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인천지방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 앞으로 김모씨(여·23)와 정모씨(23), 이모씨(25)가 붙들려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성매매특별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인천시 남구 주안동 모텔골목에서 붙들렸으며 체포 당시 특별한 저항은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이들은 찜질방 및 모텔 등지에서 함께 동거 및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들어나 충격을 주었다. 경찰은 “김씨와 정씨는 16살 때부터 가출해서 동거를 해왔고 이들 사이에는 자식까지 있었다”며 “그러나 정씨가 절도혐의로 감옥에 간 사이에 김씨는 채팅을 통해 이씨를 만나 혼인신고까지 하고 이씨의 아버지 집에서 함께 살았다”고 말했다.
그들의 기묘한 동거는 지난 2005년 11월부터 시작됐다. 정씨는 절도죄로 1년간 복역생활을 했다.
정씨는 작년 10월 말 경, 출소를 했고 수소문 끝에 전동거녀였던 김씨를 찾았다. 그러나 김씨에게는 경기도 A시에서 혼인신고까지 하고 함께 사는 이씨가 있었다. 갈 곳이 없었던 정씨는 김씨에게 함께 살자고 설득했다.
정씨에게 측은한 마음이 든 김씨는 이씨에게 ‘정씨와 이복형제지간이라고 함께 살 것’을 제안했다. 결국 김씨를 둘러싸고 전동거인 정씨와 혼인신고까지 하고 실질적 부부관계로 지내던 이씨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 것이다. 이들이 처음 동거를 시작한 곳은 경기도 A시에 있는 이씨 아버지의 집이었다.
하지만 이들, 세 남녀가 이씨 아버지의 집에서 살았던 기간은 짧았다.
경찰은 “상식적으로 세 명의 남녀가 한 방에서 지낸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나. 당시 이씨의 아버지는 이들의 관계를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한다”며 “결국 이들은 얼마 못가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초, 이들은 집을 나와 모텔이나 찜질방 등지를 떠돌며 생활했다.
그러나 이내 생활비가 떨어졌다. 결국 이들은 김씨를 이용한 성매매를 계획하게 되었다. 이들의 범죄행각은 처음에는 단순한 성매매로 시작되었다. 이들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10만원에 성매매 남성들을 모집하고 김씨가 직접 성매매에 나섰다고 경찰은 전했다.
성매매로 숙식해결
김씨가 성매매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하루 10만원. 모텔비 3만원과 밥값 및 게임방 요금을 제하면 남는 것이 없었다. 하루벌이에 하루살이, 생활에 지친 이들은 새로운 범죄를 계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세 남녀는 오로지 김씨의 성매매로 벌어들이는 수익으로만 생활을 했다. 셋은 특정한 기술도, 직업도 없었고 게임방에서 채팅과 게임 등으로 소일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들의 범죄에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 2006년 6월.
채팅을 즐겨하던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에게 선수금만 받고 연락을 끊는 수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지난 2006년 6월에서 10월까지 이들은 여러 채팅사이트를 떠돌며 성매수를 원하는 남성들을 모집했다. 김씨 명의로 계좌를 만든 이들은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1:1채팅방을 만들었다. 이들은 ‘게임방비 내주실 분 찾아요’라는 방을 만들고 성매매를 미끼로 찾아온 성매수남들 43명에게 각각 4~6만원씩 모두 29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
그러나 이들의 범죄는 오래가지 못했다. 사기당한 남성들이 늘면서 이들의 성매매를 미끼로 한 사기행각이 여의치가 못했던
것. 결국 이들은 2006년 10월 이후로 직접 성매매로 방향을 틀었다.
경찰에 따르면 주로 채팅을 해서 남성들을 유혹하는 역할은 현남편인 이씨의 몫이었다. 김씨와 전동거남 정씨는 성매매 장소에 함께 가서 김씨가 성매매를 하는 동안 정씨가 바깥에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나 감시하는 역할을 했다.
인터넷 채팅으로 성매매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찰은 성매수남으로 가장, 이들에게 접근했다.
경찰에 따르면 주안동 모텔에서 김씨를, 근처 골목에서 망을 보던 정씨를 붙잡았다. 이들을 통해 알게 된 이씨 역시 게임방에서 오락을 하던 것을 붙잡을 수 있었던 것.
한 여자 두고 호형호제
한편 경찰 조사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경찰에 따르면 “함께 동거하던 기간에 김씨는 현남편인 이씨와 전동거남인 정씨 모두와 성관계를 맺었다”면서 “정씨와 김씨는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이씨는 알고도 모른 채했다. 자신의 부인이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맺는데 어떻게 묵인할 수 있었는지 놀랍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붙잡힌 직후 이들은 양심의 가책 없이 아무렇지 않게 이런 사실을 털어놓았지만 결국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했다”며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영화 같은 일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져 놀랐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배수호 4477b@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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