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고발] 유흥업소 SM 진상 남성들
[세태고발] 유흥업소 SM 진상 남성들
  • 이지혜 기자
  • 입력 2014-09-22 10:50
  • 승인 2014.09.22 10:50
  • 호수 1064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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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티시 가진 엽기적인 손님 사절합니다”

 ‘야’, ‘X년’ 반말·욕설은 기본, 터치는 옵션
채찍·배설물 등 사전 동의 없는 SM플레이

[일요서울 | 이지혜 기자] 각종 페티시를 가진 남성들이 유흥업소에서 진상으로 전락했다. 남성들은 자신이 원하는 성관계를 맺기 위해 돈을 지불하지만, 평범한 업소 여성들은 질색을 하는 것이다. 그만큼 업소를 찾는 남성들 가운데는 변태적 취향을 가진 사람이 많다. 오물에 집착하는 사람부터 항문에 집착하는 사람까지 가지각색이다. 업소녀들에게 손진상, 말진상 손님을 만나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반면 페티시를 가진 손님을 만나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만큼 강한 충격으로 남는다. 그러다보니 업소녀들 사이에서도 이런 변태 손님은 진상 중에서 최고로 꼽힌다. 업소녀들이 말하는 진상 손님의 유형을 알아봤다.

술과 여자 그리고 노래가 있는 곳, 유흥업소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남성 손님들이 발걸음을 한다. 그들은 친구들과 놀기 위해, 또는 거래처에 접대를 하기 위해서 그곳을 찾거나 때로는 여성들과 놀기 위해 유흥업소를 찾는다. 비싼 술값을 지불한 남성들은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있는 유흥업소 여성들과 신체 접촉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성매매를 하기 위해 자리를 옮긴다. 이처럼 性을 돈으로 사다보니 남성 손님들이 여성 직원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은 이들을 진상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유흥업소의 진상은 어떤 사람들일까.

신체 더듬는 男 ‘손진상·말진상’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하 업소녀)이 가장 자주 만나는 진상 손님은 바로 신체를 만지는 손님(일명 손진상)이다. 이러한 손진상들은 업소녀의 어깨와 다리, 허리 터치는 기본이고 심할 경우 가슴과 은밀한 곳을 만지기도 한다. 이들의 특징은 ‘돈을 냈으니 터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업소녀들이 항의를 할 경우 오히려 손님 쪽에서 클레임을 거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업소녀 A씨는 “지난 6월 아저씨 2명이 있는 방에 들어갔는데 그 중 나이 먹은 사람이 내 파트너였다. 근데 파트너가 처음부터 손진상이 심했다. 계속 예쁘다고 하면서 몸을 여기저기 만지더니 나중에는 속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으려고 했다”면서 “그래서 못 만지게 했더니 손님이 나보고 나가라고 화를 내면서 뒤통수를 때렸다. 돈을 받았으면 서비스를 해야 하지 않느냐면서 화를 내더라. 나중에는 업소 사람들도 나한테 사과하라고 해서 그날부로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러한 손진상만큼 많은 진상유형은 말진상 손님이다. ‘야’, ‘x년아’와 같이 반말에 욕설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자존심 상하는 말을 하는 손님들을 일컫는다. 업소녀 B씨는 얼마 전 말진상 손님을 만났다. 그 손님은 B씨에게 바짝 붙어 앉으라면서 “그래야지 몸도 팔리고 그러는 거야 X년아”라고 욕설을 했다. B씨는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났다”면서 “나보다 잘난 것도 별로 없으면서 무시하다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입에 소변 보고 대변에 집착…

그러나 ‘말진상’, ‘손진상’보다 참기 힘든 진상은 따로 있다. 바로 페티시(특정 상황 또는 신체 부위에서 성적 흥분을 하는 것) 진상들이다. 2차 성매매에서 SM플레이(페티시의 종류)를 원하는 손님들이 SM 또는 페티시 진상이다. 이들은 1차 술자리에서 알아볼 수 없기 때문에 업소녀들이 미리 알고 피하기 어렵다. 술자리에서는 반듯한 매너로 자신을 배려해준 손님이 성매매 자리에서는 돌변하는 것이다.

업소녀 C씨는 지난해 어떤 남성의 파트너가 됐다. 기분 좋게 1차를 마치고 2차로 자리를 옮겼는데 손님이 가방에서 방울토마토를 꺼내서 C씨에게 자신의 항문에 넣어달라고 말했다. C씨는 “당황스러웠지만 변태취향이라고 생각하고 원하는 대로 해줬다. 그런데 손님이 힘을 줘서 방울토마토를 다시 꺼내더니 나에게 먹으라고 시켰다”면서 “그걸 먹으면 성관계를 맺지 않고 끝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먹을 수 없어서 돈을 돌려주고 방에서 나왔다. 그 뒤로 방울토마토를 쳐다보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업소녀 D씨는 2차에서 자신에게 대변을 봐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남성은 D씨에게 자신의 취향이 스캇(대변에 흥분하는 페티시)이라며 응해준다면 돈을 더 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D씨는 그 남성에게 페티시 전문 업소를 가라고 말한 뒤 돈을 돌려주고 나왔다. 그러나 그 뒤에도 D씨는 또 다른 페티시를 가진 손님을 만나게 됐다. D씨는 “2차 중 내 입에 소변을 보는 손님을 만난 적이 있다”면서 “놀래서 욕을 했는데 ‘이게 내 취향인 골든샤워플(레이)이다. 미리 말 못해서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더라. 정말 너무 불쾌해서 쌍욕을 하고 방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SM진상을 만난 업소녀들이 모두 거부하고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업소에 마련된 공간에서 2차를 하는 경우는 거부가 가능하지만, 따로 돈을 받고 외부로 나와 성매매를 하는 경우는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래방도우미로 일하는 김모(26·여)씨는 지난 2월 손님과 함께 성매매를 위해 인근 모텔에 들어갔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김씨에게 손님은 ‘자신의 성적 취향이 SM플레이’라며 주인님이라고 부를 것을 요구했다. 처음에 김씨는 손님의 취향에 맞춰주기 위해 남성의 요구를 들어줬다. 그런데 남성은 허리띠로 김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맞은 곳이 빨갛게 부어오르자 김씨는 폭행이라며 그만할 것을 요구했지만 남성은 돈을 받은 만큼 일을 하라며 김씨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김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오히려 남성이 ‘성매매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결국 신고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업소녀들에게 2차 진상은 꼭 피해야만 하는 유형이다. 업소녀 C씨는 “2차 진상은 사전에 알아볼 수 없고 쉽게 빠져오기도 힘든 정말 진상 중의 진상”이라며 “제발 특이한 성적 취향을 가진 손님들은 미리 그 사실을 밝히고 2차 동행 여부를 물어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jhooks@ilyoseoul.co.kr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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