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매니아 200명에 물었다

성매매특별법과 최악의 경기불황으로 전멸위기에 놓였던 것으로 알려졌던 룸살롱이 제 살과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마침내 제2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 룸살롱은 극소수의 주당들만이 이용하던 ‘특별장소’였다. 하지만 지금은 얘기가 달라졌다. 룸살롱의 대중화로 룸살롱문화는 이제 우리의 술 문화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에 남성포털사이트인 헤이맨투데이와 디시인사이드 유흥갤러리에서 활약하는 룸살롱 매니아와 룸살롱 초원의 집과 샬루트에 드나드는 손님 2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8월17일~30일) 설문조사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룸살롱 매니아들은 어떻게 마시고, 즐기는지 살펴봄으로서 우리 음주문화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매니아들, 이런 룸살롱 더 좋아한다
경기불황으로 룸살롱들이 서비스형태에 ‘혁명’이라 불러도 좋을 일대 변화를 주면서 룸살롱형태는 실로 다양해졌다. 텐프로, 쩜오, 퍼블릭, 하드코어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전국 룸살롱 매니아들은 종류는 차지하고 어떤 특징을 갖춘 룸살롱을 좋아할까. 여기에 답은 당연히 ‘서비스가 좋은 곳’이다.
하지만 최근 서비스가 좋은 것은 모든 업소들이 갖춰야할 기본 덕목(?)이다.
이런 까닭에 기호를 좀 더 세분화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인테리어가 훌륭한 곳, 값이 싼 곳, 아가씨가 예쁜 곳 등 매니아들이 평가하는 우선순위는 저마다 다르다.
조사에 따르면 매니아들의 47%가 단연 예쁜 아가씨들이 있는 곳을 택했다.
이렇게 응답한 매니아들 중 아이디 choi’s girl인 한 응답자는 “룸살롱하면 여자가 있는 술집으로 대표 된다”며 “룸살롱에 여자 보러가는것 보다 더 큰 이유는 없다. 아무리 서비스가 좋고 술값이 싸도 아가씨가 폭탄이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자신의 응답에 대한 변을 남겼다.
이어 응답자수가 두 번째로 많은 것은 ‘술값이 싼 곳’. 전체의 21%인 42명의 매니아들이 이처럼 답했다. 이들은 “아가씨는 애인이 아닐 바에 기본만 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주머니사정이 맞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밖에 △고객관리가 잘되는 곳 △싼 티가 나지 않는 곳 △친한 구좌가 있는 곳 등을 꼽았다.
또 선호하는 룸살롱 형태에 대해 매니아들은 최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퍼블릭과 이른바 ‘20%집’이라 불리는 클럽형 룸살롱을 가장 많이 꼽았다. 1년 전 만해도 경기불황 여파로 클럽형 대신 북창동식 룸살롱이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지금은 북창동보다 약간 고급화된 곳을 찾는 추세로 돌아서고 있다. 경기가 예년보다 나아졌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43%에 이르는 매니아들이 퍼블릭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많은 게 퍼블릭보다 조금 나은 클럽형. 선호도는 전체 26%였다.
이어 북창동은 19%로 여전히 강한 인지도를 보이고 있었다. 과거 화려한 명성을 드높였던 텐프로는 이용자수가 7%였다. 나머지는 쩜오집과 단란주점 등이었다.
이에 대해 룸살롱 ‘살루트’의 한 관계자는 “최근 룸살롱들은 텐프로를 제외하고 대부분 아가씨들이 평준화되는 추세다”면서 “그러나 텐프로보다 하향평준화 되는 게 아니라 상향평준화 돼가고 있어 고객들은 새로운 업소를 찾기보다 아는 구좌 또는 아는 아가씨가 있는 업소로 가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은 아가씨들이 예쁘기만 한 곳보다 ‘수질’은 B급 정도지만 값과 서비스, 아가씨 성격 등 다방면으로 접근성이 좋은 형태의 업소인 퍼블릭을 좋아한다는 것.
