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완 vs 순양 등 세계랭킹 1·2위 세기의 맞대결 기대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45억 아시아인의 축제의 장으로 펼쳐질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보름도 채 남지 않으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에게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리듬체조 손연재의 경우 출전 경기 관람권이 조기에 매진됐고 마린보이 박태환 역시 대부분은 매진되는 등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은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의 출전으로 한층 뜨거워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그 주인공들을 만나본다.
지난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개인종합 동메달을 획득한 손연재는 이미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최초의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리며 동북아시아 선수 출신으로는 세계적인 기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더욱이 광저우대회 이후 출전하는 국제대회마다 한국 리듬 체조 역사를 새로 써왔을 정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손연재는 2012 런던올림픽 개인종합에서 5위를 기록하는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세계 리듬 체조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체조요정 AG선수중 모의고사 최고 성적
손연재는 지난달 9~10일 불가리아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던디 월드컵에서 동메달 3개(개인종합·후프·볼)를 수확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 중 최고의 성적을 받았다.
이처럼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손연재가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그는 개인종합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홈경기라는 이점과 경쟁상대가 중국의 다크호스 덩센유 정도라는 점에서 청신호를 켜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손연재가 금메달 획득에 성공하고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획득하게 될 경우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리듬체조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도도 급상승할 것으로 보여 체조계의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다만 리듬체조 종목 특성상 볼, 곤봉, 리본, 후프 등 4종목 중 단 한 종목에서의 단 한 차례의 실수만으로 운명이 갈릴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홈 어드밴티지가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지나친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에 손연재 스스로가 긴장감을 떨치고 편안한 연기를 펼치는 것이 최대 과제다.
자유형 400m 시즌베스트 제2 전성기 구가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100m, 200m, 400m, 1500m와 단체전 계영 400m, 800m, 혼계영 400m 등에 출전해 최대 7개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박태환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 이어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연이어 3관왕을 기록하며 정상급 실력을 발휘해온 만큼 금빛 사냥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특히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박태환 수영장’에서 3회 연속 금메달 사냥에 도전해 의미가 남다르다.
더욱이 지난 7월 여유 있게 대표선발전을 통과한 데 이어 호주 전지훈련 기간 중이던 8월에 참가한 2014 팬퍼시픽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43초15의 시즌 베스트를 기록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여기에 스스로 단점으로 지적했던 300m 이후 50m 구간 기록을 27초대로 앞당긴 것이 올해 큰 수확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획득에 성공하면 양궁의 양창훈과 승마의 서정균이 세운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6개) 기록을 뛰어 넘게 된다.
다만 정상을 차지하기까지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쑨양(중국)을 뛰어넘어야 한다. 자유형 400m 아시아기록(3분40초14)을 보유하고 있는 쑨양은 지난해 무면허 운전으로 국가대표자격정지의 홍역을 치렀지만 최근 강도 높은 훈련으로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
또 일본의 떠오르는 기대주 하기노 고스케의 기대도 만만치 않다. 하기노는 175cm의 크지 않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러나 박태환은 강한 자신감으로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다. 그는 전지훈련을 마치고 입국한 자리에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려고 왔기에 전담팀 선생님들과 웃을 수 있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 최고 기록을 깨고 싶고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경기 때 지켜봐 달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름을 내건 화려한 도마 기술
이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는 양학선의 ‘양학선(도마를 앞으로 짚고 세 바퀴 비틀기)’과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 비틀기)’, 리세광의 ‘리세광(도마를 옆으로 짚고 두 바퀴 회전 후 한 바퀴 비틀기)’ 등 두 선수의 이름을 내건 화려한 도마기술을 직접 볼 수 있게 됐다.
2010 광저우대회에서 도마로 금메달을 획득한 양학선은 2011년 도쿄세계선수권대회 도마 부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도마의 신’으로 등극했다. 이후 2012 런던올림픽에서 완벽에 가까운 기술로 한국 최초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거머쥐며 도마 부분 최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정상에 오른 양학선은 나태함 없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다름 아닌 모든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는 것. 이미 그는 지난해 벨기에 안트워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마 부분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목표의 첫 단추를 끼우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 4월 인천에서 열린 코리아컵국제체조대회에서 ‘양학선2’를 처음 공개하며 우승해 아시안게임 2연패에 대한 준비도 마친 상태다.
