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잇단 자살로 침울해 있는 연예가에 또다시 좋지 않은 소문이 암암리에 퍼지고 있다. 검찰이 연예가의 성상납 리스트를 확보하고 극비리에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 연예 관계자가 연예가의 비리척결을 위해 검찰 측에 연예 방송가의 비리를 담은 X파일을 건넸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이에 검찰이 과연 X파일을 입수했는지, 입수했다면 그 안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에 대해 연예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없음(자료사진 요망)지난해 말 검찰로부터 된서리를 맞았던 지상파 방송 3사와 외주제작사들은 검찰 수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는 연예계 성상납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천명해 왔지만 번번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과 확실히 다를 것이라는 게 연예가 안팎의 분석이다. 여기에는 X파일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최근 불거진 연예계와 조폭계의 커넥션이 지지부진하던 검찰 수사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X파일은 연예 기획사 관계자들이 그동안의 경험을 집대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연예가와 방송가의 최대 관심사는 검찰 수사 내용보다 X파일이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에 집중돼 있다.
서울 중앙지검의 한 관계자는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직접 수사에 참여하고 있는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을 정도로 보안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간간이 흘러나온 내용으로는 A씨, B씨, C씨 등 90년대 후반부터 활동을 시작한 여자연예인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예가를 뒤흔든 ‘11월의 악몽’에 이어 이번에는 연예가 성상납 실태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최근에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여자 텔런트 H씨와 모 그룹의 오너 간의 섹스행각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자연예인과 재벌들의 스폰서 실태도 그 윤곽이 어느 정도 잡혔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나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예가에서 나돌고 있는 소문은 보다 구체적이다.
작은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연예 관계자는 “아무래도 우리 쪽에서 새나간 정보인 만큼 업계에서 도는 소문이 많다”며 “검찰에 넘어간 자료들 가운데 방송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Y씨, PD들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대형 기획사 실세 등에 관한 내용이 X파일에 포함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에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내용에서 핵심은 조폭과 관련된 성상납인 것으로 안다”며 “반드시 조폭이 아니더라도 조직적인 구조에 의한 상습 성상납은 이번에 철퇴를 맞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의 X파일에 대해 다른 소문도 떠돌고 있다.
이 소문에 따르면 X파일은 파일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빈약한 것으로 검찰은 일종의 수첩 메모 같은 것을 입수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 수첩 메모가 성상납에 직접 관여한 여자연예인에게서 나왔다는 점이다.
검찰은 이 메모의 내용을 철저하게 분석한데 이어 관계자들을 은밀히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에는 방송가의 고위인사와 대형 기획사 경영진 그리고 경제계 인사들의 연락처와 그들에게서 받은 돈의 액수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연예계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의 실체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입수한 자료가 소수의 몇 명이 만든 것이든 우연히 입수한 수첩 메모든 간에 그곳에 나타난 내용을 확인해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이에 대해 2004년 여자 연예인 킬러로 알려진 R씨를 수사했던 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연예인 성상납은 정말 수사하기 힘든 사안 중 하나다”라며 “성상납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은밀한 사생활과 연결돼 있다 보니 수사와 처벌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지환 jjh@dailysun.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