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없어 ‘당당한 룸살롱’
2차 없어 ‘당당한 룸살롱’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08-01-03 13:18
  • 승인 2008.01.03 13:18
  • 호수 714
  • 2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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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YES’라고 할 때 우리는 ‘NO’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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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업계에서 없으면서도 있고 있으면서도 없는 게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이른바 ‘2차’라고 불리는 성매매 서비스다. 공식적으로 2차가 있다고 홍보하는 업소는 거의 없다. 하지만 2차는 어느 업소에 가더라도 있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룸살롱에서 2차는 찐빵 속의 단팥과도 같다. 서비스를 논하는 데 있어 2차가 없다면 반쪽 서비스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게 주지의 사실이다. 이처럼 주요한 서비스이다 보니 업소의 매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최근 2차를 과감히 없앤 업소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2차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 실태를 완전 역행하는 것이다. 2차 없는 업소가 등장하자 업계 관계자들은 이 업소 매상이 바닥을 길 것이어서 곧 2차 서비스를 다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예상은 전혀 맞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차 없는 업소가 의외의 선전을 하자 이 업소의 성공비결에 관심을 보이는 업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강남 한복판에 ‘2차 없는 퍼블릭 룸살롱’을 선언한 업소가 등장해 룸살롱 매니아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텐프로도 공식적으로 2차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비공식 2차는 엄연히 존재한다. 때문에 이 업소도 분명 비공식 2차가 있을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기 쉽다.

그러나 이 업소는 공식 비공식 할 것 없이 2차가 아예 없다. 심지어 업소 외 바깥에서 손님들과 따로 접촉하는 일도 용인되지 않는다. 비공식 2차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해서 룸에서의 서비스가 형편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룸 내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는 오히려 다른 업소들의 것과 확실히 차별화된다. 바로 이게 이 업소의 무기다. 여기서 말하는 차별화란 곧 ‘신선함’이란 말과 연결된다. 이 업소의 아가씨들은 신선함 그 자체다. 아가씨들 중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아가씨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순수한(?) 아가씨들이 최대 무기

이 업소의 사장 이 모(40)씨에 따르면 아가씨들 중 상당수가 ‘비전문인력’이다. 즉 나가요 걸이 아니라 평범한 일반 아가씨들이라는 것이다.

이씨는 “우리 업소의 최대 장점은 순수함과 건전함이다. 아가씨들의 경우 낮에는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고 밤에는 우리 업소에서 아르바이틀 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들은 부업으로 우리 업소에서 일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2차나 온갖 변태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아가씨들이 큰 심적 부담 없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이 우리 업소”라고 은근히 자랑했다.

이씨의 말대로 이 업소의 아가씨들이 실제로 비전문인력인지 확인해 보았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아가씨는 “충무로에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 회사원인데, 아는 후배가 소개시켜줘 이곳에서 일하게 됐다”면서 “피곤하긴 하지만 부업을 하면 따로 돈을 모을 수가 있어서 이 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이 아가씨의 출근 차림 역시 평범한 점퍼 차림이었다. 룸에서 입을 옷도 자신이 직접 구한 조금 야한 정도의 평상복이었다.

또 이 아가씨는 “나 말고 여기 일하는 사람들 중엔 직장인이 많다. 우리를 관리하는 언니와 아가씨 몇 명을 빼곤 대부분 나 같은 사람들”이라며 “다들 일반 직장인이나 학생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예전에 업소에서 일해 본 경력이 조금씩 있어서 일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가씨들에게서 ‘전문인력’의 냄새가 덜하다보니 아가씨를 대하는 손님들의 태도도 다른 룸살롱과는 조금 다르다고. 술에 취해 진탕 놀기보다 파트너 아가씨와 대화를 많이 하려한다거나 자신의 고민 등을 털어놓으며 술친구 모드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이 아가씨는 전했다.


다양한 이벤트로 2차 공백 메꿔

이 업소는 이런 신선함과 더불어 다양한 이벤트도 있어 손님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예컨대, 정치인과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술값을 할인해 주고 있다. 물론 이 업소를 찾는 정치인은 아직 없지만 이씨는 깨끗한 룸살롱이기 때문에 못 올 것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혹시라도 ‘그분들’이 오게 되면 할인해 주기 위해 미리 준비한 것이란다.

