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마마’에서 서지은 역을 맡아 배우 송윤아와 진한 우정을 그려냈던 배우 문정희가 영화 ‘카트’를 통해 비정규직의 현실을 진한 감동으로 그려내 다시 한 번 흥행 퀸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그는 이달에 영화 2편을 동시에 개봉하는 스크린 대세녀로 등극하는 등 안방과 스크린을 오가며 톡톡 튀는 열정을 발산하고 있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영화 연가시 이후 대중들에게 탄탄한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 문정희는 얼마 전 드라마 마마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공중파 방송의 위력이겠지만 이제는 어엿한 여학생 팬들까지 생겼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문정희는 지난달 24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일요서울]을 만나 “촬영당시 진짜 조합원이 된 느낌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영화 ‘카트’를 통해 비정규직의 애환을 그린 그는 “촬영장인 마트 세트장은 실제 일터 같았고 끝나면 숙소로 돌아와 같이 떡볶이도 해먹고 게임도 하는 등 속내를 털어놓으며 끈끈한 유대감을 느꼈던 시간이었다”면서 “막상 첫 완성본을 봤을 때는 그런 동료가 영화 안에서 부당한 해고와 상황들에 있다고 생각하니깐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회적 문제를 다뤄 중압감이 들었지만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소셜테이너거나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것은 이웃의 얘기이자 엄마들의 얘기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고발보다는 공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며 이 작품을 선택한 데는 배우 김영애와 염정아의 캐스팅이 한몫 했다고 전했다. 그는 “저도 실은 비정규직이잖아요 옛날 생각하면서 공감이 많이 됐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작품을 선택할 때 흥행성을 보는지 묻자 그는 “앞서 연가시나 숨바꼭질도 흥행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결정했다”면서 “작품을 고를 때 흥행을 따지지는 않는다. 그것보다 영화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될까를 먼저 본다”며 연기에만 집중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 만큼 이번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그는 “촬영 초기에 싱글맘이자 비정규직인 혜미(문정희 분)도 선희(염정아 분) 모습처럼 삶을 보여줘서 인물을 풍성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냈다. 하지만 극이 질척거릴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아 조금 강한 인상과 함축적인 캐릭터로 바꿨다”며 “극중 혜미는 함축적인 감정으로 절제를 통해서 설명이 아닌 그냥 좀 묵묵히 어떤 것에 대한 반응을 통해 숨겨져 있는 감정들을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캐릭터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덕분에 문정희는 촬영한 분량이 많았음에도 최종본에서는 담백하게 편집됐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 담백함이 좋았다고 강조한다.

“연가시, 숨바꼭질, 마마 모두 모성애가 탁월한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현실은 안 그렇다”며 “솔직하게 말하면 모성은 잘 모른다. 잘 표현됐다고 해주시니 칭찬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아 추측해서 연기를 했으니 잘 모른다가 정답일 것 같다”고 솔직함을 드러냈다. 그는 “엄마역을 해서 성공했다기보다 작품 속 캐릭터마다 그 여성이 가지고 있었던 부분을 잘 소화해낸 것 뿐”이라고 웃음 지었다.

그는 “배우는 어떤 위치의 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땅에 발붙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세상 사람들에 전달해주는 사람들이다. 그런 어려움이나 과정들이 없었으면 제가 힘이 없었을 것 같고 그걸 버티기보다는 그 시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지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정희는 관객들을 만나는 것으로 올해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당분간 저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질 예정”이라며 “올해 말에 작품 하나를 고민하고 있지만 미정이다. 영화든 드라마든 오는 인연을 막을 수는 없는 것 같다. 매 작품 진솔한 연기로 찾아뵙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영화 ‘카트’는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하루아침에 해고되자 복직투쟁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는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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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송승진 기자>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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