이와 더불어 양학선은 도마 이외에 링과 마루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링에서 금메달도 가능해 이들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개인종합과 함께 단체전에서의 금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양학선은 “금메달이 유력한 것은 단체 종목”이라며 “마루와 링 종목을 함께 연습하고 있다. 그중 링이 조금 더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도마뿐만 아니라 다른 기구에서도 시상대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급사수, AG 악연에 정조준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50m 권총 금메달, 2012 런던올림픽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2관왕을 차지하며 세계 최고의 권총 사수를 자부하지만 아시안 게임에서는 단체전에서만 금메달 2개를 딴 것이 전부다.
이에 진종오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안방에서 하기 때문에 더 부담되는 부분도 있지만 부담을 재미로 만들기 위해서 꼭 금메달을 따야 할 것 같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진종오는 지난 6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2014 국제사격연맹(ISSF)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최종점검에 나섰다.
특히 그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기간에 열리는 ISSF 선수위원 선거에도 출마해 13명의 후보 중 상위 4명 안에 들면 선수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세계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스포츠 행정가로서 첫발을 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진종오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향한 과녁에 조준할 계획이다. 더욱이 한국나이로 36세인 만큼 사격훈련보다는 체력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바뀐 규정에 맞춰 타깃 중부를 노릴 수 있는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종전에는 본선과 결선 점수를 합산해서 순위를 정했지만 현행 규정은 본선과 결선의 점수를 합산하지 않고 결선에서 다시 순위를 가리를 방식이다. 본선 점수가 좋아도 결선에서 점수에 따라 순위가 가려진다.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 내손에
그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2012·2013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휩쓸었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종전보다 한체급 낮은 58kg에 도전했다가 은메달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원래 체급인 63kg급으로 돌아와 금메달 사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대훈은 “만약 이번에 금메달을 놓친다면 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한다. 정말 많이 준비한 만큼 반드시 정상에 올라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내년 세계선수권과 올림픽까지 한 단계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런던에서의 아픔을 씻어내고 싶다”고 굳은 결의를 다짐했다.
이대훈은 자신의 각오처럼 아시안게임을 위해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상대를 시종일관 밀어붙일 수 있는 체력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종종 경기 후반 체력이 떨어져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받아 왔다.
여기에 체급조정으로 인해 2년 전과 달리 체력적인 부담이 덜해 완벽한 컨디션 유지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심지어 자신이 좋아하던 패스트푸드를 완전히 끊었다고 밝힐 정도다.
또 약점으로 지적됐던 전자 호구에 대한 적응도 완벽하게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훈은 “전자 호구를 시행한 지 벌써 4년이 지났다”면서 “이제 전자 호구에 대해 말하는 것은 핑계라고 생각한다. 공격적인 경기를 통해 승리를 얻어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男 양궁 맏형과 막내의 박빙대결
오진혁은 2009년 대표팀에 복귀해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전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등 뒤늦게 전성기를 맞은 선수다. 그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2011년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 남자 양궁사상 최초로 개인전 금메달까지 획득하며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13 월드컵 파이널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지난해 4월 이후 세계 랭킹 1위를 도맡아왔다.
그러나 최근 복병이 나타나면서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복병은 바로 양궁대표팀 막내인 이승윤이다. 그는 지난달 2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311.5점으로 오진혁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이승윤은 대선배인 오진혁마저 넘고 세계 1위까지 정복한 자신감으로 아시안게임 개인전·단체전 2관왕을 노리고 있다.
이에 오진혁도 아시안게임만큼을 물러설 수 없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한 발의 승부를 거는 상황에선 바람의 방향, 오조준의 포인트, 자세, 이 3가지만 생각한다”며 “그 상황을 의식하지 않고 훈련할 때처럼 물 흐르듯이 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진혁은 또 “목표인 금메달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심적인 부담을 갖기보다는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하고 싶다. 최근 영화 명량에서 멋지게 활 쏘는 장면이 나오던데 실제 경기에서 더 멋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엄마 검객 4회차 노련미로 승부
4번째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그는 육아도 마다한 채 금메달을 향한 열띤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엄마가 된 남현희는 이젠 엄마 검객으로서 딸아이에게 금메달을 목에 걸어 주고 싶다는 욕심으로 다시 검을 들었다.
그는 앞서 도하대회에서 2관왕에 등극했고 광저우대회때도 여자 플러레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었다. 이번에도 2관왕에 도전한다. 현재 남현희는 출산으로 인해 전성기 시절의 몸 상태와 스피드는 아니지만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계획이다.
그는 “네 번째 대회다보니 노련해진 것이 장점이고 출산 후라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단점”이라며 “아시안게임은 다른 대회보다 경기 수가 적어 다행이다. 처음 출전한 그 때 그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