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무상급식 놓고 도지사 vs 교육감 ‘정면 충돌’
경남도, 무상급식 놓고 도지사 vs 교육감 ‘정면 충돌’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4-11-03 16:53
  • 승인 2014.11.03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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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감사 거부, 홍준표 경남도지사 지원 중단 예고
▲ 홍준표 경남도지사, 박종훈 경남교육감(왼쪽부터)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경남지역 학교 무상급식을 놓고 겅남도와 경남교육청이 무상급식비 보조금 특정감사를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도교육청은 경남도의 감사를 거부하기로 했고 이에 홍준표 도지사는 예산 중단 의지를 밝혀 큰 파장이 예상된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3일 오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년 무상급식 예산으로 책정할 예정이었던 257억 원을 편성하지 않고 전액 예비비로 돌릴 것이라며 무상급식비로 지원하지 않는 대신 이 예산을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에 직접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3년간 경남도와 시군이 무상급식비로 3040억 원을 지원해 용처를 살펴보기 위해 감사를 하겠다고 했으나 도교육청이 거부하고 있다면서 오늘부터 감사반을 내보내기로 한 계획은 교육현장에서 불필요하게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옳지 않아 현장 감사를 보류시켰다고 전했다.

홍 지사는 하지만 지원 예산이 적정하게 사용됐는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계속 교육청에 수감을 요구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앞서 경남도는 3일부터 오는 28일까지 90개 초고교에 대해 무상급식과 관련해 감사를 벌인다고 밝혔다. 이에 경남도는 도청과 시군청 공무원 20여 명으로 8개 감사반을 편성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은 경남도의 감사를 거부하기로 했다.

박종훈 경남 교육감은 지난달 31일 교육장협의회와 학교급식관계자회의를 잇따라 열어 도의 감사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교육감은 이날 창원교육지원청에서 열린 교육장협의회 회의에서 경남도의 특정감사에 나서는 공무원들을 최대한 정중하게 모셔야 하겠지만 감사는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연례적으로 경남도 농산물유통과가 지원한 식품비가 제대로 사용됐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금액을 삭감한 후 지원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경남도와 경남교육청이 식품비 사용과 관련해 모니터링을 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사전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특정감사를 통보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교육감은 도가 감사할 권리도 없으며 교육감 소속의 모든 기관과 공무원에 대한 감사권한도 교육감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관해 홍 지사는 지난해의 경우 보궐선거로 들어와 전임 지사가 책정해 놓은 무상 급식 예산을 주지 않을 수 없어 추가경정예산안까지 편성해 지원했다하지만 올해부터는 제 임기를 시작해 내 정책을 펴려면 그동안 지원된 무상급식 예산의 용처를 살펴보고 깎아야 할지, 더 지원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교육청이 감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또 홍 지사는 나는 무상급식을 약속한 사람도 아니고 공약한 사람도 아니다감사를 안 받고 대등한 독립기관이라고 주장하려면 도교육청 예산으로 무상급식을 직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측이 정면충돌하면서 논란이 일자 해당 지역 학부모들의 항의도 잇따르고 있다. 78개 단체로 구성된 경남교육미래연대는 지난달 31일 도청 프레스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아이들의 밥그릇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고 요구했다.

교육연대 측은 경남도 감사반의 모든 활동을 막기로 했다며 교육연대 소속 학부모들은 3일 오전부터 각 학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 등을 벌일 예정이다.

경남교육미래연대 관계자는 해당 학교 주변에 있는 학부모 항의단을 조직해서 아침부터 정문 앞에서 서서 감사반을 막을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는 교육청 내 특별감시기구나 감사원 청구제도가 있는데도 교육청과 사전 협의 없이 감사를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해 갈등을 유발하고 궁극적으로 무상급식 예산을 지자체에서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편 경남지역 무상급식은 시장군수 공약사업으로 2007년 거창군 면 지역 초고등학교에서 시작됐다. 2008년에는 남해군이, 2009년에는 8개 군지역으로 확대됐다. 2010년에는 통영시가 시단위로는 처음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이후 경남도는 20108월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고영진 전 교육감이 정책 간담회에서 무상급식 지원을 약속함에 따라 2011년부터 무상급식 보조금을 지원했다.

이에 올해는 모두 2340억 원을 투입해 도내 전 초등학교와 읍면지역 중고등학교 등 748개교 학생 286000명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 중 식품비(1273억 원)을 도교육청과 경남도, 군이 각각 30%, 30%, 40%를 나눠서 부담하고 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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