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BBK투자자문의 관계를 폭로했던 김경준(48) 전 BBK투자자문 대표가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에서 1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8단독 양상익 판사는 김 전 대표가 "정보공개청구권을 박탈당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에 대한 비공개처분 전까지 매년 외국인 수용자들이 10여건 정도의 정보공개청구를 했다"며 "이들에 대해 수용기관장들이 정보공개청구권이 없다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한 적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국가 소속 공무원들이 정보공개청구권의 의의나 형집행법의 입법취지, 관련 법규정 내용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고 다소 안이하게 법령해석을 했다고 보인다"며 "공무원들의 과실로 인해 정보공개청구권을 박탈 당한 김 전 대표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적자인 김 전 대표는 'BBK 주가조작 사기'에 연루돼 2009년 징역7년에 벌금100억원을 확정 선고 받고 천안교도소에 수감됐다.
김 전 대표는 이에 국제수형자이송법에 따른 국외이송 요건을 갖추기 위해 벌금형을 먼저 집행하길 희망했다.
국제수형자이송법은 외국 국적자가 국내에서 징역·구금 등 자유형과 벌금형을 함께 선고 받은 경우 벌금을 모두 내면 국외이송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2012년 4월 김 전 대표에 대해 벌금형 집행을 위한 노역장 유치를 시켰다가 6일 만에 다시 징역형을 먼저 치르도록 했다.
김 전 대표는 이같은 형집행 순서 변경에 불만을 품고 서울남부지검에 관련 사무규칙과 업무처리지침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검찰은 그러나 "안전행정부 질의 결과 국내에 일정한 주소를 두고 거주하는 외국인만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다"며 김 전 대표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도소는 형집행장소일뿐 주소로 볼 수가 없다는 논지였다.
김 전 대표는 이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고 결국 검찰의 정보비공개처분은 위법하다는 확정 판결을 받아냈다.
김 전 대표는 이 확정 판결을 근거로 이 사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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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