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배만 불린 재벌] 침대 회사‘시몬스’
[자기 배만 불린 재벌] 침대 회사‘시몬스’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4-09-22 11:40
  • 승인 2014.09.22 11:40
  • 호수 1064
  • 3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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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성향 148%…국내 기업 평균 20% ‘대조적’
떨어지는 영업 이익…책임경영·도덕성 논란 일어

[일요서울 | 강휘호 기자] 지난해 대한민국 10대그룹 총수들이 받아간 현금배당 총액은 2445억 원이다. 최저시급 5210원 받는 아르바이트생이 일일 24시간씩 1년 365일 내내 일만 했을 때, 5431년 뒤에나 모을 수 있는 돈이다. 단, 월급을 한 푼이라도 쓰거나 잠을 한 시간이라도 잔다면 시간은 그만큼 늘어난다. 이러한 현실에 혹자는 “기업들은 부익부만을 지향하고 있는 가운데 소득재분배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을 하기도 한다. [일요서울]은 ‘자기 배만 불린 재벌들’ 이라는 기획연재를 통해 ‘부익부빈익빈’의 진실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번호에서는 시몬스(회장 안정호)를 살펴본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의 재산 불리기는 특별한 방법 없이도 어렵지 않았다. 현금 배당만으로도 남부럽지 않은 재산을 형성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살펴보면 지난해 안정호 대표가 가져간 배당금은 총 80억 원이다.

시몬스의 동기간 당기순이익인 53억6000만 원을 훨씬 상회하고 있는 액수다. 배당성향은 무려 148.98%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이 20%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2012년 배당 역시 마찬가지다. 안정호 대표가 가져간 배당금은 50억 원, 배당성향 51.49%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시몬스의 지분은 안정호 대표가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2년간 혼자서 13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몬스의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은 안정호 대표에게 폭탄 배당을 쥐어준 것과 굉장히 대조적이다. 안정호 대표가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을 챙겨가는 와중에도 회사의 이익은 점점 줄어들고 있던 것이다.

실제 시몬스의 매출은 2012년 910억 원에서 2013년 1000억 원대로 성장했지만 시몬스침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9억 원으로 전년 (119억)대비 58% 급감했다. 실적은 한 없이 떨어지는 가운데 배당성향과 배당금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설명하기 힘든 상황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더불어 시몬스는 2012년 5억7000만 원을 경상연구개발비에 투자했지만, 이듬해인 2013년에는 50% 가량 줄인 2억9900만 원을 투자했고, 기부금 역시 3억600만 원에서 2억8000만 원이 줄어들었다.

물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 단체들과 소비자들의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이와 관련해 시민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개인 자금줄이라고 해도 부정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회사는 점점 말라가는데 총수만 배부른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시몬스가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는 안정호 대표를 둘러싼 의혹에도 기인한다. 우선 현금배당은 급여소득보다 납부하는 세금이 적어 현금배당을 통해 세금 절세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부자들의 절세방법

이를 주장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통상 급여소득은 액수에 따라 최대 38%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현금배당은 액수와 관련 없이 14%의 세금만 부과하기 때문에 안정호 대표가 일부러 배당금 형식으로 재산 불리기를 강행한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앞에선 연봉 등의 급여를 적게 받아가는 모습을 보여 신뢰를 쌓고, 뒤에선 현금배당을 두둑하게 실시해 절세까지 노린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안정호 대표를 괴롭히는 의혹은 부동산 문제다.

안정호 대표는 허위 농지취득자격증명을 자치단체에 제출하고 농지를 취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몬스 측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이미지 하락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안정호 대표는 2011년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일대에 총 31필지, 면적만 1만1400평에 이르는 대규모 농지를 18억여 원을 들여 일괄 매매 형태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농경지가 사업용으로 활용될 경우 안정호 대표는 자치단체에 거짓말을 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꼴이 돼 도덕성 논란은 더욱 불을 지필 전망이다.

아울러 이러한 이유로 무책임해 보이는 고배당 정책과 개인 자산 불리기라는 비판이 도덕성 논란과도 맞닿게 될지 향후 시몬스의 행보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만 시몬스 측은 일련의 의혹과 논란에 대해 억지 주장이라고 일축한다. 시몬스 관계자는 배당금과 관련해 “이번 배당이 실시되기 전까지 배당이 실시된 적 없었고, 현재 회사의 유보금 또한 500억 원이 넘게 있다. 회사에 누를 끼치는 수준의 배당금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절세 혜택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배당은 소득세 이외에도 종합소득세 신고 시 급여와 배당금액을 합산해 세금을 신고 납부한다”면서 “어차피 두 번에 걸쳐서 세금을 내는 것으로 절세는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농경지에 대해선 “안정호 회장 개인적인 매입이었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현재 누군가가 농경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정도는 확인이 가능하다. 향후 어떻게 활용될지는 전혀 말할 수 없다”고 에둘렀다.

한편 국내 침대 시장 선도업체는 형제가 운영하고 있는 에이스와 시몬스가 대표적이다. 에이스침대 창업주인 안유수 회장의 장남 안성호 사장이 에이스를, 차남 안정호 대표가 시몬스를 각각 지배하고 있다.

공식적인 집계는 없지만 에이스가 시장의 30%정도를, 시몬스가 10%를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추산이다. 침대업계는 연간 약 7000~8000억 원 규모의 국내 매트리스 시장에서 에이스와 시몬스의 점유율이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들 안씨 삼부자의 전체 시장 점유율 규모는 거의 독과점 수준이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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