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기자회견 자청한 진짜 이유
나훈아 기자회견 자청한 진짜 이유
  • 윤지환 기자
  • 입력 2008-01-30 15:28
  • 승인 2008.01.30 15:28
  • 호수 718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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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풀리지 않는 두 가지 의문

나훈아(60·최홍기)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고 입을 열었다. 모습을 감춘 지 1년만의 일이다.

나훈아는 지난 1월 25일 서울 홍은동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가량 의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소문들이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나훈아는 소문들에 대해 “모두 소설 같은 이야기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있었지만 그는 일체 질문을 받지 않고 그대로 회견장을 빠져나가 버렸다. 이에 나훈아와 관련 속시원히 풀리지 않는 의문 두 가지를 짚어 봤다.


의문1 왜 갑자기 기자회견 자청했나?

나훈아는 기자회견 때 “그냥 두기엔 두 처자들(김혜수·김선아)이 아직 젊고 내가 나서지 않으면…(중략) 복구를 위해서는 내가 나서는 수가 밖에 없었다”며 모습을 드러낸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두 여자연예인이 자신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일이 없었다면 기자회견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말을 종합해 보면 결국 두 여자연예인 보호를 위해 회견을 열었다는 소리다.

그러나 그의 이런 말을 두고 일부에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나훈아와의 스캔들로 곤혹을 치른 여성들은 사실 이들 뿐 아니다. 그럼에도 나훈아는 왜 하필 이들 두 사람에 대해서만 직접 나선 것인지 의아해 하고 있다.

지난해 코미디언 A씨의 전처와 나훈아가 불륜관계란 소문이 급속도로 확산된 적 있다. 이 소문은 A씨가 한 스포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아내와 이혼한 이유는 아내의 불륜 때문이며 가정파괴범인 불륜남자는 유명가수 C”라고 밝히면서 기정사실화 됐다.

이전부터 불륜소문에 시달리던 A씨의 전처는 이 기사가 나가면서 더욱 모진 시련을 겪어야했다. 실명이 공개된 것은 물론 사진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이때 나훈아는 침묵을 지켰다.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는 간단한 입장표명조차도 하지 않은 그였다. 하지만 이번 회견에선 달랐다. 두 여자연예인에 대한 루머를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A씨 전처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선 김에 한 말이지 그것을 위한 회견은 아니었다. A씨 전처와의 불륜소문에 대한 그의 답은 “내가 간통을 저질렀다면 옆집의 개새끼”였다. 이 소문에 대한 입장표명은 이렇게 간단했다. 이른바 ‘K양 루머’도 사실
이렇게 간단히 끝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러나 나훈아는 소문이 크게 번지고 사건이 커질 대로 커진 뒤에야 회견을 열었다. 그는 왜 이제야 나타난 것일까. 또 지금까지 여성들과 관련된 루머를 공식적으로 해명한 적 없는 그가 이번엔 두 여자연예인을 위해 “(루머에 대한 보도를) 바로잡아 달라”며 간곡히 부탁했다. 루머에 반응하지 않던 나훈아. 무엇이 그를 나서게 한 것일까. 이 부분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의문2 잠적한 게 아니다?

나훈아는 자신이 잠적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저 보다 좋은 모습, 뭔가 다른 모습을 팬들에게 보이기 위해 여행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단지 그런 것일 뿐인데 언론에서 멋대로 억측보도를 하기 시작했다며 기자들에게 ‘유감’을 나타냈다.

이어 조금만 발품을 팔면 알 수 있는 사실들임에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이상한 쪽으로 사안을 몰고 갔다고도 했다. 과연 그럴까.

‘나훈아 잠적설’이 나돈 이유는 기본적으로 그와 연락이 전혀 닿지 않을 뿐 아니라 그의 최측근 인사들조차도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잠적한 게 아니라면 왜 주변인사들 중 그의 소재를 아는 이가 한명도 없었을까. 그들이 알면서도 모른다고 했던 것이라면 그들은 또 왜 그래야만 했을까.

최측근들이 입을 다문 것은 나훈아가 쥐도 새도 모르게 잠적했거나, 본인이 그렇게 하도록 주변인들에게 지시 또는 부탁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그게 아니라면 특별히 말 못할 이유가 없다. 여기서 짚이는 의문점은 ‘나훈아는 왜 행방을 감춰야 했는가’ 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훈아 측근에게 “나훈아씨 어디 있어요?”라고 물었을 때 “작품구상을 위해 해외여행 중이십니다. 방해 받고 싶지 않으셔서 연락처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답했다면 잠적설이 이처럼 불거지진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그의 행방을 아무도 모른것에서 비롯됐다.

나훈아는 스스로 40년간 기자들을 상대해 왔으므로 이제 속성을 잘 안다고 했다. 그런 그가 문제를 키우는 행동이 뭔지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나훈아는 기자회견에서 잠행이 아닌데 기자들이 억측을 했다면서도 왜 측근들이 자신의 행방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야 했는지에 대해선 속 시원하게 답해주지 않았다. 때문에 일부에선 그의 ‘잠적 같은 여행’을 두고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이처럼 그의 미스터리는 꼬리를 물 수밖에 없다.

윤지환 기자 jj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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