또 생일을 맞은 이들에겐 간단한 축하파티와 함께 술값의 30%를 깜짝 할인해 주고 있다. 국가유공자도 할인대상에 포함된다. 물론 생일이건 유공자건 이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할인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업소 측은 이벤트와는 상관없이 무려 50%나 할인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이들을 지정해 놓고 있다. 이 축복받은 이들은 언론사 기자, 군인, 공무원, 법조인 등이다. 이씨의 말에 따르면 이들이야말로 나라를 바로세울 수 있는 힘을 가졌으므로 더 분발해 달라는 의미에서 할인해 준다는 것.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이렇게 할인 받을 수 있는 이 업소의 주대는 얼마일까. 혹시 할인율이 높은 만큼 주대가 비싼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업소의 주대는 2인기준 40만원 안팎으로 다른 업소들보다 가격이 싼 편. 여기에 시시때때로 진행되는 이벤트를 잘 활용해 할인을 받으면 28만원에 룸살롱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씨는 “직장인 남편을 둔 아내들이 마음 놓고 남편을 허락할 수 있는 룸살롱이 되자는 게 우리 업소의 추구노선이다”라며 “서로 눈치 보지 않고 마음 놓고 접대하고 또 받을 수 있는 곳, 건전한 음주문화가 살아 있는 럭셔리한 룸살롱, 일반인들도 부업 아르바이트가 가능한 룸살롱
이 바로 우리 업소라 하겠다”고 말했다.



#건전한 룸살롱 업주 인터뷰
‘2차’는 손님들에게 오히려 부담

- 2차 없는 업소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 어려운 점 보다 쉬운 점이 더 많다. 일단은 경찰의 단속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고 2차 때문에 발생하는 손님들의 불만을 듣지 않아도 된다. 뿐만 아니라 운영방식을 놓고 고민할 때도 건전한 방향으로 생각하게 돼 내 스스로 마음이 편하다.

- 2차가 없으면 매상에 지장이 생기지 않나
▲ 사실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2차가 업소 매상에 크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 아가씨가 크게 마음에 들거나 접대가 아니면 2차 손님은 별로 없다.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고 2차는 안마나 휴게텔로 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 그렇긴 해도 2차로 인해 단골 확보가 쉬운 점도 있지 않나?
▲ 물론 그렇다.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모험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손님들의 반응은 달랐다. 특히 접대를 위해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아예 2차가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서 좋다’며 만족해 한다. 룸살롱 같은데서 조용하고 품위 있게 접대를 하고 싶은데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2차를 없앤 것이다. 아직 많은 수익이 나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매상이 오르고 있고 단골도 늘고 있다.



##룸살롱 아가씨들이 전하는 엽기손님들

룸살롱은 수많은 남성들이 드나드는 곳이며 그들의 속 깊은 곳에 내재돼 있는 욕망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런 속성 때문에 룸살롱에선 말 그대로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다. 주대를 내지 않고 도망가는 손님, 만취해 온갖 추태를 부리는 손님, 시종일관 업소측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손님, 아가씨들에게 폭력을 일삼는 손님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 중에서 아가씨들이 가장 치를 떠는 손님은 바로 엽기적인 변태 손님들이다. 다른 손님들은 영업상무나 웨이터 등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지만 변태 손님은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가씨들은 성이 개방화 물결을 타면서 이런 변태 손님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처럼 변태손님들이 늘면서 룸살롱 아가씨들 사이에선 변태손님에 대한 대처요령 등이 대학시험 족보처럼 나돌고 있다.

아가씨들이 전하는 변태손님의 유형을 살펴보면 크게 엽기형과 더티(dirty)형이 있다.

엽기형은 ‘엽기’라는 말이 붙기는 하지만 다소 보편적인 느낌이다. 자신을 때려달라고 한다던가 담뱃불이나 촛농 등으로 화상 입을 정도로 뜨겁게 지져달라고 한다던가 하는 경우다. 또 어떤 손님들은 부모에 대한 욕설 등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적은 메모를 건네며 성관계 시 그대로 읽으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유형은 그나마 견딜만하다고 아가씨들은 말한다. 더욱 참기 힘든 건 더티형 변태 손님들이다.

아가씨들의 전언을 그대로 옮겨보면 한 변태 손님은 생리중인 아가씨만 골라 2차를 나간다. 그리고 그 아가씨를 눕혀놓고 ‘흡혈’을 하는 엽기적이다 못해 충격적인 변태도 있다. 생리와 관련, 이보다 더한 초특급 변태도 있다고.

이외에도 자신의 얼굴에 소변을 보라고 아가씨에게 주문하는 손님이나 관장약과 고액 수표를 건네주며 대변보는 장면을 보여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는 손님도 있다. 이른바 ‘스캇(배설물을 보며 흥분하는 변태)’을 즐기는 변태인 것이다.

룸살롱 경력 4년째인 한 아가씨는 “아무리 대처요령을 들어도 막상 이런 손님 만나면 정말 아찔할 뿐 아니라 무섭기까지 하다”며 “하지만 일
부 아가씨들 중에는 팁을 후하게 받기 때문에 변태 손님을 마다하지 않는 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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