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판정 반칙패' 전모군 "사실 밝혀져 다행"
'편파판정 반칙패' 전모군 "사실 밝혀져 다행"
  • 이지혜 기자
  • 입력 2014-09-15 21:34
  • 승인 2014.09.15 2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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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이지혜 기자] 지난해 5월 전국체전 고등부 서울시 태권도 대표선수 선발전에서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억울하게 반칙패를 당한 뒤 부모 마저 잃은 전모군은 15일 "늦게라도 (승부 조작) 사실이 밝혀져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전군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돌아가신 아버지가 이 소식을 알았으면 좋겠다. 사실을 밝혀 낸 경찰 관계자분들께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전군은 지난해 5월 28일 충북의 한 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이자 상대편 핀급선수의 아버지인 최모(48)씨 아들과의 시합에서 반칙패로 졌다. 

심판 최씨(47)에게 경기 종료 50초를 남겨놓고 경고 6번을 내리고, 막판 승부에 대한 이의를 신청하는 깃발까지 올린 탓이다. 

이 깃발은 2회 사용시 경고 1번으로 인정하는데, 이미 전군은 예선전때 한 차례 깃발을 사용한 적이 있다. 게다가 1회전이 시작된 지 14초만에 경고 1차례를 받았던 터라 결국 7대 8로 패했다.

이를 지켜보던 전군의 아버지는 심판 최씨가 편파 판정을 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주심 최씨는 "당시 5번째와 7번째 경고는 주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전군은 이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고 정신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 현재도 심리 상담치료 중이다.

전군은 경기 당시 상황에 대해 "상대 선수는 주니어 선발전 때 이겨본 적이 있어서 자신 있었다"면서 "처음 경고를 받았을 때는 내가 잘못했다고 여겼는데, (종료 직전) 경고가 계속 나오니 '이게 경고사항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나에게 이런 경고를 많이 주지?'라고 감독님한테도 여쭤보는 찰나에 전광판을 보니 감점돼 있더라. 좌절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경고를 몰아주는 정도는 아니여서 간혹 승부 조작을 한다고 (들었)는데 당시에는 너무 과했다. 너무 힘들어 태권도를 그만 둘 생각까지 했다"고 언급했다. 

전군은 "(이번을 계기로) 기량으로만 완벽하게 승부를 펼칠 수 있는 태권도 문화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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