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이슬·박시연·이시영 등 교제사실로 주목받아
“노이즈 마케팅 아냐?” 누리꾼 싸늘한 반응…역효과도
[일요서울 | 이지혜 기자] 과거 열애설은 여자 연예인에게 ‘실’이었다. ‘OOO여자친구’라는 이미지를 벗기도 힘들뿐더러 인기 하락과 함께 안티카페의 주인이 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여자 연예인이 인지도 낮은 신인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열애설로 인해 ‘인기 급상승’한 여자 연예인들이 늘었기 때문. 이제는 오히려 열애설이 나면 ‘여자 연예인이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가 쏟아진다.
아름다운 외모, 가냘픈 몸매, 황금비율… 배우 천이슬을 표현하는 수식어다. 천이슬은 2011년부터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천이슬은 배우보다는 개그맨 양상국 여자친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양상국과의 열애 사실을 공개한 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기 때문이다. 개그 프로그램을 통해 ‘시골 촌놈’ 이미지가 강했던 양상국의 여자 친구가 도시적 미인이라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러한 관심은 곧 언론에도 이어졌으며 낮은 인지도의 천이슬은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이렇게 이름을 알린 천이슬은 예능, 드라마 등에 계속적으로 얼굴을 비추며 인지도를 쌓아갔다.
그러나 천이슬은 ‘양상국 여자친구’, ‘예쁜 외모’, ‘볼륨감 있는 몸매’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것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배우로서 커리어를 쌓기보다는 예능에 출연하며 이름 알리기에 급급하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그러다 보니 양상국과의 스캔들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한동안 포털사이트에서 천이슬 연관 검색어로 ‘양상국 이용’이 나올 정도였다. 이로 인해 천이슬 스스로도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밝혔지만 누리꾼들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에릭 여자친구’ 발표에 폭발적인 유명세
지난해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배우 박시연도 천이슬과 비슷한 케이스다. 2000년 미스코리아 서울 美 출신인 박시연은 서구적인 외모, 글래머러스한 몸매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낮았다. 그러나 2005년 당시 인기 절정을 누리던 그룹 신화의 맴버 에릭과의 열애 사실이 알려진 후 폭발적인 유명세를 탔다. 지금도 포털사이트에서 박시연을 검색하면 2005~2006년에 작성된 ‘에릭 여자친구 박시연이 누구예요?’라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박시연은 스캔들로 이름을 알린 뒤 드라마 <마이걸>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쌓았으며 프로포폴 사건 전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런가 하면 결별 이후 10년 넘게 ‘전 남친’을 이용하는 스타도 있다. 지난 2003년 배우 배용준과 열애를 시작했던 이사강은 1년 뒤 결별한 뒤로 지금까지도 ‘배용준 전 여자친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현재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사강과 관련된 기사에는 ‘배용준 전 여자친구’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는다. 지난 5월 배용준의 결혼설이 나돌자 ‘배용준 전 여자친구 이사강의 근황’이라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올 정도다. 이에 누리꾼들은 ‘배용준이 사골도 아니고 그만 좀 우려먹어라’, ‘배용준이 불쌍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누리꾼들은 배용준 전 여자친구를 줄여서 이사강을 ‘배전여’라고 부르기도 한다.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얼굴을 알렸던 배우 이시영도 드라마 이후 예능프로에서 신화 맴버 전진과 함께 가상부부로 촬영하던 중 실제 연인사이로 발전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가상부부가 실제 커플’이 됐다는 사실과 ‘전진’의 여자친구라는 사실이 이시영을 향한 관심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전진과 이시영은 스캔들이 난 지 3개월 만에 결별을 발표했다.
“우리오빠 이용한다” 비난 피할 수 없어
이처럼 스캔들로 인해 여자 연예인들은 인지도를 쌓아가는 만큼 ‘뜨기 위해 이용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2012년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와 열애설이 났던 배우 한수현은 열애설 이후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플’, ‘일부러 스캔들 낸 것’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한수현은 역효과가 난 경우다. 누리꾼들의 싸늘한 반응을 받은 한수현은 아직까지 인기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열애 사실이 공개되지 않아도 스캔들로 인해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여자 연예인에게 스캔들이 독이라는 이야기는 옛말이다. 지난달 그룹 god손호영과 열애설이 난 신인가수 아미는 스캔들 이후 ‘손호영을 이용한 언론 플레이가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특히 열애설 이후 아미에 대해 ‘청순섹시’, ‘볼륨 몸매’ 등의 보도가 나오자 의혹의 눈초리는 더욱 커져갔다. 그러나 두 사람이 열애설에 대해 부인하면서 그대로 잊혀졌다.
사실 열애설이 발표되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연예인은 이 같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열애설을 계기로 인기를 얻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갑자기 얻은 ‘인기’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본업에 충실 하다면 ‘스캔들을 이용했다’는 비판은 사그라지기 마련이다. ‘OOO의 여자친구’ 타이틀에서 벗어나 ‘배우 OOO’으로 거듭나면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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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