1회 룸살롱 방문 때 쓰는 비용
매니아들이 룸살롱에서 뿌리는 돈은 얼마나 될까. 업소 종류에 따라,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다르다. 조사에 참여한 매니아들에 따르면 1인당 평균 15만~20만원선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번 업소 출입 때 드는 비용은 얼마입니까’란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60%이상인 120여명이 “1인당 20만원 정도”라고 답했다.
이들에 따르면 3명 이상이 모여 일반양주를 시켜 놓고 평균수준으로 놀면 10% 할인서비스 등을 받아 비용을 줄여준다고 했다.
하지만 응답자 중엔 하루 비용이 200만원이란 사람도 있었다. 쩜오집을 자주 찾는다는 이 매니아는 이용횟수가 한 달에 1~2번 꼴로 자주가지는 않지만 한번 가면 보통 200만원 이상을 쓴다는 것.
지금은 다소 주춤한 서울 북창동 이용자들의 경우 두 사람 기준으로 50만원 선. 북창동은 사람 수가 늘수록 가격 오름폭이 낮아지는 장점이 있다. 4명이 즐기는데 70만원 선이면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어떤 아가씨를 많이 찾나
사람들은 모두 제각각이라지만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성형은 몇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청순형, 지적인 형, 세련형, 섹시형, 톰보이형 등이다.
특히 룸살롱을 찾는 남성들은 이 가운데서 세련형을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련형이란 쉽게 말해 ‘나가요 걸’ 색깔이 없고 부티가 나는 여성형을 말한다.
남성들의 이런 취향 때문에 아가씨들은 명품으로 몸을 치장하기에 여념이 없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의 남성이 세련미가 흐르는 아가씨들이 좋다고 답했다. 이어 31%가 섹시한 아가씨를, 11%가 청순형을 택했다.
눈에 띄는 기타응답자 중엔 ‘말이 잘 통하는 아가씨’를 꼽은 매니아도 있었다.
깜짝 누드쇼 벌이며 손님 사냥
업소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역을 깨는 경우도 많다. 업소 영업형태가 퍼블릭이라 할지라도 고객이 원하고, 팁까지 두둑하게 곁들여지면 순식간에 하드코어형 업소로 바뀌는 것이다.
이 현상은 서울 강남지역 업소들보다 강북지역 업소들에서 보다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때문에 주변업소들도 잇따라 영역파괴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조사에 참여한 아이디 ‘톰보우 윙’을 쓰는 한 매니아는 “인터넷에 누군가의 탐방기가 뜨면 그 해당 업소도 같이 뜬다. 이 때문에 업소는 고객들을 위해 깜짝 누드쇼 등을 벌이는가 하면 퍼블릭 업소임에도 북창동식 하드코어서비스도 마다하지 않아 뜬 업소가 몇 군데 있다. 개인적
으로 그런 곳을 찾아다니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에 업소에서 북창동식을 포함한 초특급 쇼를 경험한 이들도 적잖다. 이런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28%가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들에 따르면 북창동에서 즐길 때처럼 속칭 ‘전투’까지 치러봤다는 것. 뿐만 아니라 최후의 선을 넘지 않았을 뿐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행위(?)를 다 했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2%는 룸의 화장실 안에서 은밀한 행위까지 했었다고 고백했다.
엽기적인 대답은 특히 북창동 매니아들에게서 많이 나왔다. 그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서비스에 대해 감히 최고 서비스를 받았노라고 말한다. 이들의 이런 자랑을 듣고 있자면 ‘도대체 어떤 짓을 해보았길래’라는 질문이 절로 나온다.
‘룸살롱 룸 안에서 어떤 행위를 해봤나’는 질문에 대한 매니아들 답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됐다. 변태행위, 가혹행위, 쇼행위가 그것이다.
