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 피해 불만 신고 접수해도 미온적 대응
회사 측 “제조공정 깨끗…이물질 나올 가능성 없어”
[일요서울 | 강휘호 기자] 삼양식품(회장 전인장)의 라면을 먹다가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주력 제품으로 판매되는 봉지라면과 컵라면 등에서 벌레나 유리와 같은 이물질이 나왔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를 주장하는 소비자는 “보상을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마치 내가 보상을 받으려 한다는 듯 대하는 직원의 태도가 무척이나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해당 사건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향후 그 결과에 따라 소비자들의 반응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라면의 종가라고 불리는 삼양식품이 이물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현재 삼양식품에서 만들고 있는 컵라면 불닭볶음면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불거진 것이다.
이를 주장하는 한 소비자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소재의 한 편의점에서 불닭볶음면 제품을 구입했다. 그런데 물을 부으면서 벌레를 발견했다. 이후 그는 벌레가 있는 라면 사진을 찍고 삼양식품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항의했다.
사진은 뜨거운 물이 담긴 컵라면에 떠있는 벌레와 해당 용기 뒷면에 2015년 3월 16일 이라는 유통기한이 적힌 것을 담은 것으로 “너무 놀라 사진만 찍고 쓰레기통에 부어버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불닭볶음면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주장하는 일이 과거에도 있었다는 점이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쉽게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데 제품 속에 벌레들이 들어가 있는 것을 사진을 통해 다수 확인할 수 있다.
아직까지 제조과정이나 유통과정에서 벌레가 들어갔는지, 취식과정에서 유입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이러한 문제가 제기된다는 것만으로도 논란의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삼양식품에서 제조한 다른 제품에서도 유리나 금속성 물질이 나왔다는 제보들이 있어 보다 확실한 원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삼양식품이 이런 제보를 접하고도 불성실하게 대응했다는 데서 불만이 나오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해도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이러한 경험을 한 소비자들 중 상당수가 이물질이 나왔다는 사실보다 삼양식품이 대응을 적절하게 하지 않은 자세를 지적하고 있다. 이물질이 나왔을 때 해당 제품을 몇 박스 정도 사과의 의미로 전달하는 식에서 끝이 난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다.
이들 중 한 소비자는 “정확한 원인을 알고 싶었던 것이 첫 번째 항의 이유인데, 요구한 적도 없는 피해보상을 원하는 것처럼 몰아 갔다”고 말하기도 한다. 혹은 삼양식품 관계자가 “회사 방침이 피해자와 보상 차원에서 접촉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원인불명일 땐 어떻게 되나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를 하더라도 “원인이 불분명하다”고 결과가 나오면 소비자는 어쩔 도리가 없다. 조사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제조공정상 유입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소비자 실수라는 증거도 없다면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일이 돼버린다.
한 마디로 삼양식품의 입장에선 모른다가 최대한의 대답이 될 수 있고, 억울한 소비자만 참아야 한다. 최악의 경우 삼양식품은 알 수 없는 원인 때문에 이미지나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하고 소비자는 그냥 피해자로 남아야 하는 꼴이다.
이와 관련해 삼양식품은 신중한 판단을 해야한다는 태도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우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사 과정에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일어난 논란들에 대해서도 “원인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제조공정상 문제가 있다고 확정하는 것은 억측에 가까운 것 아니냐. 제조공정이 깨끗하다는 가장 확실한 근거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대응 과정에서 불만이 생기는 일은 “소비자가 예민해진 상황에서 소통하는 데 오해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소비자 불만을 해결하는 부서에서 계속해 피해 소비자와 연락하고 있고 오해가 없도록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조사 과정에 있는 몇 건의 제보 이외에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일축해 아쉬움을 남겼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 가운데서 블랙컨슈머를 골라내는 일도, 철저한 원인 규명을 하는 과정도 양 측 모두를 위해 시급해 보인다.
한편 삼양식품은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 매출 올리기에 나선 상태다. 이를 두고 신사업이 바빠 기존 제품 공정에 대한 관리가 허술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식품 대기업 입장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시장을 가져가는 모습이라는 의견도 심상치 않다.
삼양식품은 제2롯데월드에서 라면요리 전문점 라멘에스(LAMEN;S)를 오픈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천명했다. 라멘에스는 삼양식품이 보유한 라면 제조 기술과 계열사인 면요리 전문 브랜드 호면당의 노하우와 인적 자원 등을 활용했다는 라면 전문점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는 유명 맛집의 인기 메뉴를 재현한 PB(자체 브랜드) 라면인 ‘강릉 교동반점 짬뽕’을 출시했다. 삼양식품은 여러모로 정신 없이 바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를 두고 “우선 신제품은 세븐일레븐에서 나오는 것인데 왜 우리와 연관을 짓는지 모르겠다”거나 “우리는 라면 사업만 수십년을 해왔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서 기존 제품 공정에 소홀할 만큼 체제가 허술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