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이지혜 기자] 제9대 서울시의회가 출범한 지 100일이 다가온다. 이번 시의회는 ‘바꾸고, 지키고, 뛰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잘못된 특권, 관행, 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시의회는 이를 위해 어떠한 일을 하고 있을까. 또 제9대 시의회의 주요 과제는 무엇일까.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 싱크홀 등 안전문제가 민감하게 대두되는 시점에 서울시의 대책은 무엇인지 서울시의회 박래학 의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박 의장과의 1문1답.
▲제9대 서울시의회가 출범한 지 100일이 돼간다. 시의회 의장으로 100일을 맞은 소감은.
-시간이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의회, 사랑받는 의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의장으로서 느끼는 무게감이 더 커진다.
▲서울시의회는 ‘바꾸고, 지키고, 뛰겠습니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잘못된 관행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잘못된 특권, 관행, 제도를 바꾸기 위해 먼저 시의원 해외연수제도에 대한 정확한 틀을 마련했다. 시의원들은 공무로 국외 출장을 갈 때 반드시 연수계획과 성과를 시민들에게 완전 공개한다. 이러한 자료는 시의회 홈페이지에 게재된다. 또 예산의 투명성을 위해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의원이 형사사건으로 구속될 경우 의정활동비 지급을 금지하는 개혁안을 논의하고 있다.
▲추락한 신뢰도를 올리고 청렴한 의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보다 투명하고 청렴한 시의회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개원하자마자 의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최근에 문제가 된 막말 공무원의 폐해가 다시는 없도록 수석전문위원 등 의회직 공무원에 대한 다면평가 강화와 함께 도덕·윤리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의원의 윤리실천규범을 구체화하는 의원행동강령 조례안에 대해 검토가 진행되고 있으며, 윤리특별위원회의 상설화, 출석률 공개 등을 통해 의회 의원의 특권과 관행·제도를 바꾸고자 한다.
▲세월호 참사에 이어 싱크홀이 다수 발견되면서 시민 불안이 커졌다. 시의회는 ‘싱크홀 발생 원인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성과는?
-최근 제2롯데월드 인근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지하철 9호선으로 인한 동공과 노후하수관으로 인한 도로함몰로 밝혀졌다. 하지만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시의회는 관련 기관의 업무보고를 받고 땅 속에 방치된 폐관에 대한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또 노후하수관 정비에 필요한 예산의 50%를 국비에서 지원할 것과 대형굴착이 수반되는 공사에 대해서는 지하수영향조사를 의무화하는 ‘지하수법’개정 건의안 등 2건의 대정부 건의안도 발의했다.
▲서울시는 지반침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골든타임제 등 서울시의 안전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대형재난의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의 재난과 비교해 복합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신속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서울시의 주요 안전정책은 재난 발생 이후 피해 복구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각 재난의 특성, 재난별 골든타임을 고려한 효율적인 예방과 대응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기 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시는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으나 시민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시의회는 임시 개장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나.
-일반적으로 건축물 사용승인은 건물 전체를 동시에 허가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의 경우는 특이하게 123층과 저층을 구분해, 저층을 먼저 임시 사용승인을 얻어 사용하면서 동시에 초고층공사를 진행한다는 것인데, 저층에서 활동 중인 시민에 대한 안전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따라서 시의회는 임시사용 승인이 신중히 검토돼야 할 사항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시민의 안전 문제에 있어서 시의회는 결코 양보할 생각이 없다.
▲복지 예산이 계속 늘어나면서 시와 자치구에서는 재원부족으로 자체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에 지자체의 부족한 예산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무상보육, 기초연금 등은 대통령의 공약이다. 당연히 중앙정부의 차원에서 추진돼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을 지자체가 감당하는 것은 부당하다. 그래서 지자체와 지방의회가 힘을 합쳐 지방소비세 확대, 지방교부세율 인상 등 중앙재원의 지방이양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할 예정이다. 또 부족한 예산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방세 비과세 감면도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시에 속한 의회사무처 직원 인사권을 독립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은 의회의 독립성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의회 사무처의 직원 인사권이 자치단체장에게 있다 보니 직원들은 인사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사실상 제약을 받게 된다. 또 의원들의 중요한 정보가 집행부에 전달되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지방의회가 제대로 된 책무를 다하려면 인사권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의회를 이끌어갈 각오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시의회의 위상은 참담하다. 하지만 의원들 모두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면 희망의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의원들은 시민들로 하여금 행복한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주실 것을 부탁한다. 제9대 서울시의회 106명의 의원들은 우리 시민들이 공평과 정의가 살아있고 법치와 인권이 존중받는 서울에서 오늘보다 더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 서울 시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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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