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고액사고에 짓눌린 코리안리
국내외 고액사고에 짓눌린 코리안리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4-09-15 10:42
  • 승인 2014.09.15 10:42
  • 호수 1063
  • 3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보험 호시절 다 갔나…지급규모 큰 기업보험 손해율 증가로 수익성 급감

2Q 약진해도 1Q 여파 너무 커…해상·공장 요주의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코리안리의 기업보험부문 실적이 심상찮다. 기업보험은 재보험 특성상 매출에서 우위를 차지하는데다 타 보험에 비해 이익도 꾸준하게 나오는 종목이다. 그러나 코리안리의 경우 기업보험 합산비율이 올라가면서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의 기업보험 수익성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코리안리의 올해 상반기 기업보험 합산비율은 95.8%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0.5%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것으로 수치가 클수록 이익이 낮은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기업보험 합산비율도 96.4%로 매우 높았다. 5년 전인 2009년 89.5%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리안리는 간판격인 기업보험의 수익이 회사 재무구조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전체 실적을 보더라도 그리 만족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코리안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별도 기준 1063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76억 원으로 27.7% 줄어들었으며 매출액은 3조1037억 원으로 0.5% 내려갔다.

굵직한 사고 모두 몰려

세부적으로 보면 1분기의 타격이 크게 남아있어 2분기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전체가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코리안리의 1분기 영업이익은 172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34억 원으로 76.6% 줄었다.

앞서 코리안리는 올해 초부터 굵직한 사고의 재보험과 모두 연관돼 있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화재, GS칼텍스 기름유출, 삼성전자 DAP 공장 화재, 현대미포조선 충돌, 대우조선해양 리그선 침몰, 세월호 침몰 등이 바로 그 예다.

또한 해외에서도 벨기에 헤일스톰, 러시아 정유공장 폭발, 이집트 발전소 폭발, 미주 네브라스카 우박 등이 모두 코리안리의 실적을 깎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에 코리안리의 지난 7월 순이익은 61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6.0% 깎여나갔고 전달인 6월보다는 64.6% 줄어들었다.

부문별로 나눠보면 이달 수재보험료는 4730억 원으로 5.4% 감소했다. 특히 해외수재는 환율 하락과 원수사의 보유 확대로 21.7% 줄었다. 다만 장기와 생명보험은 각각 10.6%, 18.3% 증가했다.

이처럼 코리안리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기업 공장시설 노후, 장비 고가화, 해외 고액사고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사고에 관련된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보험에 가입한 상태고 해당 보험을 판매한 보험사 역시 다시 보험을 든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재보험은 보험사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다. 거액의 보험금을 한번에 지급하기가 힘든 탓에 가끔은 재보험사가 또다른 재보험에 들기도 한다. 현재 국내 재보험사의 경우 코리안리가 유일하며 글로벌 재보험사는 뮌헨리, 스위스리 등 8곳이 국내에 진출해 있다.

국내 재보험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코리안리지만 마진은 그리 높지 않다. 코리안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9%대로 국내 손해보험사가 13~14% 수준인 것에 비해 다소 낮다. 원수사의 보험을 인수한 만큼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연이어 사고가 일어나면 보험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손해율도 급격히 흔들리는 구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액사고의 경우 일시적인 이슈라도 최근과 같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것은 손해율에 치명적”이라면서 “해외의 경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국내는 해상과 공장을 중심으로 점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