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선수 ‘낙태 종용’ 파문 의문2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축구계가 또 다시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미스코리아 출신 여성이 현직 국가대표축구선수의 아이를 가졌다가 버림받았다는 하소연 때문이다. 지난 6일 실명이 드러나는 대한축구협회게시판에 A4용지 3장 분량으로 올라온 글이 사건의 도화선을 당겼다.
글쓴이는 2007년 미스코리아 미 김주연 씨다. 혼전임신→낙태종용→유산으로 이어지는 김씨의 폭로는 가히 충격적이다. 충격적인 사건의 당사자는 포항스틸러스 소속 수비수 황재원(27)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남자친구인 황 선수에게 버림받은 정신적 충격
으로 결국 유산했다고 주장했다.
동아시아대회를 위해 중국에 머물고 있는 대표팀에도 비상이 걸렸다.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텝들은 황 선수를 불러 진상파악에 나섰다. 황 선수는 결국 대회참가 차 중국으로 떠난 지 이틀 만에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두 사람은 각각 혼인빙자간음과 명예훼손으로 법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들의 다툼은 진실게임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김씨vs황 선수 “고소하겠다”
누리꾼들 사이에 일찌감치 실명이 드러난 황 선수는 서둘러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7일 시작된 동아시아대회를 위해 중국에 머물던 황 선수는 급히 귀국,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황 선수 쪽은 게시판에 올린 글과 관련,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김씨 쪽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역시 이에 정면으로 맞설 예정이다. 김씨 어머니는 지난 14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게시판에 올린 호소문은 한점 거짓도 없는 사실이다. 변호사를 만나 입장을 정리하고 황 선수에 대한 소송도 불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 쪽 주장에 따르면 혼인빙자간음, 폭행, 낙태종용 과정에서 벌어진 정신적 학대 등이 소송이유다.
또 하루 뒤인 지난 15일 이 매체와 직접 통화 한 김씨는 “유산된 태아를 병원에 보관하고 있다. 황 선수의 친자식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DNA검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황 선수가 허정무 감독 등 대표팀 코치진과 면담하며 “내 아이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 8일 새벽 마지막으로 황 선수를 만나 결별통보를 받은 뒤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난 10일 임신 4개월 상태에서 유산한 김씨는 한 지방병원에서 산부인과 진료와 정신과 치료를 함께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불거지자 결국 이 일로 황 선수는 대표팀에서 쫓겨났다. 대한축구협회는 사건이 기사화된 직후인 지난 14일 오후 황 선수를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팀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한국으로 돌아온 황 선수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문 1
순수한 억울함의 표현?
김씨는 지난 6일 대한축구협회 게시판에 본인 실명을 밝히고 장문의 글을 올렸다.
내용을 보면 충격적이다. 황 선수 아이를 가졌으나 낙태를 강요당하고 버림받았다는 게 김씨 주장이다.
김씨는 또 한 스포츠신문에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자청했다. 미스코리아로 이름이 알려진 김씨였지만 모든 걸 밝히기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한 것이다.
김씨는 매체와의 전화통화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한 상태로 충격을 받아 아이까지 잃었다. 아이아빠에게 미안하다는 사과한마디 듣지 못했다”고 황 선수를 맹비난했다.
김씨에 따르면 8개월 동안 교제하며 여러 번 관계를 가졌으나 두 사람은 단 한 번도 피임을 하지 않았다. 임신을 걱정하는 김씨에게 황 선수는 “아이가 생기면 결혼하자”는 말로 달랬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하지만 이것이 사건을 촉발시키는 계기였다. 결국 김씨는 임신했고 이를 지난해 12월 황 선수에게 알리자 두 사람 사이는 급속도로 싸늘해졌다는 것.
김씨는 게시판에 남긴 글을 통해 “황 선수는 자신에게 ‘아이를 지우라’고 강요했고 결국 만나주기는커녕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것이 김씨가 치부를 드러내면서까지 한 폭로의 이유다.
또 김씨는 황 선수가 낙태를 강요하는 과정에서 보낸 문자메시지와 음성녹음자료를 모두 갖고 있다고 해 추가 폭로 가능성을 높였다.
한편 주목을 끄는 것은 일부 축구팬들이 이 같은 사실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한 팬은 “김씨가 지난해 12월 또 다른 인터넷커뮤니티에 실명만 숨기고 하소연을 한적 있다”고 증언했다.
때문에 일부에선 김씨가 대표팀 승선으로 스타가 된 황 선수의 발목을 잡기 위해 일부러 민감한 때 실명을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의문 2
‘정신적 충격’에 유산?
또 지난해 12월말께 집을 나와 미혼모시설에 머물렀다는 김씨는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이틀 뒤인 지난 8일 새벽 황 선수 집을 찾아갔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다시 생각해보라고 빌었다. 그러나 오히려 술에 취한 황 선수로부터 머리를 맞았다”며 자신이 폭행당한 사실도 폭로했다.
이렇게 되자 순식간에 수천 명의 누리꾼들은 황 선수를 향해 원색적인 맹공을 퍼부었다.
