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순익은 줄어도 배당금 폭탄은 여전
롯데그룹- 순익은 줄어도 배당금 폭탄은 여전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4-11-10 11:10
  • 승인 2014.11.10 11:10
  • 호수 1071
  • 3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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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근 임원이 너무 많은 돈 가져간다”…당위성 지적
일감몰아주기·갑을논란·제2롯데월드 등 문제점 산적

[일요서울 | 강휘호 기자] 지난해 대한민국 10대그룹 총수들이 받아간 현금배당 총액은 2445억 원이다. 최저시급 5210원 받는 아르바이트생이 일일 24시간씩 1년 365일 내내 일만 했을 때, 5431년 뒤에나 모을 수 있는 돈이다. 단, 월급을 한 푼이라도 쓰거나 잠을 한 시간이라도 잔다면 시간은 그만큼 늘어난다. 이러한 현실에 혹자는 “기업들은 부익부만을 지향하고 있는 가운데 소득재분배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을 하기도 한다. [일요서울]은 ‘자기 배만 불린 재벌들’ 이라는 기획연재를 통해 ‘부익부빈익빈’의 진실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번호에서는 롯데그룹(총괄회장 신격호)을 살펴본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연봉 수준은 상상을 초월한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매해 연봉과 배당금으로 부를 축적한다.
우선 지난해 롯데그룹의 17개 계열사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등기이사 보수총액은 313억6458만 원이었다. 또 이 중 총수 일가에게 돌아간 보수 총액은 156억1900만 원을 기록했다. 계열사 등기이사 보수 총액의 49.8% 수준이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롯데건설 등 3개 계열사 등기이사로서 각각 32억3800만 원, 12억7500만 원, 5억1700만 원을 챙겼다.

연봉이 5억 원 미만인 계열사 롯데알미늄과 롯데로지스틱스 등의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신영자 사장의 연봉은 더욱 높이 치솟는다. 계열사의 1인 평균 보수 금액으로 산출하더라도 수억 원은 더 있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의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제과 등 3곳서 총 44억4100만 원을 받았다. 롯데케미칼이 23억3300만 원, 롯데쇼핑이 15억5000만 원, 롯데제과가 5억5800만 원을 안겨줬다.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은 부산롯데호텔에서 12억7500만 원, 호텔롯데에서 10억 원, 롯데건설에서 5억1700만 원을 받았고,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은 롯데쇼핑에서 23억5000만 원, 롯데제과와 호텔롯데에서 각각 5억 원씩 총 33억5000만 원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보수도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롯데쇼핑을 통해 각각 8억 원과 5억 원을 받았다. 신영자 사장은 호텔롯데로부터 올 상반기만 22억1600만 원을 수령해갔다.

이들의 배당금까지 더해지면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 산정된다. 수십 억 원에 달하는 연봉이 높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일례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올해 초 롯데쇼핑에서만 135억 원의 배당금을 가져갔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일본 롯데 부회장이 각각 63억5000만 원으로 가장 많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4억4000만 원, 신영자 사장이 3억5000만 원을 나눠갔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막내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에게도 배당금 4000만 원이 돌아갔다.

여타 계열사들의 배당까지 합치면 롯데 총수 일가의 배당금은 500억 원이 훌쩍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롯데그룹의 총수 일가는 21개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배당금 내역을 공개한 11개 계열사의 배당금만 2012년 말 기준 567억 원에 달한 바 있었다.

내부도 외부도 잡음

그런데 이러한 연봉 수준과 폭탄 배당이 왜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일까. 롯데그룹의 주변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점철된다. 우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일가로 너무 많은 돈이 지급돼 고액 연봉 지급의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연봉이 산출됐을 당시 기준으로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신영자 사장은 모든 계열사에 비상근 임원으로 등재됐다. 일본에 거주 중인 신동주 부회장과 한국 롯데의 경영은 거의 무관했고 신영자 사장도 2012년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두 번째는 실적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배당 정책 아니냐는 의심이다. 가장 많은 배당을 내놓은 롯데쇼핑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855억 원으로 전년대비 23.5% 감소했다. 순이익은 감소했지만, 배당금은 줄이지 않은 것이 증명이 된 셈이다.

롯데그룹이 손해보험사로 주는 일감 몰아주기가 높다는 지적이나, 하이마트가 롯데로 편입된 이후 임원들의 연봉은 높아져 가는데 나머지 직원들의 연봉은 점점 줄어가고 있다는 점들도 잡음을 만들고 있다. 한마디로 “직원들은 배 굶고 임원들만 배가 부른 현실”이라는 말이다.

롯데하이마트가 수년간 제출한 사업보고서에는 롯데하이마트의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2012년 4716만 원에서 2013년 3324만 원으로 약 29% 정도 하락한 수치를 보인다. 임원 급여만 따로 보면 동기간 54.6% 상승해 대조가 된다.

그룹 외부로 눈을 돌리면 일부 그룹사와 중소상인 간 벌어졌던 갑을논란, 제2롯데월드와 관련된 안정성 논란들이 있다. 결국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액연봉과 배당금은 놓치지 않는 모양새다.

한편 이런 시선에 개의치 않고 롯데그룹 측은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고액 연봉과 배당금에 대해 “경영을 전혀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배당은 어차피 주주관계만 따져 행해지는 것 아니냐”면서 “어떤 문제도 찾기가 힘들다”고 일축한다.

일감몰아주기나 하이마트와 관련된 질문 역시 “일감 몰아주기는 퇴직연금 보험 등이 연관돼 있는데, 이는 직원 개개인의 선택 사항이지 회사 간 몰아주기가 아니다. 하이마트의 연봉은 그룹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선을 그었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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