테이블 위에서 창작공연(?)을 시키는가하면 남성들과의 ‘전투’ 때 평소와는 다른 방법으로 일을 치러봤다는 증언은 생각보다 많다. 보다 과격해지는 북창동서비스가 과거 미아리 텍사스서비스를 접목시키면서 높은 팁만 따라준다면 변태손님들을 알아 모신다는 소문도 매니아들 사이에선 파다한 실정이다.
조사결과를 살펴볼 때 룸에서의 변태행위에 대한 선호도는 응답자 중 16명이 아주 강력한 변태 하드코어서비스를 원한다고 답했고, 27%가 하급수준의 변태행위는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며 선호 쪽에 줄을 섰다.
#‘나가요걸’들 아름다움 바로 이곳에서 해결…
밤 문화가 시대에 따라 발전하면서 신종업종들이 잇달아 생겨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흥업소의 아가씨들을 주 고객으로 삼는 전용 미용실까지 생겨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 강남과 부산, 대구, 인천 등 대도시 유흥가 부근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 미용실은 더 이상 아줌마들의 ‘뽀글파마’와 단순한 가위질만 하는 과거의 미장원이 아니다.
유흥업소의 아가씨들이 찾는 미용실이 따로 있는 이유에 대해 한 아가씨는 “유명한 미용실이야 정말 많다. 또 광고를 보고 굳이 물어서 찾아가는 경우도 있고, 예약을 해야 하는 곳도 많다”면서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 이유는 편안함 때문이다. 주 고객들이 업소 아가씨들이다 보니까 사람들 시선을 받지 않아 좋다. 또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입장이어서 유흥업소 이야기도 자연스레 주고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가씨들이 많이 찾곤 한다. 그러나 때에 따라선 아가씨들끼리 몰려오는 경우도 있다”면서 “대부분 출근시간에 맞춰 머리를 하므로 아무래도 가까운 곳에 있는 아가씨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곳을 찾는 이유가 비단 편안함 때문만은 아니란다. 의상렌탈에서 화장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아가씨들이 찾는다는 것. 주 업무는 미용이지만 매장 안엔 렌탈샵과 메이크업 공간들이 있다. 렌탈샵은 웨딩업체나 연회복 취급점 등으로 기념일에만 주로 찾
는다. 이곳은 아가씨들의 출근복(일명 홀복)까지 빌려준다.
매장 안에 들어서면 5평 남짓한 렌탈샵이 있다. 렌탈샵 한쪽 벽면은 아가씨들 출근복이 차지하고 있다. 빌리는 비용은 모두 3만원.
이곳의 한 매니저는 아가씨들 의상을 일일이 셋팅하고 코디해서 입혀주는 게 특징이다. 옷을 빌려 입는 아가씨들 대부분이 불평없이 해주는 대로 코디를 받아 간다. 유흥업소 아가씨들의 옷은 화려함과 노출이 접목돼 있다.
업소 관계자는 “예전엔 업소 아가씨들이라 하면 기본적으로 노출이 심한 의상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보편적으로 수수한 옷을 많이 찾고 입는다”고 귀띔했다.
업소 아가씨가 주 고객이란 점을 빼면 그리 다를 바 없는 이곳의 이용료 또한 일반 미용실과 큰 차이가 없다. 초창기 땐 10~20%를 할인해 파격적으로 내린 적도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일반미용실에서 자주 하는 할인쿠폰 이벤트도 함께 펼친다.
주요 고객들이 유흥업소 아가씨들이라 좋아하는 스타일이 갖가지라 생각했지만 실제 매장에서 손질을 받고 있는 아가씨들의 헤어스타일은 차분함을 추구하는 편이다.
기본 3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머리를 올린 업스타일과 생머리, 롯뜨(말아 올린 것)를 주로 한다. 유행하는 헤어스타일 종류는 많지만 아가씨들은 주로 3가지 스타일을 고집한다.
일반 미용실의 경우 스타일 종류가 다양해 하루에도 수십까지 머리형을 주문해 요금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이곳은 주로 주문하는 3가지의 스타일이 2만 원을 넘지 않는다.
서준 프리랜서 기자 www.heyman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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