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상자속 ‘몸통’이 그녀의 진짜 남자
신정아와 변양균 실장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신씨의 복잡한 이성관계가 신빙성을 얻고 있다.
신씨의 이성관계에 대한 소문은 이미 문화계에서 파다한 상태다. 문제는 이 소문들 안에 사회적 파문을 일으킬 만한 유력인사가 더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인사들은 모두 신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이들로 확인돼 그 사실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다만 이들이 신씨의 활동을 다방면에서 지원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을 뿐이다.
변 실장이 몸통이 아니라 후원자에 불과한 깃털 아니냐는 의혹이 나도는 이유는 바로 이 처럼 신씨와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고위층 인사들이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정아 리스트’에 너무 많은 고위층 인사들이 연루돼 있어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검찰 수사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신씨에 대한 의혹제기는 장윤스님에게서 비롯됐지만 현재 신씨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곳은 문화계다. 신씨가 문화계에 몸담고 있었던 만큼 그에 대한 소문도 다른 분야에서 흘러나오는 것보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실제로 문화계에선 신씨의 허위학력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부터 신씨의 허위학력에 대한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문화계 인사들 외에 이 소문에 관심 갖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신씨에 대한 작은 소문 하나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문화계에는 정재계 인사 등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다양한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어 신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전방위다. 신씨와 연관된 이들을 하나하나 타고 넘어가다보면 정치권의 고위인사들 뿐 아니라 경제계의 거물급 인사들까지 등장한다.
신씨는 주변인들에게 가끔 자신의 이성관과 이성관계를 슬쩍슬쩍 흘리곤 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중에도 은근히 자기 과시적인 요소가 포함돼 있었다고 주변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05년 신씨와 전시회 문제로 몇 번 만난 적 있다는 서양화가 P씨는 “그때 신씨는 자신이 아는 고위층 인사들이 많으며 그 중에는 자신과 각별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며 “자신이 조만간 큰 전시회를 기획할 예정이며 그때 자신과 친한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보통 여자가 아니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P씨는 “신씨가 남자친구가 있다거나 누구를 사귄다는 이야기는 따로 들어 본 적이 없다”며 “전에는 그의 사생활에 대해 들리는 소문들이 없었는데, 요즘 사건이 커지니까 별의 별 소문이 다 돈다. 그런데 내가 볼 땐 신씨의 사생활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아 리스트
‘신정아의 남자’로 거론되는 인물들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인물은 소설가 H씨 조각가 L씨 등이다. 이 두 사람은 나이도 비교적 젊은데다 관련분야에서 나름대로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H씨가 신씨와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소문에 따르면 미술계 인사의 소개로 알게 된 이후 깊은 관계에 빠졌다는 것이다.
H씨의 한 측근인사는 “두 사람아 자주 문자도 주고받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신씨 사건이 불거진 이후 H씨는 주변인들에게 신
씨의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조각가 L씨는 신씨와 다른 지인들과 술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을 뿐 사적으로 만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L씨의 주장과는 달리 검찰은 L씨에 대해 신씨와의 관계를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져 두 사람의 관계가 L씨의 주장과 달리 보다 깊은 관계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제 2의 변 실장
신정아의 남자로 알려진 인사들 중에는 모기업 고위간부 K씨와 정치인 S씨의 자제도 포함돼 있다. 이들이 신씨와 어떤 관계인지는 아직 드러난 바 없으나 적어도 신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사실만은 부정하기 어렵다.
특히 모 기업의 경우 수년전부터 미술관련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신씨가 연루된 정황이 엿보이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미술계 인사에 따르면 신씨는 스스로 모 기업의 미술사업과 관련, 자문을 해 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인사는 “신씨 자신이 모 기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또 자신이 기업의 높은 분과 매우 친하기 때문에 특별히 일을 봐주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씨가 어떻게 이 기업 관계자들과 연결됐는지에 대해선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신정아의 남자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시점에 신씨와 깊은 관계를 맺은 유력인사가 누구인지를 찾아내는데 촉각이 곤두서 있다.
박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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