입원이었던 구좌들은 이 같은 부업을 통해 한달 800만원 정도를 순이익으로 남긴다. 최근 화류계 입문을 꿈꾸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구좌웨이터’가 선망의 직업으로 떠오른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편 구좌들의 ‘센스’를 기대하는 손님들이 줄을 잇자 이를 이용한 얌체 영업도 성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철저히 ‘일반인’ 손님끼리의 만남을 주선해온 파트너 장사에 직업여성들이 돈벌이를 목적으로 끼어들고 있다.


“나이트 전문 작업녀 조심”

영업에 나서는 텐프로급 여성 단골은 한정된 반면 이들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남성들 수요가 넘쳐난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결국 아가씨 구하기 전쟁에 불붙은 일부 구좌들이 직업여성들을 동원, 일반인으로 속여 만남을 주선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게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남성 고객들 사이에선 전문적으로 나이트클럽 만남에 참여하는 ‘작업녀’ 리스트가 암암리에 공유되고 있다.

기자가 입수한 여성 리스트에는 2005년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일주일에 3회 이상 소개에 응한 직업여성 수십 명의 신상기록이 담겨있다.

닉네임과 전화번호는 물론 등급화한 외모 수준과 성향까지 기록된 리스트는 이 같은 불법 성매매 행위가 수년 전부터 일상적으로 행해져왔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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