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서 슬쩍 노출, 놀란 상대 반응에 쾌감 느껴

한 여름도 아닌데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노출이 심한 여성들을 볼 때가 있다. 남자들이야 눈요깃거리로 좋겠지만 몸매가 안 되는 여자들은 ‘성질 돋게 하는 일’일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노출을 일삼는 여성들 중엔 노출증환자가 생각보다 많다. 남에게 은밀한 신체부분을 보이지 못해 안달하는 것이다. 이들은 누드주의자와는 구별된다. 노출을 통해 성적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들은 남자들처럼 공개적인 ‘노출증 환자’는 아니다. 인적이 드문 곳, 급박한 긴장감을 주는 장소를 찾아 하나씩 옷을 벗는 것이다. ‘몸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은 보통의 여자인 경우 초미니스커트와 투명한 팬티로 나타난다. 이들은 흥분이 되면 지하철에서 ‘가끔 벗고 싶다’는 충동도 느낀다. 지하철에서 느껴지는 수 많은 시선들, 내 몸을 누군가 훑어보고 있다는 사실과 알몸을 상상하며 침을 흘리는 사내들이 주위에 있을 것이란 상상은 여자를 더욱 뜨겁게 만든다.
노출증 여성 환자들은 남성 노출환자들과는 다르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노골적으로 벗지는 않는다.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예컨대 이들은 지하철문을 벗어나 따라오는 남자를 의식하고 계단에서 팬티를 보여 줄 계획을 세운다. 그에게 은밀한 부위를 보여주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리고 두어 계단을 오르다가 일부러 갖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린다. 이어 다리를 구부리지 않은 채 허리만 굽혀 물건을 집는다. 이 바람에 짧은 스커트 속의 속살과 팬티가 보인다. 갑작스런 여성의 노출에 뒤따라오던 남성은 어디에 눈길을 둬야할지 몰라 당황해한다. 이때 이들은 묘한 쾌감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남자의 경우 누군가에게 은밀한 곳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사람이 뜸한 골목길에서 갑자기 성기를 노출시키거나 버스, 지하철에서 성기로 쿡쿡 찌르기도 한다.
남자의 이런 성기 노출은 아동기 때부터 성기 거세 강박증, 즉 자신의 성기가 잘려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짓눌려 온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성기노출을 즐기는 사람들은 상대가 자신의 행위 때문에 놀라고,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 성기의 건재함을 확인한다고 한다.
남녀 간 노출 차이점
그럼 여자의 경우는 어떨까. 여자는 대개 옷차림으로 노출을 꾀한다. 옆선이 트인 치마나 젖가슴과 엉덩이가 드러나게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입는다. 그런 옷으로 아슬아슬하게 가려진 성기를 암시하면서 남자들에게 성적 흥분을 일으키려는 심리가 숨어 있다.
이런 사람은 자기 스스로 성적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므로 보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해 주길 바란다.
더러는 팬티를 입지 않은 채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기도 한다. 몸매를 멋지게 드러내는 옷을 입고 싶기도 하고, 내 모습을 보는 남자들이 나를 섹시하다고 여기길 바란다.
남자를 만날 때도 노팬티에 짧은 치마를 입고 데이트를 즐긴다.
‘바로 옆 남자에게 성기가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길거리를 활보하며 짜릿한 전율을 느끼는 것이다. 가슴이 뛰고 금지된 장난을 하는 어린아이처럼 흥분하기도 한다. 또 남자가 이 사실을 눈치 채고 깜짝 놀라는 모습을 기대한다.
여성 노출증환자는 이런 행동을 통해 흥분, 긴장감, 쾌감으로 들뜨게 된다. 노출하고 싶은 여자들의 욕망은 끝이 없다. 이들은 특정 상대남성이 있다면 더욱 노골적이다. 노팬티를 하고 겉옷으로 가리는 식의 ‘소극적인 노출은 성에 차지 않는다.
한 여성 노출증환자는 포털사이트 고민상담 코너에 “홀랑 벗고 싶은 알몸을 너무 노골적으로 보여주다간 ‘미친 여자’란 소리를 듣겠지만 그런 상상만으로 아랫도리가 뜨끈해진다”면서 “남자를 만나면 어떻게든 내 몸을 보여주고 싶어 주체할 수가 없다. 실제로 그런 상상을 실행에 옮기기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노출의 짜릿함을 경험한 또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더 놀라울 뿐이다.
올해 25세 여성인 김 모씨는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이다. 놀랍게도 그는 평소 보수적이란 평을 많이 듣는 편이다. 그는 남자들에게 인기도 많지만 아직도 싱글이다. 하지만 밤에 혼자 있을 땐 완전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
알몸으로 잠자는 것 예삿일
혼자 알몸으로 잠을 자는 것은 예삿일이다. 이것만으로 뜨거운 욕망을 억누를 수 없어 잠을 설치는 일이 많다. 그러다 언제부턴가는 새벽 늦은 시간 집밖을 나서기 시작했다.
이 시각 그는 집 근처 한적한 공원으로 가서 옷을 모두 벗는다. 그런 상태로 공원을 걷다보면 말할 수 없는 쾌감이 온몸을 휘감는다는 것.
김씨는 “처음엔 사람들이 볼까 두려웠지만 이젠 익숙해졌다. 매일 이 시간이 기다려져 견딜 수 없다”면서 “가끔 술 취한 사람들과 마주칠 때도 있지만 오히려 취객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면 더 짜릿하다”고 말했다.
역시 직장에 다니는 박모(27·여)씨는 “언제부턴가 남에게 몸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많이 망설였지만 소극적으로 1~2번 하다보니 이젠 매우 과감해졌다. 동네약수터를 비롯해 백화점, 카페 등 이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의 ‘은밀한 곳’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우연을 가장해 보여주므로 정신병자로 몰리는 일은 없단다.
전문직종사자라고만 밝힌 조모(36·여)는 심하게 우울증을 앓고 난 뒤부터 노출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한번은 나도 모르게 편의점에서 앞가슴을 풀어헤친 적 있다. 늦은 저녁시간이어서 사람은 남자점원뿐이었다. 그때 남자점원의 놀란 표정을 보면서 나도 알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면서 “이때부터 노출이 시작됐다. 그 뒤로 완전 알몸으로 공공장소를 거니는 것을 즐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옷을 벗기도 하고, 아파트복도에서도 벗고 2~3개 층을 걸어 다니기까지 한다. 물론 새벽에 한다.
그는 이렇게 하면서 쾌감에 젖어 이젠 그만 둘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신과전문의들은 적절한 수준의 당당한 노출은 매우 정상적이며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여성의 노출은 내적 요인 외에도 사회적 분위기, 문화적 배경, 유행을 좇는 사회심리 등에 영향을 받아 ‘적절한’ 정도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당당한 여성의 노출은 자기존중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또 우울증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일부에선 여성들의 지나친 노출이 남성들의 성충동을 자극, 성희롱이나 성폭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꼭 그렇지는 않다”고 강조한다. “여성의 노출이 젊은 남성들에게 선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자체가 성범죄로 이어지는 건 극히 드물다.”
그러나 여자노출증환자들은 다른 어떤 성도착증환자들보다도 경찰관에 붙잡히는 경우가 많다. 안전하게 노출시키는 경우보다 잡힐 가능성이 많게, 즉 위험하게 노출시키는 게 성적으로 더 큰 흥분을 주기 때문이다.
서준 프리랜서 기자 www.heyman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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