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주먹들이 나를 통해 만났다”
“정치권과 주먹들이 나를 통해 만났다”
  • 윤지환 
  • 입력 2007-01-10 09:42
  • 승인 2007.01.10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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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출신 여성 충격 고백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현재 유흥업계의 대모로 군림하고 있는 한 여성이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정·재계 인사들과 일부 미스코리아들 사이의 질펀한 섹스스캔들에 대해 충격증언을 했다.
이 여성은 80년도 후반 미스코리아 미스00으로 뽑힌 A(43)씨로 그는 인터뷰에 앞서 먼저 자신의 신원을 절대 밝히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한 뒤 지난 4일 20여년간 굳게 닫았던 입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군사정권 시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방송가와 언론에 떠돌던 일부 미스코리아와 정·재계 인사들 간의 섹스스캔들은 대부분 사실이라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소문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화려한 미스코리아에서 유흥가 대모로 변신,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그를 통해 ‘그때 그 스캔들’에 관한 진실을 파헤쳐 보았다.


“예전에는 쉬쉬하면 됐지만 이제는 그게 가능키나 하나요. 단추하나만 누르면 모든 정보가 다 뜨는 세상에 살면서 비밀 운운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해요.”


명함집 속에 유명인사들 수두룩
A씨는 이렇게 말하며 미스코리아 섹스스캔들에 대해 털어놓게 된 배경을 전했다.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아는 소문에 대해 비밀 운운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A씨는 80년대 중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재계 인사들과 접촉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인물이다. 때문에 취재에 앞서 그가 어떤 인물들과 연관을 맺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그 결과 실제로 그의 명함집에는 각계각층의 전·현직 유명 인사들에게 건네받은 명함으로 가득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인사들이 상당수였다.
유명인사들이 자신의 명함을 순순히 내 주었냐는 질문에 A씨는 “이 명함들 중에 내가 달라고 해서 받은 건 하나도 없다”며 “오랫동안 이 바닥에서 생활을 해오다 보니 나보다 이 사람들(명함 속의 유명인사들)이 잘 부탁한다며 먼저 명함을 건넸다. 따지고 보면 명함 안줘도 이미 다 아는 사이인데 숨길 게 뭐 있나”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미인대회 출신 여성들은 연예계를 비롯해 사회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정·재계 인사들과 은밀한 커넥션을 유지하며 사업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로비스트로 활동한 강귀희(65)씨다.
강씨는 TGV(떼제베)가 고속철도 차량으로 결정된 후인 95년 11월 알스톰사가 고속철도 차량 입찰시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측근들을 통해 수주액의 3%인 6,000만달러(당시환율 기준 480억원)의 리베이트를 주려 했다고 폭로해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경북여고 출신으로 숙명여대 영문과 2학년 재학 중이던 1955년 초대 미스코리아에 뽑힌 강씨는 6공 정권의 핵심세력인 TK인사들과 쌓은 교분을 토대로 로비스트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막강한 언니들 ‘입김’
A씨는 “강씨처럼 음지에서 활동하는 미스코리아 출신 여성들은 수도 없이 많다”며 미인대회 출신 여성들의 활동영역이 어떻게 정해지는지에 대해서도 털어 놓았다.
그는 “미인대회에서 입상한 아가씨들은 기획사 등에 발탁돼 연예인으로 크기도 하지만 일부는 같은 미인 대회 출신 선배언니들이 관리한다”며 “여기서 선배언니들은 대부분 70년대 80년대 미인대회 출신인데, 이들은 괜찮은 후배들이 있으면 그들은 정·재계 인사들과 연결시켜주고 중간에서 소개비를 챙긴다”고 말했다.
또 “최근 강남일대와 시내 중심가 쪽에 B급 연예인들이나 미인대회 출신 여성들을 공급하는 룸살롱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미인대회 출신이지만 연예계 등 사회 진출에 실패할 경우 선배언니들을 통해 이런 룸에 나오기도 한다”고 A씨는 전했다.
이어 A씨의 입에서 놀라운 사실이 터져 나왔다.
A씨는 “정·재계 인사들과 연결시켜주는 언니들이 대표적으로 몇 명이 있다”며 “정·재계인사에게 아가씨들을 공급해 주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뚜쟁이니 뭐니 하면서 쉽게 이야기하는데 방송계는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도 그들의 입김은 실로 엄청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런 언니들은 정치권 인사들과 경제계 인사들을 연결시켜 주기도 할 정도로 발이 넓다”며 “가끔 언론에 고위인사로부터 성상납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는 등의 기사가 나올 때가 있는데, 그런 기사 나온 뒤 그 당사자가 잘 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그것이 바로 그런 제안을 거절한 대가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언니들이 마련한 ‘만남의 자리’를 거절하면 연예가든 유흥가든 더 이상의 활동은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A씨에 따르면 언니들이 제안할 경우 거절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후한이 두렵기 때문이 아니라 애초 언니들이 ‘착한 아가씨들’을 선별해 부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언니들은 붙임성도 좋고 사업 수완도 좀 있고 여기에 출세에 대한 야심도 있는 아가씨들을 선별해 ‘만남의 자리’에 부른다”며 “언론에 알려지거나 소문을 타는 경우는 대부분 어설픈 기획사 관계자가 다리를 놓아 보려다 실패한 경우다. 언니들은 그런 일을 거의 만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먹들과 실세들 다리 놓기도
A씨의 이런 증언들을 100% 진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그렇다고 사실무근이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예컨대 지난 2002년 홍준표 국회의원은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3명이 여자 탤런트에게 성상납을 받았다”고 주장해 정치권과 연예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이 여자 탤런트들 가운데 미스코리아 출신도 포함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또 지난 2003년엔 미스코리아 출신 이정민이 정치인 성상납 제의를 받았다고 밝혀 한때 진위여부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가열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A씨는 “미인대회 출신 여성들이 정·재계 인사들만 상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정치권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주먹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도 과거 선거를 앞둔 시점에 주먹들을 정치권 인사들과 연결해 주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은밀한 오피스텔 영업
그는 “최근 유명인사들은 아무리 최고급이라도 룸살롱이라고 간판 붙은 곳은 잘 안간다”며 “그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은 따로 있는데, 자세히 밝히기는 힘들지만 오피스텔에서 영업을 한다는 것 정도만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이 오피스텔은 고객이 찾아오면 대기하고 있는 아가씨를 부른다. 여기서 아가씨는 모두 미인대회 출신이나 연예인들이다”며 “연락을 받은 아가씨는 기본 팁으로 100만원~ 300만원 정도를 받고 2차 서비스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인사들은 소문이 새나가는 것을 우려해 A급 연예인들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편 A씨는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했다는 식의 보다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지 못해 유감이라고 전하면서도 “차후 시간이 된다면 그 부분에 관해 이야기할 시간을 마련해 보겠다”고 전하며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그는 “대부분의 미인대회 출신 여성들이 정상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며 “나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일부 미인대회 출신 여성들의 이야기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미스코리아의 고백
“정치인 변태도 많았다”

