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일본무대에 진출 첫 해 핵심전력으로 급부상한 끝판대장 오승환(한신 타이거즈)과 빅보이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재팬시리즈에서 맞붙게 돼 신 한류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간 재팬시리즈에서 한국인 투수와 타자의 맞대결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더욱이 이 두 사람은 마운드와 타선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하며 재팬시리즈의 관전포인트로 급부상했다.
이대호가 속한 소프트뱅크는 지난 20일 후쿠오카돔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퍼시픽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6차전에서 4-1로 승리하며 재팬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소프트뱅크는 당초 정규리그 1위를 달성, 프리미엄 1승을 안은 채 시리즈를 시작해 무난히 재팬시리즈 진출을 예상했으나 3승 3패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구사일생해 재팬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날 이대호는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3-0으로 앞선 8회말 1사 3루 상황에서 적시 2루타를 날려 쐐기타점을 올렸다. 특히 그는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타율 0.400(20타수 8안타) 4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자랑해 재팬시리즈에서의 맹활약이 기대된다.
한신의 수호신으로 등극한 오승환은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연투에 연투를 거듭하며 팀을 재팬시리즈까지 이끌었다. 더욱이 그는 시리즈 6경기에 모두 출전해 8⅓이닝 10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면서 한국인 최초로 클라이맥스시리즈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승환은 재팬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직후 인터뷰에서 “재팬시리즈 진출이 끝이 아니다. 재팬시리즈에서 조금 긴장을 하라는 의미에서 홈런이 2개 나온 것 같다. 재팬시리즈에서 더 확실한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런 오승환의 활약 덕분에 한신도 덩달아 신바람이 났다. 한신은 일본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함께 인기를 양분하는 구단이지만 우승을 놓고 보면 초라하다. 1985년 우승이 유일하다. 이에 우승을 향한 눈물겨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좀처럼 행운의 여신이 그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한신은 재팬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며 MVP에 오른 ‘돌부처’ 오승환을 ‘이시가미사마(돌신님)’으로 신격화 할 정도로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인 스포츠닛폰은 지난 22일 “사상 최초로 재팬시리즈에서 ‘한류대결’이 실현될 것 같다”면서 오승환과 이대호의 맞대결을 주목했다. 이들은 “이대호가 한국 프로야구 시절 오승환을 상대로 25타수 8안타, 타율 0.32를 기록했다”면서 “8개의 안타 중 3개가 홈런이었다. 오승환의 천적이라고 부를 만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25일 시작된 재팬시리즈는 1, 2차전을 한신 홈구장에서 치렀고 오는 28일부터 소프트뱅크 홈구장으로 이동해 3, 4, 5차전을 갖는다. 5차전까지 승부가 갈리지 않을 경우 다시 한신 홈구장에서 다음달 1과 2일 6, 7차전을 치러 올 시즌 재팬시리즈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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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