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자랑스러운 감사인 대상’ 받은 주공 성백영 감사

“현재 자리에 안주해선 절대 발전할 수 없습니다. 끊임없이 도전해야 합니다”.
지난해 말 (사)한국감사협회로부터 ‘2007 자랑스러운 감사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성백영 대한주택공사 감사의 말이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과 같이 출발했지만 최고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집념이 지금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가 최고의 감사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주공 감사시스템의 핵심인 예방감사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최고의 감사로 뽑힌 성 감사를 만나 삶의 철학과 일에 대한 열정을 들어봤다.
그와의 만남은 생동감과 진지함으로 가득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했다.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 대한민국 최고의 감사에 선정된 것도 이 같은 노력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었다.
성 감사도 출발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평범했다.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 서울로 전학 온 뒤 1970년 검찰사무직 시험에 합격하면서 본격적인 공직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검찰에 있는 34년 동안 9급 말단공무원에서 시작해 1급(관리관) 자리까지 초고속으로 승진한 것엔 남다른 피와 땀이 배어 있다. 그는 검찰 서기보로 일하면서 야간대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다녔다. 1977년엔 연세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검찰 34년 ‘초고속 승진’
‘최고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그의 집념은 연이어 성과를 낳았다. 1987년엔 공무원 국비 장기 해외연수시험에 붙어 이듬해부터 중화민국 국립정치대학교 대학원에 다닐 수 있었다. 1996년엔 이곳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아 중국전문가의 길을 걷게 됐다.
이밖에도 학업에 특히 욕심이 많다고 한다. 법학박사 취득 후에도 서울대 최고재무책임자(CFO)과정, 고려대 언론대학원, 부산대 경영대학원 AMP 과정, 중앙공무원교육원 고위정책과정 등을 마쳤다.
지금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AMP)에서 학문연구에 대한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검찰에서의 생활도 화려했다. 서울지검 수사관, 춘천지검 수사과장, 법무연수원 교수 겸 과장, 서울지검 강력·조사과장, 대검집행과장, 남부지검 사무국장, 서울·부산·대구 고등검찰청 사무국장을 지냈다.
그가 정년을 7년이나 앞두고 명예퇴직을 택한 것은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1998년부터 경기대 행정대학원과 부산대 국제전문대학원에서 겸임교수를 역임하는 등 후진양성에도 힘써왔다. “젊은이들과 대화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중국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1996년부터 ‘중국상사중재연구소’도 이끌어 왔다. 그런 과정에서 3천여 건의 실무분쟁중재와 상담, 교육을 해왔다.
그는 봉사활동에도 애정을 아끼지 않는다. 검찰에 있을 때인 1998년 상주장학회를 인수한 뒤 2001년 초 재단법인 상주장학문화재단을 세웠다. 지금까지 6억여원의 장학기금을 적립했다. 그 동안 350여명이 2억여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그는 “내가 어렵게 공부한 만큼 앞으로도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공, 최고기업 만들 것”
한편 성 감사가 2007년 최고의 감사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것은 주공만의 감사시스템에서 비롯됐다. 다른 기관에서 쉽게 엄두내기 어려운 것들을 과감히 시도했다.
그는 “지적이나 적발보다는 사전예방을 위한 감사를 꾀했다”면서 “사람에 의한 통제가 아닌 시스템에 의한 통제가 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개별업무로 흩어져 있던 정보를 통합, 상시감사가 되도록 ‘e감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가 요즘 특히 관심을 갖는 분야는 실시간 감사다. 일이 터진 뒤 뒤늦게 대처하는 ‘늑장’ 감사가 아니라 ‘이상 징후’ 발생 때마다 감사인에게 실시간 감사정보를 보내주는 ‘감사 시스템’이다.
성 감사는 “이렇게 주공의 감사체계를 바꿔나간다면 공기업 감사시스템의 모범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공은 건설공기업이어서 청렴도를 개선하는 게 뭣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고안된 게 청렴JCC시스템.
현직 직원들이 문제점을 찾아 스스로 개선토록 하는 장치를 만들었고 개선성과를 고객이 직접 검증할 수 있게 전산시스템도 개발했다. 물론 전담인력까지 배치해 놓은 상태다.
자율적 개선을 위해 감사면제 등 과감한 인센티브도 활용하고 있다.
이와함께 성 감사는 조직운영의 저해요인을 미리 찾아내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감사경영제언’(AMP, Auditor Management Proposal)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다른 기관에서도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
감사패러다임의 과감한 전환을 통해 감사 받는 부서를 고객으로 인식하고 협약을 맺는 맞춤형 감사제도(협약감사제)도 시범 실시 중이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들이 뿌리내릴 수 있었던 것도 성 감사의 순발력과 발빠른 움직임이 없었다면 성공하기 힘들었을 듯싶다. 그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아 직접 뛰어다닌다.
수시로 공사현장을 방문하고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는데 소홀하지 않는다.
2006년 10월 감사로 부임한 뒤 1년 2개월여 동안 직접 격려하지 않은 직원이나 현장관계자가 없을 정도다.
성 감사는 “내부 감사시스템이 잘 구축된 만큼 이젠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부분을 과감하게 수술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내며 “주공을 최고 공기업으로 만드는 것만이 진정으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남석진 기자 nsj@dailysun.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