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쳤던 롯데카드 롯데멤버스 분사하는 속내는
사고쳤던 롯데카드 롯데멤버스 분사하는 속내는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4-10-20 11:00
  • 승인 2014.10.20 11:00
  • 호수 1068
  • 2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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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관리되는데 정보유출 의혹…카드와 선긋기?

대외적 입장은 2700만 고객정보로 옴니채널쇼핑 강화
제휴사·해외회원 증가에 분리 필요성…빅데이터 활용 예고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롯데그룹이 빠르면 올해 말 롯데카드에서 롯데멤버스를 분사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카드업계에서는 양측의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운영한다던 롯데가 굳이 롯데멤버스를 분리하는 데 대한 이유에 눈길이 모이는 상황이다.

롯데멤버스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롯데그룹 계열사 통합포인트 서비스다. 회원가입 후에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어 2006년 서비스 시작 이후 8년간 2700만 명의 회원을 모았다. 이외에 할인이나 부가서비스 혜택을 강화하고 외부 제휴사 수를 늘리면서 향후 증가세도 노리고 있다.

이번 분사에 따른 관심사는 롯데멤버스가 롯데그룹 계열사 고객정보가 집약된 데이터베이스 활용을 어떻게 하느냐다. 현재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주도 하에 옴니채널쇼핑 강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

유통채널 결합에 데이터베이스 집약

옴니채널쇼핑이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벽을 허물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구매가 가능한 쇼핑체계를 일컫는다. 모든 유통채널을 하나로 결합하는 이 같은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유리하다.

근래에 와서는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직접 본 후 온라인에서 주문을 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도 각각의 유통채널이 개별적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권장하는 추세다.

신 회장 역시 롯데그룹의 강점이 온·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유통채널임을 내세워 옴니채널 쇼핑을 강화하겠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지난달 계열사를 모두 집결시켜 옴니채널추진운영회를 연 것도 이러한 의지의 연장선상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멤버스가 보유하고 있는 회원정보를 옴니채널에 활용하기 위해 롯데멤버스 분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타 카드사들이 자사 고객들을 빅데이터 대상에 넣을 때 롯데멤버스는 롯데 전 계열사와 외부 제휴사 고객 정보까지 한 데 모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세부적으로 보면 롯데카드에 속해 있던 롯데멤버스의 분사는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견해도 있다. 또 올해 초 사상 초유의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에 이름을 올렸던 롯데카드와 선을 긋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사실 롯데카드의 데이터베이스와 롯데멤버스 데이터베이스는 서로 분리돼 있다는 것이 롯데그룹의 대외적인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이를 굳이 분사해가며 나눠서 활용하려는 것은 옴니채널 외에도 다른 연유가 있다는 후문이다.

포인트 회원도 정보유출 대상 의심

그간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과 관련해 일부 롯데멤버스 회원의 정보도 함께 유출됐다는 설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심지어 롯데멤버스 회원정보는 별도로 관리되기 때문에 정보유출 사고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못박고 나서도 고객들의 불만 사례는 끊임없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롯데그룹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고객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시간이나 비용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게다가 최근 롯데가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 멤버십 회원까지 늘리는 데 눈을 돌리면서 롯데멤버스 분사는 필연적인 형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멤버스 분사는 타 카드사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것으로 유통채널 결합이나 제휴사 및 해외고객 관리 측면에 있어 더 유리할 수 있다”면서 “또한 롯데카드의 경우 정보유출로 인한 이미지 급락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데다가 멤버십고객정보 유출까지 의심받아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했을 공산도 크다”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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