김씨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축구선수로서 자격이 없다. 은퇴해야 한다” “팀 명예를 더럽혔다. 저런 선수는 다시는 축구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해야 한다” “여자를 임신시켜놓고 책임을 회피하는 건 인간이하의 짓이다”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황 선수를 잘 아는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황 선수가) 요즘 죽어버리고 싶다”며 답답함을 털어놨다고 말했다. 결혼과 임신문제에 앞서 황 선수가 김씨와의 관계로 매우 힘들어했다는 것.
황 선수는 대표팀 코치들과의 면담에서도 “(김씨와) 결혼할 생각이 없다. 도무지 마음이 가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관계자는 김씨 주장에 의문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김씨 주장을 그대로 믿기 힘들다. 아직 황 선수가 입장을 밝히지 않아 진실이 뭣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칫 황 선수가 비난여론에 마녀사냥을 당할까 걱정스럽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신적 충격’으로 유산됐다는 김씨 주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는 임신 초낙태를 강요당하는 상황에서도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다”며 출산의지를 보였다. 때문에 스트레스로 자연유산했을 만큼 태아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김씨 주장은 쉽게 납득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와 더불어 김씨가 받았다는 ‘정신적 충격’에 대한 구체적 상황도 알려진 게 없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로스쿨 진학을 준비해온 김씨는 미스코리아대회 3위에 오를 정도로 팔방미인이었다. 그런 김씨가 ‘폭로’란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알려지지 않은 ‘속사정’이 있을 것이란 추측도 무성하다.
황 선수가 다른 여자와 사귀고 있어 그에 대한 배신감이 극에 달했을 수도 있다는 것.
이런 의혹은 태극마크를 빼앗기고 한국에 돌아온 황 선수가 정면 대응하는 과정에서 하나씩 풀릴 것으로 보인다.
황 선수는 대표팀 관계자들에게 “직접 나서 해결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성의 인생과 프로선수 생명이 걸린 만큼 양쪽 입장은 날카롭게 맞설 게 분명하다. 변호사를 앞세운 옛 연인의 치열한 법정공
방이 진실게임 2라운드로 번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알려지지 않은 축구계 스캔들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 축구스타의 ‘옆자리’는 신분상승기회로 통한다. 인터넷 얼짱과 미인대회 출신 여성들이 ‘축구스타 쟁탈전’을 벌이기도 할 정도다.
그런 가운데 알려지지 않은 축구계 비화도 상당하다. 국가대표출신으로 월드컵까지 경험하고 은퇴한 스타 A씨의 ‘혼인빙자간음’ 고소사건은 그중 유명하다.
이미 가정을 이뤄 아이까지 둔 A씨가 미모의 유부녀 B씨를 만난 건 수년 전. 빼어난 외모와 탄탄한 몸매로 여심을 사로잡은 그는 B씨에게 결혼까지 약속했다. 그를 철썩 같이 믿은 B씨는 결국 남편과 이혼까지 하고 사건의 핵이 됐다. A씨는 가정을 깰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결국 A씨는 그녀를 버렸다. 순식간에 ‘낙동강 오리알’이 된 B씨는 격분해 A씨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한때 국민적 스타였던 A씨를 위해 과거 소속 구단이 구원자로 나섰다. 구단은 모든 힘을 총동원, B씨와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국보급 스타’가 얽힌 엄청난 스캔들에 기자들도 입이 가려운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대기업을 등에 업은 구단은 기자들 입을 막는데도 선수급이었다. 결국 A씨의 섹스스캔들은 기자들 사이에서만 떠도는 ‘아련한 추억’이 돼 묻혔다.
유망주로 주목받은 C선수는 ‘연상의 그녀’에게 빠져 신세를 망친 경우다. 처음 프로에 입문해 이름을 날리던 시절, ‘이모뻘의 연상녀’ D씨에게 자동차 등 값비싼 선물을 받으며 관계를 맺은 C선수.
사정을 아는 관계자들은 연상녀 D씨를 놓고 “유소년 스폰서냐”며 비아냥 거렸다. D씨와의 관계에 열중한 나머지 점점 페이스가 떨어진 C선수. 결국 보다 못한 구단이 나서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격노한 구단 프런트와 한바탕 마찰을 겪은 C선수는 ‘노예계약’에 가까운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서야 간신히 팀에 남을 수 있었다.
수년 전 나이 어린 신부와 서둘러 결혼식을 올린 대표팀 출신 E선수의 비화도 상당한 수위를 자랑한다. E선수의 피앙세로 알려진 여성 F씨는 다름 아닌 E선수의 팀 동료와 사귀던 여인이었다. 유망주로 각광받던 E선수에게 F씨가 의도적으로 접근, 그의 아이를 임신하면서 세 사람의 관계는 묘한 절정으로 치달았다. E선수에게 여자 친구를 빼앗긴 같은 팀 동료는 결국 축구를 그만두고 E선수와 인연을 끊었다.
이미 미모의 스튜어디스 여자 친구를 둔 E선수. 하지만 그는 사랑과 우정보다 명예를 택한다. E선수는 F씨에게 뱃속아기를 지우는 것을 결혼조건으로 내건 것.
결국 E선수의 전성기도 결혼과 함께 막을 내렸다. 결혼 직후 각방을 쓰며 ‘남 보다 못한’ 신혼생활을 이어간 두 사람은 공식행사에 한 번도 함께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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