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수족관에 발 담근 듯 투명한 바닷물 이색적
한국에서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을 꼽으라면 한국의 제주도를 꼽는다. 이탈리아에는 사르데냐(Sardegba)가 그런 곳이다. 사르데냐는 이탈리아의 제주도라 부를 만큼 깨끗하고 아름다운 섬이지만 제주도 보다 약 10배 이상 큰 섬이다. 사르데냐 섬의 여러 곳을 제대로 둘러 보고 여러 곳의 바다를 편안하게 보고 싶다면 렌트카 여행이 제격이다.
아프리카 무어 모습한 콰트로모리 눈길
사르데냐는 1720년 사보이 공국이 이 섬을 얻고 나서 사르데냐라는 이름의 왕국이 됐다. 현재는 사사리·누오로·칼리아리·오리스타노 등 4개의 현으로 이루어져있다. 수도는 칼리아리 (Cagliari)로 칼리아리는 로마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약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수도 칼리아리의 엘마스 공항에 도착하면 곳곳에 걸려있는 사르데냐 자치구의 공식 국기가 힘차게 펄럭이며 사르데냐에 왔음을 알려준다. 이 국기는 ‘콰트로모리 (Quattro mori)’라고 부르는데 하얀색 배경에 붉은색 십자가로 4분할 돼있고 4분할된 공간에는 머리에 붕대를 감은 아프리카 무어가 그려져 있다.
공항에서부터 버스, 레스토랑 등 이곳저곳에서 펄럭이고 있는 이 국기는 모양부터가 매우 독특해서 사르데냐를 더 이국적으로 느끼게 한다.
투명하고 거대한 바다에 발 담가 보자
사르데냐는 ‘세계 50대 휴양지’이자 ‘이탈리아인들이 좋아하는 여름 휴양지 1위’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함께한다. 역사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있는 곳이지만 여러 가지 주제에 상위권으로 꼽히는 이유는 바로 ‘맑다’는 말로 밖에 표현이 안 되는 바다 때문이다.
사르데냐의 물은 이탈리아 어느 곳에서 본 물보다 깨끗하고 맑다. 정말 바다의 물색이 푸른 빛이 아닌 투명 빛이다. 바다에 발을 담구고 물속을 가만히 바라보노라면 마치 거대한 수족관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수영을 하는 사람들 사이로 물고기들은 자유롭게 헤엄치고 바다에 담군 발아래의 모래 색이 선명하게 느껴질 만큼 사르데냐 섬의 바다는 투명하고 아름답다. 지대 높이에 따라 물의 색도 해변의 정취도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머무는 동안 다양한 지역의 바다를 경험해보자.
또한 소금이 가득한 칼리아리의 많은 모래사장에서는 겨울 내내 물이 들어왔다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바닥 전체가 소금인 이색적인 바닥도 만날 수 있다.

암벽 위의 도시 칼리아리
칼리아리는 사르데냐의 주도로 시간이 멈춘 섬 사보이, 페니키아, 카르타고, 아랍, 스페인 그리고 이탈리아 등으로부터 수많은 침략을 받아 아픈 역사를 가진 섬이다.
그결과 지금은 침략을 막기 위한 성, 성벽 등의 여러가지 흔적을 볼 수 있고 ‘암벽 위의 도시’라는 의미의 ‘칼리아리’라는 지명도 얻게 됐다. 또 누라게라는 성 등이 세워져있어 독특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탈리아에 있지만 이탈리아가 아닌 듯한 섬, 사르데냐. 다음호에는 사르데냐로의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해보자.
박혜리 여행칼럼리스트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