90년대 초반 미스코리아 미스000으로 입상한 B(33·자영업)씨는 이날 A씨를 만난자리에 뒤늦게 합석했다.
B씨의 설명에 따르면 정치권 인사들의 변태행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해 충격을 주었다. B씨는 “내가 겪은 것은 물론이고 다른 애들 이야기를 들어 봐도 정치인들의 변태적 취향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00당의 C 전의원은 아가씨가 자기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룸에서 온갖 추태를 다 부렸다”고 증언했다.
그가 전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변태적 취향을 가진 정치인들은 생각보다 많은데, 이들이 요구하는 변태행위는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다.
또 그는 “유명인사들은 은밀한 관계뿐 아니라 단순한 술자리에도 공공연히 아가씨들을 불러낸다”며 “업주들이 외부에 알리지 않아서 그렇지 정치권 인사들이 자주 이용하는 술집에는 언제나 ‘유명한’ 아가씨들이 드나든다”고 말했다.
이같은 행각에도 불구하고 소문이 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것은 현장에 직접 있어 보면 왜 그런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주변을 지키는 사람도 많고 아무나 그 자리 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한다. 소문이 나돌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목격자도 없고 그렇다고 폰카로 찍을 수도 없는데 누가 알겠느냐”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그런 치부를 서로 공유하지 않으면 정치인들이 신뢰를 하지 않아 더 이상 활동영역을 넓히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얼마나 그들의 요구를 어떻게 받아 넘기느냐에 따라 차후 ‘에프터’가 결정되는 셈이다.



##꽃도 못피우고 타락의 길로 간 여자들
A씨가 가장 안타까워 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집안이 어려워 제대로 활동도 해 보지 못하고 져버린 꽃들이다.
A씨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미인대회에 입상하고도 지원을 받지 못해 타락의 길로 빠진 여성들이 많다”며 “내가 아는 후배 한명도 옷 사 입을 돈도 없어서 고생만 하다가 울며 겨자 먹기로 유흥가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에 따르면 잘 되는 경우는 재벌 총수 또는 재벌 2세의 눈에 들어 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대부분 힘든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일부 악덕 연예 기획자들은 이런 여성들만을 노리고 접근해 혹사시키고 돈을 갈취하는 사례도 있다는 게 A씨의 전언이다. 큰돈을 만질 수 있게 유명연예인으로 키워주겠다고 접근해 성적 착취를 한다는 것.
A씨가 말한 이 후배는 주먹계 인사의 눈에 들어 90년대 중반부터 그와 동거생활을 했으나 매일 계속되는 폭행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각고의 노력 끝에 수년전 겨우 따로 떨어져 나와 현재는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A씨는 전했다.
또 A씨에 따르면 최근에는 미인대회 출신 여성들이 일본의 고급 룸살롱으로 원정 가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미인대회 출신이라는 자존심 때문에 국내보다 일본을 선택하고 비밀리에 떠나는 아가씨들이 많은데, 그래도 고생은 여전하다”며 “하지만 일본에서도 정·재계 인사들뿐 아니라 야쿠자들과도 연결, 나름대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아가씨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윤지환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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