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공룡, NC다이노스 성공철학
진격의 공룡, NC다이노스 성공철학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4-10-13 14:32
  • 승인 2014.10.13 14:32
  • 호수 1067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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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후 최단기간 포스트시즌 진출…1군 진입 2년차 최고 승률 올려
▲ <김경문 감독>

야구마법사 김경문 감독, 탁월한 선수발굴…실패한 선수도 기회를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아시안게임으로 잠시 멈췄던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속개되면서 4강을 향한 구단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의 상위팀들은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했고 마지막 남은 한 장의 카드 4위를 놓고 LG트윈스와 SK와이번스로 압축됐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주말을 보내야 그 주인공을 알 수 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2011년 창단한 NC다이노스가 1군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그들의 성공철학이 주목받고 있다. 공룡의 기적을 이룬 NC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NC는 지난 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15차전 7회에서 터진 나성범의 통산 첫 대타 투런포에 힘입어 두산을 상대로 5-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NC는 이날 67승 54패 1무를 기록해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3위를 확정했다. 특히 NC는 1군 무대 2년 만에 신생팀 사상 역대 최단 기간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을 수립했다. 또 1군 데뷔 2년 만에 창단 첫 포스트 시즌 진출 최고 승률도 챙겼다. NC는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해도 6승 62패 1무로 승률 0.512를 기록해 종전 1987년 빙그레 이글스가 기록한 0.456(47승 57패 4무)을 앞선다.

▲ <에릭 테임즈>

선수조화, 가을야구 일등공신

이처럼 NC가 큰 성공을 이룬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우선 외국인 선수를 잘 뽑은 것이 한몫했다. 에릭 해커-찰리 쉬렉-테드 웨버로 이어지는 ‘선발 트리오’는 NC의 마운드를 지탱했고 타선에서는 에릭 테임즈가 화력을 과시하며 승수를 쌓았다. 올 시즌 한국 무대에서 물이 오른 테임즈는 이날 117타점을 기록, 2위 박병호(넥센, 114타점)와의 격차를 벌리며 타점왕 레이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6타점만 추가하면 역대 외국인 타자 최다 타점인 펠릭스 호세의 122타점을 넘어서게 된다.

여기에 이들 모두 성실한 자세와 뛰어난 친화력으로 국내파 선수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와 함께 토종선수들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이재학, 나성범, 박민우 등 젊은 선수들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이재학과 나성범의 경우 최근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혜택까지 받아 NC의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게 됐다.

더욱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지은 나성범의 대타 홈런은 NC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날 나성범은 3-3동점이던 7회말 대타로 투입, 투런 홈런으로 팽팽하던 승부를 NC쪽으로 가져온 일등공신이었다. 또 개인성적에서도 순식간에 30홈런-100타점 고지에 올라서며 타자 전향 3년차에 거포로 급성장했다.

여기에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등 경험이 많은 노장 베테랑들을 자유계약(FA)로 영입해 젊은 선수들과 함께 신구 조화를 이룬 것이 신생 구단임에도 불구하고 단시간에 팀 전력을 안정권에 올려놓은 밑거름이 됐다.

NC 성공, 김 감독과 구단의 합작품

물론 NC의 성공사례는 김경문 감독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오랜 사령탑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를 발굴해 기회를 주고 베테랑 선수의 가치를 인정하며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 올렸다. 또 김 감독을 믿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단 프론트도 칭찬받기에 충분하다.

NC 주장을 맡고 있는 이호준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자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NC에서 그 시작을 같이 했고 이날을 위해 캠프 때부터 다들 정말 다른 팀에 비해 미약하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했다. 어린 친구들이 잘 따라줬다. 선배나 후배, 감독님, 코칭 스태프 모두 뭉쳐서 이뤄낸 성적이라 더 기쁘다”면서 “김경문 감독님이 계셔서 빠른 시간 안에 좋은 팀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마법은 NC의 선수 구성을 살펴보면 확연히 입증된다. 신생팀은 신인드래프트 때 기존 구단보다 많은 선수를 지명해 부족한 기반을 빠르게 다진다.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도입된 2차 드래프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1군 진입 직전에는 각 구단으로부터 20인 보호선수 외 1명씩을 특별지명할 수 있고 FA시장에서도 타구단보다 많은 3명을 데려올 수 있어 실질적인 주전급 선수를 확보한다.

탁월한 선수구성 신생팀 성공사례

NC는 선수 선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1군 진입 2년차 시즌에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냈다.

이는 스카우트팀과 구단 수뇌부, 코칭스태프의 방향성이 잘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우선 1군 선수단을 보면 2012년과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다수의 선수들을 지명하면서 나성범, 박민우, 이민호, 노성호, 권희동, 손정욱 등을 확실한 1군 선수로 성장시켰다.

신인 지명에서 모든 선수가 성공한 건 아니지만 NC는 단기간에 주전급 선수들을 다수 배출했다는 점에서 탁월한 선구안을 발휘했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의 최고 성공작 이재학을 배출하며 탁월한 선수 발탁 재주를 입증했다. 이재학은 2012년 퓨처스리그(2군)를 평정한 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하며 NC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 외에도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을 통해 뼈대를 잡았고 FA로 팀의 중심을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NC는 가능한 모든 방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NC의 슬로건인 ‘New Chance'처럼 실패한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면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프론트의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NC 창단 이후 처음 선수를 받은 건 트라이아웃이었다. 각자 사연을 안고 야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이들 중 가능성 있는 이들에게 다시 한번 유니품을 입을 기회를 줬다. 물론 이들 중 NC에 남은 선수는 극소수다. NC의 마무리투수 김진성만이 확실한 붙박이 1군 멤버가 됐다. 또 테스트를 통해 입단한 신고 선수들도 있었다. 이들 중엔 필승계투조 원종현과 대주자, 대수비 요원인 이상호가 1군에서 활약 중이다.

이처럼 NC는 야구인생을 마감할 뻔했던 선수들도 여럿 구제하면서 팀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성공까지 이끌어내는 그들만의 성공철학을 만들었다.

막내팀의 반란 준PO 돌풍예고

NC는 다양한 선수 구성, 이들을 하나로 이끈 코칭스태프, 선수단을 지원한 구단까지 신생팀의 성공 모델을 제시하며 포스트시즌에서도 공룡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 감독은 남은 정규리그 동안 다양한 시도를 접목하며 성공해법을 찾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6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즌이 끝날 무렵에 좋은 느낌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을 엔트리에 포함시킬 것이다. 지금은 진출이 확정됐기 때문에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중이다. 오늘 경기에서는 초반에 왼손타자들을 내보내서 싸우는 모습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NC로서 첫 번째이자 4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맞는 김 김독은 “야구는 참 어렵다”는 말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일단 홈에서 1승 1패를 하는 게 목표”라며 “경기를 하면 이기고 싶은 것이 모든 선수들이 가지는 생각이다. 하지만 당장은 우리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NC는 오는 17일 잠실에서 두산과의 이번 정규리그 최종전을 가진 뒤 하루 쉬고 바로 마산에서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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