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가득 ‘GS리테일’
먹구름 가득 ‘GS리테일’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4-11-03 11:46
  • 승인 2014.11.03 11:46
  • 호수 1070
  • 2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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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 불똥…허씨一家 ‘초긴장’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담뱃값 인상’ 호재로 오랜만에 웃던 GS리테일(부회장 허승조·사진)이 최근 국세청의 세무조사로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사측은 “특별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의 시선은 부드럽지 못하다. 4년간 3차례의 세무조사는 이례적인 데다가 국세청이 구체적인 탈세 정황을 파악하고 조사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이번 세무조사가 GS그룹 4세들이 장악하고 있는 옥산유통을 조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불똥이 오너일가로 튈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이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소재 GS리테일에 대해 두 달여 동안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은 2010년 세무조사를 받은 데 이어 2011년에도 특별 세무조사를 받아 50억 원 가량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당시 GS리테일은 4년간 중소제조사들이 사은품 등의 기획상품을 대기업에 판매하는 과정에 개입, 자신들이 상품을 받아서 최종수요자인 법인사업자들에게 판매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해 1800억 원 규모의 매출과 수십억 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긴 정황이 적발됐다.

GS리테일 측은 당시 매출액 과다계상과 탈세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엔 국세청이 또 다시 GS리테일의 탈세 여부에 중점을 두고 집중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어 조사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더불어 이번 GS리테일에 대한 세무조사가 그동안 불거졌던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 흔적이 발각돼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돈다. 모 기업 GS그룹 4세들이 장악하고 있는 옥산유통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그것이다.

 

4년 만에 세 차례 ‘이례적’…일감몰아주기 논란 재점화
주력 사업 주춤…허 부회장 경영능력 의분부호 붙어


국내 최대 외산담배업체로 알려진 ‘옥산유통'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 허서홍씨가 지분 20.06%를,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허준홍씨가 19.04%,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세홍씨가 7.14%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옥산유통은 GS리테일을 기반으로 매년 매출 성장을 이뤘다. 2005년 이후 7년 동안 꾸준히 10억~30억원의 영업이익을, 10억~20억원의 순이익을 얻었다. 거래도 GS리테일과의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불공정거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정기적인 세무조사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다. 또한 최근까지 GS리테일이 담뱃값 인상에 따른 호재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악재를 만난 게 우연이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그동안 담배는 편의점 업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품목인 만큼 GS리테일의 실적에도 긍정적일 영향을 끼친 게 사실이다.

류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의 경우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34% 수준으로 약 1조2000억원"이라며 “가격인상은 재고에 따른 일회성 이익과 담배 인상이 추진되는 내년 이전에 담배구매 증가로 이어져 단기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 감소도 우려

일각에선 이 같은 이유로 허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한다.
2000년대 초반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각종 신규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성적이 시원찮기 때문이다.

신규사업 마다 지지부진한 실적으로 사업을 철수하는 것은 물론, 주력사업은 실적악화로 난항을 겪으면서 허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담배값 상승 호재도 길진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허 부회장으로선 부담이다. 담배 소매점 광고 금지로 금연비율이 증가한다면 가격인상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담배구매와 함께 이뤄지는 음료와 같은 연계구매 감소, 담배 매출비중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률 하락 등을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류 연구원은 “만약 유통마진율이 기존 10%를 유지하고 담배수요 감소 32% 수준을 예상한다면 영업이익은 95억원 증가할 것이나, 유통마진율이 8%로 하락한다면 영업이익이 역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편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허승조 부회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숙부이다. 이에 이번 논란이 오너일가로 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업계 전반으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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