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집에서 당당히 혼자 구워먹는 싱글녀가 화제가 됐다. 홍대의 한 고깃집에는 1인용 화덕이 등장했고, 2인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테이블을 싱글족을 위해 과감히 쪼갠 ‘1인용 식탁’과 ‘1인용 바’가 생겼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홀로 사는 1인 가구는 414만가구에 달한다. 전체 가구 수가 1733만가구인 것을 고려하면 23.88%, 전체 4가구 중 한 가족은 ‘나혼자 산다’의 멤버인 셈이다. 2020년에는 1인 가구가 588만가구(29.6%), 2030년에는 709만가구(32.7%)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혼자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외식업계. 2014년 대표 외식 키워드로 ‘심플 앤 스몰(Simple & Small)’이 선정되기도 했다.
낱개로 살 수 있는 바나나, 1인분씩 포장된 야채, 1〜2인 가구를 겨냥한 에어컨과 미니 냉장고. 소포장 제품들과 미니 가전제품들의 등장은 싱글족들에게는 불필요하게 많은 양을 사지 않아도 되는 경제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특히 혼자서도 부담 없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설계된 매장들이 큰 인기다.
한국을 넘어 중국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수제삼각김밥전문점 ‘오니기리와이규동’은 한국인의 주식인 밥을 이용한 아이템으로 1인 소비 증가 등 변화하는 외식소비 트렌드에 맞는 꾸준한 메뉴 개발을 통해 브랜드의 경쟁력과 신규고객 및 충성고객층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프리미엄 수제삼각김밥 시대를 연 이곳은 주방 앞에 바 형태의 테이블을 둬 싱글족의 환영을 받고 있다. 혼자 식사를 하지만 점주나 직원과 대화할 수 있어 혼자 식사를 할 때 느끼는 외로움과 무료함을 덜 수 있다.
김밥·도시락 등 간편 메뉴
무엇보다 이곳은 삼각김밥, 일본식 덮밥, 우동 등 전 메뉴가 주문 후 2분 이내에 나와 혼자 먹을 때의 어색함을 덜어 주는 것이 큰 장점이다. 오니기리와이규동 이명훈 대표는 “1인 식사와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오니기리와이규동과 같은 매장들이 더욱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식 트렌드가 뚜렷해지면서 가벼운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분식전문점 역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최근 싱글슈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김밥전문점의 경우 고급스러운 품질 정책을 내세워 한 끼 영양으로 손색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 중 단무지 없는 이색김밥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프리미엄 친환경 김밥 ‘킹콩마더스김밥’은 기존의 단출한 한줄 김밥 개념이 아닌 격식을 갖춘 알찬 식사 개념의 프리미엄 김밥을 지향한다. 마더스계란 김밥의 특징은 단무지를 빼고 친환경 재료로만 속 재료를 채운 것이다.
20평 규모의 홍대점의 경우 주고객이 20~30대 젊은 여성으로, 현재 월 평균 4천만 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빠른 생활패턴으로 인한 간편식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테이크아웃형 매장들도 인기다.
과거 테이크아웃 문화를 이끌었던 커피전문점까지 포함하면 현재 테이크아웃 시장은 천문학적 규모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테이크아웃 웰빙 닭강정 전문점 ‘꿀닭’이 대표적인 케이스. 이곳의 대표 메뉴인 자연발효 컵닭강정은 저렴한 가격으로 간단하지만 든든하게 끼니를 때우고 싶어하는 나홀로족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꿀닭 인천 문학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태옥(남, 54)점주는 방문 고객 70% 이상이 혼자 사는 젊은고객들로 하루 평균 2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려는 직장인, 학생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꿀닭강정’, ‘땅콩범벅 가라아케’ 등 꿀닭 대표 메뉴는 실제 전체 매출액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최 씨는 “꿀닭은 웰빙 자연발효 닭강정으로 화학보존료나 화학조미료, 발색제 등을 첨가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발효를 통해 영양소의 체내 흡수율을 높이고 장내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균을 증식시키는 ‘건강 명품 닭강정’”이라고 덧붙였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해먹기보다 사먹는 문화가 반영됨에 따라 도시락 시장 규모 또한 확대되고 있다. 국내 도시락 시장 규모 역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도시락을 포함 약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규 도시락전문점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기존 도시락전문점 브랜드인 한솥, 토마토도시락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도시락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3000~4000원 대의 기본 도시락 외에 6000원~1만 원대 등 메뉴 품질도 높이고 있다.
본죽으로 유명한 본아이에프의 ‘본도시락’은 프리미엄 도시락으로 어필해 성공한 케이스. 테이크아웃 중심이던 기존 도시락전문점과 달리 홈 배달 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한 점이 특징이다. 우선 전 매장을 배달전문점으로 운영해 집이나 사무실에서 고급 한식 도시락을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모든 메뉴는 다년간의 경력을 가진 연구소 직원들이 메뉴 및 반찬을 개발, 주간 단위로 반찬을 교체해 차별화된 맛과 영양을 제공한다.
메뉴는 1만원대 명품 도시락, 5~6000원대 특선 도시락, 3~4000원대 실속 도시락으로 나뉘어 있다. 1만 원대의 명품도시락은 황태채무침, 매실장아찌, 명란젓 등 고급 반찬과 과일, 생수가 제공된다.
운영시스템에서도 본도시락의 차별화된 성공 전략은 엿보인다. 중앙주방시스템(Central Kitchen: 상권을 권역별로 나누고 그 중앙에 있는 주방에서 상권 내 매장으로 매일 아침 주요 반찬을 조달하는 시스템)은 도시락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본도시락 만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프랜차이즈 기업 ‘로가닉에프앤씨’가 만든 ‘쌈도락’은 산야초를 이용한 ‘쌈’ 도시락과 훈제불고기 덮밥을 주력 메뉴로 내세우고 있는 웰빙 도시락전문점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